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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저널

[도서] 미드나잇 저널

혼조 마사토 저/김난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전직 신문기자인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요코야마 히데오도, 마이클 코넬리도. 전직이 다르더라도 필력이 넘치는 작가는 많겠지만, 이 둘의 글은 군더더기가 없으며 힘이 넘치며 이 힘은 책 맨마지막장까지 끌고나간다. 그리고, 이번엔 이 혼조 마사토란 작가를 기억하게 되었다. 기승전결같은 굴곡이 없어, 어쩌면 중반까지 내내 강한 힘에 조금 지쳐버릴 수 있으나 끝까지 그 힘을 유지하는 것은 뛰어났다. 게다가, 글쎄, 요즘들어 좀 더 집중해서 보는 젠더감수성. 이 작가에겐 그런건 성별은 중요하지않다. 가끔 여자사람과 남자사람이 나오면 뭔가 케미스트리가 있거나 욕구 그런걸 빠뜨리면 안된다는 작가도 있지만, 이 작가에게는 그냥 다 기자이고 경찰이다. 그럼에도, 맞벌이로서의 남편과 아내, 미혼/기혼으로서의 캐릭터의 상황이나 입장을 빠뜨리지않는다. 건조하고 담백하고 힘있음에 나는 꽤나 마음에 들었다.

 

7년전 전국지 (가상의 상황이지만, 같은 전국지 도토신문보다는 구독자가 절반정도라는 말이 나온다)중 하나인 주오신문 사회부 세키구치 고타로, 후지세 유리, 마쓰모토 히로유미는 연쇄 여자아이 유괴 성폭행살인사건을 담당하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경찰의 실종피해자 구조현장을 취재하여 특종을 터뜨리려하나, 피해자를 사망으로 결정한 도야마 요시마사 부장의 결정으로 찰라의 순간 오보가 되어 엄청난 후폭풍을 감당하게 되었다.

 

이제 사이타마현으로 배속된 베테랑 세키구치 고타로는 최근 발생한 연속 여자아이 유괴미수사건의 용의자가 2명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서, 7년전 잡힌 범인도 공범의 존재를 언급했음을 상기한다. 그때 이의 가능성을 언급했던 도토의 기자 나카이도 미노루는 이제 주오신문의 경찰청담당으로 와있고, 고타로파라며 엄청나 사내 그리고 동료, 선후배의 견제와 핍박을 받았던 후지세 유리는, 본사가 미워하는 고타로와 본사를 연결하고, 기사를 쓰지않는 정리부로 갔던 마쓰모토 히로후미도 가만히 지켜만 볼 수만은 없게 된다.

 

많은 인물들이 나오나 맨앞에 조직도와 인물들이 정리되어있고, 이가 굳이 없더라도 꽤 명확한 인물설명에 가끔 성과 이름을 매치시켜볼 정도이다.

 

오보를 뒤집어 명예를 되찾는것보다는 과거의 미진함으로 현재의 불상사를 가져옴을 꺠달아 미연의 사건을 막으려는 기자들, 그리고 언론을 적절히 이용하며 긴장과 견제의 끈을 놓지않는 경찰들이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고 밝혀내는 것 이상으로 열정적으로 보여진다.

 

이 책 만약 맨처음 45도 이상 허리를 뒤로 젖혀서 읽기 시작하더라도 좀 지나면 그렇게 여유있게 볼 수는 없게 된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열정을 보고있노라면, 잠못자고 화장못지우고 못먹는 술마시고 밤새 돌아다니느라 안티에이징은 뭐나, 지금 머리 삐치지만 않으면 입냄새 나지만 않으면 되지..하는 마음이 들정도로 멋지고 응원하고 싶어진다. 아, 하나뿐인 인생 이렇게 살고싶어진다. 뼈속까지 기자이고 경찰인 사람들의 모습들.

 

단, 일본인, 아니 우리나라도 비슷하겠지만, 수직적인 구조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인간들의 모습들은 조금 걸린다 (마쓰모토 겐이치로란 자식 특히). 오늘 트윗에서 인상적으로 본 글이 이거였는데.

 

여하간, 제목에 저널이 들어간만큼, 가장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고타로의 말버릇이 "저널이 아니야"라는 것인만큼, 이 작품은 신문기사, 언론기사에 대해 이를 만드는 사람들, 이를 읽어가는 사람들이 한번쯤 생각해야할 것들이 있다.

 

어제인가 240번버스 운전기사분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악플들에 죽고싶을만큼 괴로웠다고 하는 기사가 있었는데, 글쎄 악플도 문제지만, 충분히 오보에 대한 분석과 반성, 사과가 있었던가? 아이엄마를 목격한 사람의 온라인글을 읽고 운전기사에게 물어보지않고 바로 기사를 작성한 (악마같은 눈을 한 일러스트레이션도 있었지) 기자는 과연 사과를 했던가?  또하나 예전 일인데 어떤 엄청난 교통사고를 낸 당사자를 그냥 김여사라고 칭한 기사가 있었는데 다음날 그 운전자가 남성이라는 것이 밝혀졌는데 그냥 넘어간 적도 있었고.. 뭐, 어제는 BBC기자가 자신의 기자를 왜곡해서, 입맛에 맞게 발췌해 실지말라고 부탁까지한 기사까지 떴던데. 충분히 자신의 기사에 책임을 지고 있다면 요즘같이 기레기가 일반화된 욕이 되지는 않았을 것을 (울남편 직업떄문에 이 욕은 정말 들을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이 책에서는 신문기사가 계속해서 인터넷의 제보의 속도를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심층취재와 책임감을 더 가진 신문기사의 존재이유를 여러번 이야기하고 있다. 뭐, 신문기사 뿐만 아니라 방송뉴스도 그렇지만.

 

그리고 독자는 포탈에 뜬, 조회수높은, 높은 조회수를 노리고 자극적인 제목을 단 기사들만을 보고서 판단을 내리고 있지않은가. 신문마다 성향이 있으며 이 성향에 따라 맞지않는 신문은 절대로 읽지않고 사라져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않은가. 하나의 이슈를 각자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논설을 싣는 신문코너가 있는데 꽤나 유익하다. 마치 우리는 코끼리를 제대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읽으면 우리가 바라보는 코끼리는 시각장애자가 촉각으로 각기 발을, 코를, 꼬리를 만지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나의 주장과 맞는 것만 읽어 이를 강화하는 것보다는, 이와 다른 것들을 읽고서 반론하고 참고하는 것이 보다 균형적인 시각을 만드는것이 아닌가.

 

...한가지 사건에 관해서 온갖 사람들이 취재한 것을, 독자적인 관점에서 검증하고 비평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저널리즘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신념을 가진 저널리스트는 많지않다. 그러니 신문을 읽는 우리도 쓰여있는 기사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항상 의문을 품고 읽어야 한다....p.112~113

 

아, 작중인물들의 땀냄새, 술냄새가 다 느껴지는듯 했다.

 

 

 

p.s: 혼조 마사토 (本城 雅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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