멜로우 시티 멜로우 팝
김김박김 지음
위즈덤하우스
90년대 거리는 온통 노랫소리와 지나는 사람들의 얼굴은 근심과 불안을 찾아볼 수 없을만큼 모두 다 행복한 표정이었다.
내가 젊어서 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풍요와 자유가 걱정을 뒤로할 수 있었던 마음의 여유 때문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기쁘거나 즐거울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음악이다.
물론 슬프거나 외로울 때도 음악이 필요했지만 노래 가삿말이나 흐르는 멜로디는 그 아픔도 같이 흘려 버릴 수 있었던 희노애락의 필수 요건이 아니었던가.
내 젊은 날의 추억속에 같이 느끼고 즐겼던 우리들만의 노래로 지금까지 청춘이라는 마음을 간직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그 노래 때문이었다.
유재하, 김광석,김현식,이광조...
이지연,윤상,조덕배,조규찬....
한살 한살 먹어가면서 최고의 가수들이 연이어 탄생하고
내 추억의 테이프들을 늘려가는 게 소중하고 행복이었다.
공테이프를 사서 좋아하는 노래를 따로 모아 녹음을 하고 친구에게 선물도 주고, 아름다운 가삿말을 예쁜 종이 위에 정성스레 적어 내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지금은 언제 어디서나 몇십년 전의 노래도 쉽게 찾아 들을 수 있지만 당시는 티비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만이 어린 내가 들을 수 있었던 유일한 통로였기에 언더에서 좋은 가수의 노래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시절이었다.
언제부턴가 멜로우에서 팝에 가까운 음악과 춤이 유행했지만 아직도 나는 감미롭고 부드러운 발라드의 심성으로 지금은 5,60대가 된 그때의 가수들을 보면 여전히 가슴이 설렌다.
친구집에 모여 이문세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학교 응원가로 들국화의 "행진"을 소리높여 외쳤으며, 나미의 춤을 혼자 추기도 하고 변진섭의 앨범과 사진첩을 사서 모으기도 했다.
그 시절 가삿말들은 왜 그리 아름답고 내 마음을 설레게 했는지.
엘피,테이프의 감성이 지금은 촌스럽겠지만 그때의 낭만과 열정이 지금 과거를 추억할 수 있었던 행복의 초석이었다.
큐알코드를 찍으니 책에 수록된 음악이 나오고 내가 몰랐던 가수와 노래들이 플레이리스트되어 온종일 20대의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인간은 현실은 힘들어도 추억이란 걸 가졌기에 살아갈 수 있나보다.
거기에 멜로우 음악이 더해져 먼 미래에도 지금을 추억할 수 있는 매개체가 있어 웃음 지을 수 있는 오늘이 너무 행복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