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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도서] 마키아벨리

김경희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공산주의, 사회주의하면 으레 맑스, 엥겔스, 나아가 소련의 레닌, 스탈린, 트로츠키를 주로 떠올린다. 맑스가 창시한 맑시즘은 곧 수많은 분파를 낳았고 맑시즘에서 비롯한, 혹은 영향받은 분파들이 가장 대표적인 공산주의 분파로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마키아벨리도 공산주의와 관련이 깊은 사람이다. 공산주의의 사상적 기반, 근원인 계급 투쟁을 누구보다 빨리 포착한 인물이기도 하고, 일그러진 공산주의의 표본인 소련의 행태를 그의 저서인 군주론을 통해 설명하는 경우도 잦기 때문이다.


 내가 마키아벨리에 관심을 가진 것도 앞선 요소들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과 중국은 독재의 길로 빠져들었고, 독재와 자주 연관 지어지는 책이 마키아벨리가 쓴 군주론이기에 그랬고, 그가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근본적 요소 중 하나, 계급 투쟁을 누구보다 먼저 포착한 근대적 인간이기에 그랬다.

 그렇기에 내가 아는 마키아벨리는 그 안으로 한정됐다. 군주론이 사회주의 국가들이 한 것과 같은 독재를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책이 아님을 알았으되, 그럼 무엇을 말하는 지에 대해선 몰랐고, 로마사 논고는 계급 투쟁에 대해서 다룬 책이라는 정도만 알았다. 그의 책을 단편적으로 알았지, 그가 어떤 인간이고 어떤 경험과 배경에서 어떤 사상을 이뤄냈고 또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알지 못했다.


 이 책은 내가 가진 마키아벨리에 관한 지식의 결여된 부분을 보충해줬다. 이 책에선 그가 살아온 도시가, 그 도시가 지배하고 영향력을 행사해온 또 다른 도시들이, 그가 겪은 사건과 그가 만난 인물들과 그와 관련되고 비교되는 인물들이, 그가 쓴 서적들, 그 서적들이 쓰인 배경과 그 해석들이 나온다. 이런 수많은 창을 통해 그를 들여다보고 마키아벨리라는 한 인물에 대해 심오한 탐구를 제공해준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먼저 알고 있던 계급 투쟁의 포착 부분이었다. 계급 투쟁을 포착한 것에선 공산주의와 같았으되, 그가 가진 사상은 공산주의와는 달랐다. 그는 인민과 귀족의, 다시 말해 평범한 사람들과 엘리트 계층 사이의 다름을 인정했다.


 내가 그의 계급 투쟁에 대한 생각에 주목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비록 대부분의 국가에서 형식적 신분은 폐지되었으나 실질적 신분은 여전히 남아있다. 자유와 평등이 추종되는 시대에, 소수의 엘리트가 분에 맞지 않는 이익을 끌어안고 오직 그들만이 온전한 자유를 누린다. 민주주의의 세계는 열렸지만 엘리트와 일반 민중 사이의 갈등은, 그 사이의 골은 여전하다.

 마키아벨리는 이런 상황에 대한 답을 던져준다. 그의 답은 공존이다. 그는 인민의 독주도, 귀족의 독주도 옹호하지 않았다. 그는 두 계급이 공존해야 함을 역설한다. 인민이 독주가 불가함은 인민이 독주 할 때 인민들이 귀족- 엘리트의 능력을 본받을 수 없게 되어 국가가 나약해지기에 그러한 것이고 귀족이 독주가 불가함은 인민의 지지가 곧 권력의 기반이며, 기반 없는 권력은 무너지기에 그러한 것이다. 오로지 두 계급이 공존하며 화합하고 조화될 때, 부국강병이 이뤄진다고 그는 말한다.


 마치며,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떤 한 인물에 대한 탐구를 읽는 것 같으면서도 중부 이탈리아의 기행문과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마키아벨리의 행적을 따라, 그의 고향인 피렌체의 행적을 따라 수많은 장소가 제시된다. 책을 읽는 동안 이 또한 큰 즐거움이었다. 책이 어렵지 않게 쓰여졌기에, 마키아벨리에 대해 알고픈 사람은 물론, 중근세의 이탈리아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하고픈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법한 책이다.


이 리뷰는 YES24의 리뷰어클럽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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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이나는여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책만 읽어봤지... 이 책은 아직 신간도서라 제가 못 봤어요.
    저도 마키아벨리에 관한 지식이 결여된 부분이 많은데..
    도전해봐야겠어요^^;;;

    2019.09.02 12:46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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