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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구경

 

아내와 함께 금호강 벚나무길에 벚꽃 구경을 하러 갔다. 날씨가 화창하였다. 공항교 양쪽 잔디밭에 텐트를 치거나 의자를 가져다 놓고 앉아 있는 가족들이 보였다. 다리 밑 공간에 마련된 체육장에서 각종 체육 기구를 이용하여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4개의 평상 중 두 곳의 평상에 노인들이 가득하였다. 한쪽 평상에서는 화투를 치고, 다른 평상에서는 바둑을 두고 있었다. 평상에 앉지 못한 노인들은 잔디밭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어림잡아 30명이 넘었다.

 

금호강 산책로에는 개를 데리고 산책하거나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걷거나 가족 단위로 걷는 사람들이 많았다. 산책로과 분리된 자전거길에는 자전거 동호인들이 이따금씩 무리를 지어 지나가고 있었다.

 

이룸고등학교와 성보학교를 지나서 아양교 기찻길까지 걸었다. 길가에 늘어선 느티나무와 강가에서 자라는 수양버들, 왕버들에 연두빛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검은 빛이 도는 금호강 물에는 부리가 희고 몸이 까만 물닭들이 한가로이 헤엄치고 있었다. 물가에 서 있던 재두루미가 넓은 날개를 펼쳐서 강물 위로 낮게 날았다. 고요한 수면이 재두루미가 날아가는 모습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었다.

 

강물 위에는 조정 선수들이 조정 연습을 하고 있었다. 네 명의 선수가 구령에 맞추어 왼쪽, 오른쪽으로 팔을 높이 들며 노를 저었다. 네 사람의 노 젓는 모습이 일사불란하였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조정은 저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성보학교에서 아양교에 이르는 도로에 가로수로 심어진 벚나무에는 벚꽃이 만발하였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고, 길가 경계석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연인들도 있었다. 산책로와 도로를 분리하는 콘크리트 벽에는 노란 개나리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었다. 개나리꽃과 벚꽃을 함께 담아 사진을 찍었다.

 

강가 주차장에는 자동차가 만원이었다. 주차 공간이 모자라서 주차장 가운데에 줄지어 주차하고 있었다. 주차 자리를 확보하기 위함인 듯 비어 있는 주차면 앞에서 다른 차들을 주차하지 못하게 하는 아주머니도 있었다.

 

강물을 가로지르는 아양철교를 걷는 사람은 산책로보다 더 많았다. 철교 위에서 보니 저 아래 강물 위로 오리배가 가고 있었다. 배를 탄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배 앞에 달려 있는 스피커에서 유행가가 흘러나왔다.

 

아양철교 가운데 자리잡은 찻집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겨우내 문을 닫았던 사과빵 가게, 오징어게임 가게, 꽃가게도 모두 문을 열었다. 아내가 사과빵 가게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한 봉지를 샀다.

 

아양철교를 건너서 금호강 벚나무길에 들어섰다. 길 양쪽에 심어진 벚나무들이 큰 나무들이어서 만개한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산책길을 걷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같은 방향으로 걷는 사람들의 뒷모습과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의 앞모습을 보면서 걷느라 벚꽃을 볼 시간이 없었다. 혼잡한 길에서 사진을 찍는 가족과 연인들이 있어서 벚꽃길은 더 복잡하였다.

 

길가에는 리어카를 이용해 솜사탕, 군밤, 츄러스, 아이스크림 등을 파는 상인들이 많았다. 건너편에서 볼 때는 보기 좋았는데, 막상 그 길을 걸을 때는 너무 많은 사람들 때문에 벚꽃 만발한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없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벚꽃잎이 눈처럼 날렸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한적한 길이었다면 길 위에 떨어진 꽃잎을 볼 수 있었겠지만, 길에 가득한 사람들 때문에 꽃잎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길가 벤치에 앉아 아내가 함께 사과빵을 먹고, 다시 일어나서 벚나무길이 끝날 때까지 걸었다. 감자탕 식당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공항교 위를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벚꽃 구경을 하러 가서 사람 구경을 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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