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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

[도서]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저/권상미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책과의 인연은 타이밍같기도 하고 운명같기도 하다. 편식이 심한 내 독서에서 리처드 브라우272티건을 만나게 된 것도 참 놀라운 인연인데, 이렇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를 만나다니. 전자는 서평단이여서 만난거였는데 놀랍게도 내 타입이여서 좋아하고, 후자는 맨날 추리만 읽어대니 좀 정서가 삭막한거 같아 퓰리처상 수상작이라기에 사면서 '또 후편이 있어?'해서 [다시 올리브]도 같이 주문했는데 정말 탁월한 주문 결정이였다. 하지만, 잠깐 이제 추리소설로 다시 돌아가야겠다. 난 사실 B급호러와 퓰리처를 교환할 수 있는 사람인지라, 하루 안읽었더니 입안에 가시가...

 

여하간, 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아무리 좋아하는 추리소설이라고 해도, 아무리 사회파 추리물이라고 해도 주제의식을 그대로 등장인물이 설명한다든다, 자료 그대로 옮겨다 놓은 작품은 정말 읽기가 힘들다. 

 

....짧은 설교를 끝내기 전에 경고의 말을 한마디 덧붙여야 겠다. 처음부터 이런 문제나 주제의식을 가지고 출발하는 것은 형편없는 소설의 지름길이다. 좋은 소설은 반드시 스토리에서 출발하여 주제로 나아간다 (스티븐 킹)

 

그런데, 이 책은 그렇게 멱살잡지 않아도 쭈욱 읽힌다. 반나절 읽으면 '난 추리가 필요해' 궁시렁 댔던 나도 책에 코를 박고 끝까지 읽어가게 만든다. 그 막 어떤 호기심을 유발하는 페이지터너 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읽고있으면 기분이 좋았기 때문이다. 

 


 

...누가 뭐래도 삶은 선물이라고.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수많은 순간들이 그저 찰나가 아니라 선물임을 아는거라고....p.272

 

사람들은 대개 인생을 살아갈때는 그 소중함을 충분히 알지 못한다....p.292

 

때때로 지금 같은 때 올리브는 세상 모든 이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걸 얻기 위해 얼마나 분투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필요한 그것은 점점 더 무서워지는 삶의 바다에서 나는 안전하다는 느낌이었다...p.378

 

여기는 메인주의 바닷가마을 크로스비이다. 학교 수학선생님인 올리브의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로, 화자가 여러번 바뀌면서 그 나이대로 매우 다양하고 삶에 대한 태도도 무척 다양하다. 어린 아들인 크리스토퍼가 두번쨰 결혼을 하고 또 남편 헨리를 잃을떄까지 올리브의 모습은 언제나 똑같다. 전형적인 어머니...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

그래서 좋았다. 우리 엄마도 속으론 얼마나 이 딸을 욕을 할지 모르는데, 언제나 내 앞에선 자상함의 최상급으로 행동하셔서 이 딸이 얼마나 죄책감을 많이 가지는지. 이렇게 올리브는 겉과 속의 간격이 매우 가까운 그런 인물이다. 강한듯 쎈 소리를 내뱉지만, 가질 수 없는 사랑에 울고, 냉정한 아들말에 울고 분노하고, 또 다시 누군가를 병원에서 기다리는,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사실에 안도한다. 

 

13편의 이야기가 다 좋았다고 말하고 싶고,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 어떤지도 보고싶다. HBO에서 드라마해서 마음에 드는 배우가 올리브를 연기해서 트레일러만으로도 기뻤다. 난 잭이 어떤 인물인지 궁금했어. 예고편을 보니 올리브 중심의 에피소드로 4편 구성했다고 하던데. 

 

http://youtu.be/3S1CepUaGMI
 

 

매일 아침, 강변에서 오락가락 하는 사이, 다시 봄이 왔다. 어리석고 어리석은 봄이, 조그만 새순을 싹튀우면서, 그리고 해를 거듭할 수록 정말 견딜 수 없는 것은 그런 봄이 오면 기쁘다는 점이 있다. 물리적인 세상의 아름다움에 언젠가는 면역이 생기리라고 생각치 않았고, 사실이 그랬다.....p.461

 

작년 초가을부터 정말 열독을 했다. 하루에 두권을 읽은 적도 있었다. 그러고 눈이 뻑뻑해지도 시큰둥해지고, 범인들을 맞추게 되고 ㅎㅎ...여하간, 그렇게 물려간다고 생각했다. 사놓은 책들 어떡하냐...했지만, 내가 질릴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 사실이 그랬다.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나는 한 난 또 책을 계속 읽고 등장인물들에게 공감하고 응원하고 누군가의 뒤통수를 대신 갈겨주고 싶겠고...그러겠지. 

 


http://youtu.be/3S1CepUa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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