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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사 코끼리

[도서] 철사 코끼리

고정순 글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지극히 주관적인 그림책 리뷰 95.

<철사 코끼리>

고정순 글,그림

출판사 만만한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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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면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다. 평생을 함께해온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그 만남은 범우주적으로 봤을 때 찰나의 순간일 뿐 이별은 반드시 돌아오기 마련이다. 이별이라는 단어도 만남이라는 단어가 없었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인간의 삶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다시한번 느낀다. 조금 무거운 단어로 표현하자면 탄생과 죽음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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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고 받은 사이에서 이별이 다가오면 그 슬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아무리 위로를 해줘도 숨을 쉬는 동안 만나지 못할 것을 안다는 것은 가슴을 미어지게 만든다. 그림책에서 소년은 가족과 같았던 코끼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코끼리를 잊지 못하고 방황한다. 그리고 항상 그와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이 울퉁불퉁 자신을 다치게 만드는 철사를 이용하여 코끼리의 형상을 만들고 가지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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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고 그의 모습을 절대 잊지 않겠다는 소년의 행동은 대견하면서도 슬프게 받아들여진다. 마치 코끼리를 기억하고 슬퍼하는 일로 인하여 소년과 주변 사람들이 오히려 상처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영원한 친구이자 가족이었던 코끼리를 놓아주지 못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옆에 두고 싶어 '만남과 이별'이라는 법칙을 거부하는 모습은 보면 볼수록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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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소년은 코끼리와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가를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하고 그의 모습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으로 항상 함께 있음을 느끼기 시작한다. 코끼리의 형태가 아닌 종이 되어 맑은 소리와 함께 소년의 마음을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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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화의 주인공들은 자신을 위해 희생한 동료들을 마음에 품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목표를 향해 눈물을 훔치고 달린다. 하지만 현실의 우리는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을 두려워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기 마련이다. 철사 코끼리로 종을 만든 소년은 종소리를 들으면 코끼리가 항상 자신의 곁에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이와 같이 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새로운 만남을 가진 것처럼 이별을 고한 사랑하는 이들과의 재회를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내어 더욱 아름다운 삶의 원동력으로 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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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큰 충격을 받았던 나는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살아계실 적 입었던 옷, 자주 앉아 계시던 의자, 좋아하시던 풍경소리, 그의 집에서 내가 할아버지와 함께 있음을 느낀다. 나와 함께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음을 느끼며 나의 삶이 곧 그였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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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뒤에는 다시 만남이 찾아온다. 같은 형태가 아니라도 우리는 그곳에서 재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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