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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과 변명의 인질극

[도서] 책임과 변명의 인질극

이연식,방일권,오일환,(ARGO 인문사회연구소 공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가고프지 않았어도 갔고, 오고팠어도 오지 못한 사람들.

사할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는 수많은 자료와 연구, 정리를 통해 체계적으로 밝히고 있다.


우리가 한인이라 부르는 이들은 많다. 미국의, 일본의, 러시아의, 광활한 해외의 수많은 한국계 이민자들을 우리는 한인이라 부른다. 주요 지역에 사는 한인들은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는다. 미국의 한인이 금자탑을 세우면 한국인이라 칭송받고 일본의 한인들이 거리로, 언론으로 나서면 항일기의 이야기로 언론이 뜨거워진다. 러시아의 고려인들이 영웅으로, 근면한 사람들로 칭송받던 역사는 자랑스레 인터넷 곳곳에서 퍼지고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비중이 적은 지역에 사는 한인들은 소외된다. 사할린 한인들도 그렇다.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상에서도 사할린 한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간간이 보인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도 거진 한인들이 사할린에 가서 사할린의 다른 민족들 식습관에도 영향을 주었니, 어쩌니하는 이야기가 고작이며 그들의 고된 삶과 귀향의 열망에 주목하는 자는 꽤나 드물다. 사실상, 일반 대중 중에선 찾아볼 수가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사할린 한인들의 고충과 고뇌에 초점을 맞추어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이 책은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애초 알지 못했던, 알려고 하지 않았던, 그리고 사실상 알려고 하여도 알 수도 없었던 수많은 이야기가 폭포수 쏟아지듯 쏟아져 나온다. 이 책을 통해 살펴본 사할린 한인들의 이야기는 비극 그 자체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억압하던 시절, 몇몇 한인들이 노역자로서 사할린에 끌려간다. 춥디추운 북쪽 땅에 최하층 계급으로 끌려가 힘겨운 노동을 한다. 거기서 그치는 것도 아니고 땅 주인도 바뀌어 버린다, 바뀐 땅 주인도 그들을 인간이 아닌 노동력으로 본다. 


주인 바뀐 땅에서 그들은 국적도 없다. 고향이 이남이라도 땅 주인이 이북과 친하니 국적도 제대로 못세운다. 몇몇은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품고 국적 바꾸니 조금 지나니 이젠 이북 쪽이라고 땅 주인이 눈살을 찌뿌린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일본, 러시아, 한국, 북한, 네 나라라는 거대하고도 무책임한 권력 사이에서 제대로 서지도 못한 채 휘날린다.


그러다가 조국의 조사단이 와선 묻는다, 당신 국적이 어디더냐.


그들의 비참하고도 애석한 고초가, 이제서야 대중들에게 제대로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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