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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시대

 

1986년에 김정빈의 선도 소설 을 읽고 단전호흡을 하기로 결심했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빈방에 혼자 앉아 단전호흡을 했다. 길을 걸을 때도 들숨보다 날숨을 길게 쉬기 위하여 노력했다. 기의 흐름을 느낄 수 없었다. 몇 년이 지나도 몸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19931124, 교원대에서 만난 선생님과의 인연으로 ○○관을 찾아갔다. ○○관은 충북 보은군 마로면 구봉산이 보이는 마을에 자리잡고 있었다. 생기도인법, 기감체득법을 익혔다. 호흡천진법을 배울 때, 대사부가 나에게 반듯이 누워서 단전호흡을 해보라고 했다. 내가 숨 쉬는 것을 보더니 단전호흡이 아니고 복식호흡이라고 했다. 복식호흡만 잘해도 평생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말에 위안을 삼았다.

 

9시부터는 경문을 독송했다. 경문 독송법과 경문 독송의 이유를 먼저 배웠다. 1) 분명하게 소리내어 읽되 자기만의 리듬을 찾도록 한다. 2) 뜻을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계속 암송한다. 3) 경문을 읽음으로써 호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기가 들어오게 된다. 4) ○○관의 수련은 참선에 의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경문을 통해 수련한다.

 

제일 먼저 읽은 경문은 반야심경과 주기도문이었다. 소리내어 읽는 데 자신이 있어서 열심히 읽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독송하기 위해서는 암송할 필요가 있었다. 반야심경, 천자문, 북두주, 태을경, 천강경, 사대주, 광명진언, 항마진언을 차례로 외우고, 천수경, 관음경, 금강경, 의상조사 법성게, 이산 혜연선사 발원문, 마음 다스리는 글과 대불정능엄신주도 외웠다. 대불정능엄신주는 다 외우는 데 3개월이 걸렸다.

 

수요일에 가서 목요일에 돌아오는 생활을 몇 주간 계속했다. 기체조와 단전호흡을 한 지 2주일쯤 지난 후에 온몸의 살갗에 좁쌀같은 빨간 반점이 돋아났다.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반점이 집중되었고, 간지럽기도 하였다. 사부와 대사부가 보더니 피탈이라고 하였다. 몸속에 있는 사기가 밖으로 나오는 현상이었다. 그날 밤에 사부는 봉황삼 두 뿌리를 넣어 달인 물을 내게 마시라고 했다.

 

수행을 하면서 내가 신선이 될 수 있는 그릇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이가 많아서 선도 수련에 입문한 것도 문제였지만, 몸을 움직이기 싫어하여 생기도인, 기감체득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단전호흡도 꾸준히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임독맥이 열리는 소주천도 이루지 못했다. 여러 가지 경문만 잔뜩 외우고 있었다.

 

20119월부터 N초등학교에 근무하게 됐다. 집에서 나와 아양교역까지 걸어가는 데 30, 도시철도를 타고 학교까지 가는데 30분 가량이 소요되었다. 집을 나설 때부터 경문을 외우기 시작하면 학교에 도착할 때쯤 모두 외울 수 있었다. 주기도문과 대불정능엄신주를 제외한 14개의 경문을 외우는데 55분이 걸렸다.

 

무심한 세월이 몇 해나 지나갔다.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경문을 1번씩 읽는 것보다 한 가지 경전을 되풀이해서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암송하고 있는 불교 경전 중 천수경은 위경이고, 관음경은 법화경의 일부이며, 반야심경은 너무 짧았다. 조계종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독송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201978, 금강경 1만독을 단기 목표, 10만독을 장기 목표로 정했다. 기간제교사를 하던 영덕군 N초등학교에서였다. 독송 초기에는 1천독에 1개월 정도였으나 그 기간이 점점 늘어났다. 202179일 금강경 독송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8천독을 달성했다. 그 후 9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도 9천독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대사부께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종류에는 도인, 불인, 선인, 진인이 있는데, 보통 사람들은 다 도인이라고 했다. 자기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를 닦는 것이고, 그렇게 사는 사람은 다 도인이다. 학생이 공부하는 것, 성인이 되어 직업에 종사하는 것, 타인을 위해 봉사하며 사는 것, 책을 읽는 것, 글을 쓰는 것이 다 수행이다. 우리는 누구나 수행의 시대를 살고 있는 도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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