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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주관적인 그림책 리뷰 94.
<페기>
안나 워커 지음
김영진 옮김
출판사 길벗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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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암탉의 위대한 모험을 그린 그림책이라고 설명에 나와있지만 그림책의 분위기는 '용감'과 '위대'가 제대로 표현되어 있지는 않은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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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로는 암탉이 바람에 날려 자신이 살던 곳과는 정반대의 삶이 있는 도시로 건너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순조로우면서도 즐거운 여행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잠자리가 살짝 불편했지만 결국 잘 곳이 있었고 놀거리도 있었으며, 모든 것이 새로워 신나하는 모습도 보였다. 사람들은 암탉의 말은 알아듣지 못했지만 암탉에게 큰 상처를 남기지는 않았다. (사실 암탉의 저런데 있으면 바로 사살 또는 안락사행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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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듯했다. 암탉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빠르게 이해하고 새로운 만남들에 두려워하지 않으며, 살아나갈 방법을 모색해 나간다. 그 와중에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는 점도 높게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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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세가 암탉은 '용감'하다고 표현한다면 언제든지 OK다. 역경 없는 모험은 속없는 붕어빵과 같다고 생각한다. 너무 아쉬운 것은 이 그림책에는 암탉에게 위대한 시련이 찾아오지 않는다. 단순히 적응한다고 해서 사람이란 존재가 성장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림책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확실하게 보였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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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에게 있어서 도시는 무서운 곳이 아닌 또다시 친구들과 가고 싶은 곳으로 묘사되는 듯하다. 이번에는 비둘기들과 함께 어떤 모험을 펼질지 나도 기대된다. 암탉이 보여준 신기한 체험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곳곳에 당연히 있는 것들이기에 눈치채지 못한 세세한 부분들이다. 이런 것을 찾아내고 신기하다고 여기고 추억으로 담아낸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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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쌓기 위해 어딘가를 간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어떤 경험을 머릿속에 넣을지는 본인과 주변의 시선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근사한 유럽 박물관들을 돌아보고 와서는 "그때 그 박물관에서 먹은 아이스크림 참 맛있었는데"만 말하는 사람들 많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것은 호기심을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고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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