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팡세

[도서] 팡세

블레즈 파스칼 저/김화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팡세 - 분류된 단장(판본 선택에 대한 김화영 역자의 설명)

 

어떻게 읽을 것인가.

책 제목은 팡세이고, 1000여편의 단장으로 이뤄진 블레즈 파스칼(1623-1662)이 39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한 후 유고작으로 출판된 저서다.

책 제목 옆에 역자가 붙인 분류된 단장은, 짧은 장형식의 글모음을 엮는 방식에 따른 버전(판본)이 여럿 있는데, 이 책은 분류된 단장을 취했다는 것이다.

이 분류는 파스칼의 애초 기획 그대로를 따른 것이라 역자 서문에 소개되어 있다.

판본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구하는 부분이 상당 지면으로 할애되어 있어, 지루할 수 있으나 인내하고 읽었다.

결론적으로 역자는 팡세의 단장 배열은 종교적 교의를 숭배하고 따르기 위한 치밀하게 의도된 기획 집필이기 때문에 기인한 필연적 결과라는 것이다.

"단어를 달리 배열하면 다른 의미가 되고 의미를 달리 배열하면 다른 효과를 가져온다" 라는 팡세 속 표현처럼 이 책은 수사학적 효과를 떠나 생각할 수 없다고 보았다.

저자가 불문학을 전공하기전 읽은 팡세는 여기저기 단장을 읽고싶은 부분을 취해 읽어도 무방했다고 여겼을 책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팡세는 유고작인만큼 편저자 의도에 따른 판본에 크게 3가지가 있는데

첫째, 작품의 주도적 논리를 편저자가 추출해서 논리적으로 단장을 구성한 버전,

둘째, 종교(종교적 가르침)을 옹호하려는 의도적 구상으로 재구성된 버전,

셋째, 파스칼이 직접 분리한 27개의 원고 묶음을 유지하여 옮겨 적은 두 개의 사본의 단장 구성방식이다.

-미분류된 원고는 추후 번역계획에 있다함

 

여기서 역자가 왜 파스칼의 집필의도를 제일 고려했는지 파스칼에 대한 소개가 필요해 뵌다.

파스칼은 1623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39세로 아주 짧은 생을 살았다. 정규교육으로서 공교육을 따로 받지 않았으나 수학과 과학에 상당한 업적을 남겼으며, 관련한 저서들도 있다.

파스칼이 살았던 시대는 인본주의가 주류를 이루던 때였음을 상기시켜야 한다. 인간존재에 대한 사유와 신앙의 고민이 파스칼에게 그리스도를 발견하게 했지만, 사실 당시는 인본주의 영향하에 기독교적 신앙에 대해 시대착오적이고 미신적이며 반이성적이라는 반발과 인간의 자유의지를 억압하는 종교라고 보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기 때문이다. 파스칼은 예수 그리스도를 불신하는 당시의 동시대인들에게 자신이 회심하게 된 신앙을 소개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불신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파스칼은 다양한 어조와 방식을 섞어 때론 호소하듯, 때론 위로하듯, 때론 질책하고, 때론 논리로 설득하듯 하면서 그가 천재성을 보인 논리학, 기하학, 물리학 , 철학과 신학등의 광범한 지적 사유까지 활용하면서 수사학적 효과를 최대화하려고 하였다는 것이며, 그런 파스칼의 의도와 동기가 구현된 원래의 구성방식을 판본으로 정했다는 것이 역자의 설명이다.

 

팡세의 메세지는 하나로 집약될 수 있는데, 유한한 연약한 인간은 비참하고 불행하며 오로지 사고와 사유의 조절로서만 그 유한함의 한계를 위안을 받을 수 있으며, 그 길은 신앙에 있다는 것이다. 이 메세지들은 단장의 구성대로 읽을 경우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역자의 서두 조언은 새길 일이다. 왜냐하면, 파스칼은 탈선의 방식으로 자신의 논증과 설득하는 법을 선택하여 단번에 지나치게 집요하고 공세적으로 설득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글을 읽을 수 있다 . 아주 짧은 단어와 문장이 몇 개로만 이뤄진 장들도 많은데, 이것이 과연 책으로 제작되기 위한 것이었는지 노트였는지 독자로서 궁금증이 생기기 때문에 더욱 어쩜 호기심으로 그 단장의 배열을 따라가보게 된다.

 

참고로, 역자는 파스칼의 영적 감격과 신앙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확고했을지 그는 양피지에 메모리얼이라 적은 양피지 노트를 적고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다시 바느질로 꿰어 붙이고 다녔다는 일화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같은 관련 설명과 예시로 역자는 파스칼의 팡세를 독자가 이해하는데 아낌없는 설명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책의 특장점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미분류된 원고의 번역본이 역자에 의해 향후 계획으로 2권으로 예고되어 있고, 1권인 이 책에서는 1부와 2부에 걸쳐 파스칼 그대로의 묶음 순의 27개 원고가 번역되어 있다. 다만 이번에 출간된 1권에서는 파스칼 원고 외에 부록과 해제가 추가되어 있다. '생각하는 갈대'의 파스칼 연구자로서의 역자가 이 책의 독서를 풍성하고 깊이할 수 있는 노력을 제공해주고 있다.

배열대로 읽으면 좋겠지만, 배열을 들쭉날쭉 읽지 않는다는 약속을 역자와 하고난후라면, 부록과 해제부분은 역자서문과 메모리알을 읽고 난 후 먼저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부록과 해제부분을 읽으면, 역자가 파스칼 연구자라서 이 책을 읽는 우리가 얻는 효과와 이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역자의 '생각하는 갈대'에 대한 해석은 불문학 전공자의 단어에 대한 세심한 분석과 수학과 과학자로서의 파스칼의 사고체계와 글쓰기가 어땠을지를 , 그리고 파스칼의 광범한인문철학 스펙트럼의 지성을 염두에 두고 출발어인 프랑스에서 도착어인 한국어로 닿아 이해되는 과정을 수용한 주체적 읽기를 가능케 하려는 애씀이 보였다.

클레오파트라의 코에 대한 이야기는 파스칼의 표현인지 몰랐는데, 이 참에 역자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었으며 그 견해가 타당하게 인식되었다.

 

아직은 이 정도 읽었고, 다시 배열대로 팡세를 읽으려 하고 있다.

처음엔 역자의 세심한 해석과 주석과 설명들이 좀 거추장스럽지 않나 했지만 인내를 갖고 읽어내니, 역자의 판본 선택 및 이 책을 어떤 점을 유의해서 번역하려 했는지를 읽은 보람은 결국 파스칼의 팡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독서전 마음가짐과 준비자세를 갖추게 한 데 있었다고 본다.

읽다보면 의미를 느슨하게 의미를 넘겨짚거나 제멋대로 맥락화시켜 넘어갈 때가 있다. 그러나 좀 더 정확하고 적확한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짚을 수 있게 템포를 늦춰 읽으라는 역자의 독서법에 대한 완곡한 권유가 아닌가 한다.

 

자,이제 세심한 배려와 노력의 역자의 수고를 알았으면, 이제는 이 책의 원저자 파스칼의 단어와 문장의 배열의 리듬에 맡겨보자.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