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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무아무아

[도서] 오무아무아

아비 로브 저/강세중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어렸을 적 <알파 센타우리>라는 게임을 잠시 즐겨했었습니다. 그 유명한 <문명> 시리즈를 제작한 프로그래머 시드 마이어(Sid Meier)가 <문명>의 형식에 우주의 배경을 입혀서 제작한 게임입니다. 게임 <문명>을 통해서 인류 역사를 아우르는 경이로운 체험이 가능했던 것처럼, 그 배경을 우주로 확장한 <알파 센타우리>는 넓어진 외현만큼 더 깊고 넓어진 경이로움을 체험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의 세월이 흘러서야 게임의 타이틀인 알파 센타우리가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빛의 속도로도 4.3년의 세월이 걸리는 거리에 위치하기에, 유한한 인류의 수명하에서 가늠해보기 어려운 그 거리가 알파 센타우리라는 게임의 타이틀이 게임 자체가 선사한 경이로움을 증폭시켜주었습니다.

<오무아무아>는 하버드대학교 천문학부 학장을 엮임한 천문학자 아비 로브(Avi Loeb)교수의 저서입니다. 책의 제목인 ‘오무아무아(?Oumuamua)’는 하와이 원주민 언어로 ‘탐색자’라는 뜻으로, 2017년 하와이의 할리아칼라 천문대로부터 발견된, 인류가 처음으로 관측한 태양계를 거친 성간천제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후의 관측과 연구를 통해 밝혀진 오무아무아의 비행 궤적과 가속도 등을 분석해본 결과 보통의 자연물과는 확연히 다른, 무엇으로도 해석 되지 않는 변칙들이 오무아무아에 존재하고 있음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에 로브 교수는 [태양 복사압이 오무아무아의 특이한 가속을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논문을 2018년에 발표하는데, 여기서 그는 오무아무아가 첨단 기술 장비의 잔해로서 성간 우주를 떠다니는 인공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 주장은 상당한 과학적 신빙성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서 학계의 유력 저널에 실리게 되며, 저서 <오무아무아>는 논문의 주장을 보완하고 대중적인 흐름으로 가다듬은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로브 교수는 보수적인 주류 과학계가 거들떠보지 않는 외계 지성체 탐사와 관련된 연구를 두둔해줌과 동시에 SETI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금의 외계 지성체 탐사의 한계를 지적함으로써, 다중우주론·끈이론·차원론처럼 관측되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과학이론들이 과학계의 주류 이론으로 인정받는 만큼, 현실을 기반으로 삼은 외계 지성체의 존재 여부를 밝혀내기 위한 탐사와 연구도 주류 과학계에 한 축을 담당한 자격이 충분함을 역설하며, 이를 향한 흥미 위주의 편협한 시선을 거둔 진지하고 진중한 관심과 투자를 요청합니다.

무엇보다 로브 교수가 러시아의 부호 유리 밀너(Yuri Milner)가 추진하는 ‘스타샷 이니셔티브 프로젝트’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이 프로젝트는 알파 센타우리까지 ‘빛의 돛’으로 구성된 새로운 개념의 우주선을 빛의 속도의 1/5의 속도로 쏘아 보내 20년 안에 알파 센타우리 지역의 외계 지성체 존재 여부를 탐사하겠다는 계획입니다(이 우주선은 2032년에 수천대가 발사되어 20년 안에 알파 센타우리에 도달하여 4년 안에 그 안에서 얻은 정보를 지구로 보낼 예정입니다. 대략 2056년이면 우리는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별의 정보를 구체적으로 얻게 됩니다). 이러한 ‘빛의 돛’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로브 교수는 이후 관측된 오무아무아가 인류가 쏘아 올리려 하는 빛의 돛과 같은 인공물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오무아무아가 보이는 물리적 현상들과 로브 교수 자신의 내적 논리에 기대어 차근차근 증명해나갑니다.

알파 센타우리까지 무인 우주 탐사선을 보내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이제 곧 현실화하는데 로브 교수가 큰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이, 그가 수많은 과학 데이터를 토대로 주장하는 ‘오무아무아의 외계 지성체의 인공물설’과 외계 지성체 탐사를 향한 그의 진중한 시선을 신뢰할 수 있게끔 이끌어줍니다. 그렇게 어렸을 적 게임 <알파 센타우리>를 플레이하며 느꼈던 경이로움이, 이제는 성간천체 오무아무아를 감싼 과학계의 다양한 시선들로 말미암아 재차 재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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