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묘지를 가로지르면서 오후의 한 때를 달리기로 보내는 사람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물론 우리나라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인이 있어 찾지 않는 한 갈 일도 없지만, 한 편으론 엄숙한 장소이기도 하거니와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전설의 고향을 떠올리는 장소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최근에 구글의 검색 기술 과학연구자 대니얼 M. 러셀이 쓴 '검색의 즐거움'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런데 읽다가 좀 황당한 내용을 발견했다.(저자의 책 p.269 부분) 위 첫 문구는 바로 이 책의 저자 대니얼 자신의 이야기다. 휘파람은 불지 않았지만 '캐나다 노바스코샤 핼리팩스의 어느 봄 날에 묘지를 가로지르며 달리기로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고. 우리나라 정서로 보면 분명 정상은 아닌 상황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의 핵심은 다른데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자신의 그러한 행동이 어쩌면 조금 실례되는 행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죽은 사람들이 그다지 마음에 담아둘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한 저자의 책을 통해 알게된 이야기 때문이었다. 19세기의 공동묘지는 지금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공동묘지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던 모양이다. 저자에 따르면 19세기에는 가족이 주말에 이곳으로 소풍을 오거나 여가시간을 보내러 오던 장소였다고 한다. 

 

 

 

 

[출처 : TED - Keith Eggener - The Fascinationg history of cemeteries 캡쳐]

 


"앙상한 나무들, 녹슨 문, 바스러져가는 비석, 홀로 있는 문상객 모두 공동묘지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묘지는 활기 넘치는 장소였으며 꽃이 만개한 정원과 묘비 사이를 거니는 사람들이 넘쳐났습니다."

TED - Keith Eggener - The Fascinationg history of cemeteries 중에서


 

사실 저자가 책 속에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짤막하게 쓴 내용만으로는 (아마도 우리 정서가 강하게 박혀있었던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내용이 너무 흥미로워 혹시 번역본이 있다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한참을 찾아 헤맸는데(내가 책 한 권을 읽는데 늦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끔 이렇게 딴 길로 샌다. 심하게..) 아쉽게도 번역본은 없었다. 더구나 찾기 쉽지 않았었던 것은 번역가가 '검색의 즐거움' 각주에 '묘지의 문화'를 다룬 책의 저자명을 원어 표기 없이 '키스 에그너'라고만 하고 있어서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찾았는데, 그 책 저자의 영어 이름은 'Keith Eggener'였고, 한글로는 '키스 에그게너(또다시 검색하니 이번엔 안나온다. ^^;)' 로 검색해야 확인이 됐다. 그리고 원서는 2010년 12월에 출간된 Keith Eggener의 Cemeteries 였다.

 

여튼 더 반가운 건 한국어 번역판은 없었지만, TED에서 5분 분량으로 구성된 그의 강연이 있었다. 애초에 인간은 사람이 죽으면 매장하지 않았었고, 세월이 지나며 매장을 하면서도 사람이 묻힌 그 곳은 죽은 사람이 있는 곳이라는 인식만 있었을 뿐 그 곳에서 시장이 열리기도 하고, 때론 축제가 열리기도 했다고 한다. 과거 세계의 모든 역사에서 나타나듯이 가진자와 그러지 못한자들의 빈부격차와 함께 매장문화도 변화하기 시작하고, 지역 곳 곳에 공원 등이 다양하게 조성되면서 묘지가 쓸쓸한 곳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제서야 묘지사이를 가로지르며 달리기를 했다는 저자의 말이 아주 조금 이해가 됐다. 여전히 나는 죽어도 못하겠지만..

 

 

 



[영상 출처] The fascinating history of cemeteries - Keith Eggener

[TED 원출처] TED - Keith Eggener - The Fascinationg history of cemeteries

- 게시자 : TED, 게시일 : 2018.10.30 (유튜브, TED 사이트 모두 동일), 영상 : 4분 59초

- 유튜브 TED 사이트에서 모두 한국어 자막 볼 수 있으며, 위 TED 사이트로 가면 한국어 스크립트도 확인 및 다운로드 하여 받아볼 수 있다.



 

 

TED 영상은 약 5분 정도의 내용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흥미로운 묘지에 대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아직 원서를 단 시간내에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되 당장은 책으로 세세한 내용까지 확인할 수 없지만, 언젠가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생각보다 재미있으니 잠깐 쉬면서 영상 한 번씩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여전히 코로나19 사태에 백신전쟁 하던 여름이 갑작스럽게 찾아온 가을장마와 함께 끝나간다. 모두들 건강 조심하시고, 기분 좋은 9월 그리고 가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가끔 이렇게 책 속에서 새로운 책을 만나고, 새로운 이야기 만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가끔 원래 목표에 집중 못하고 딴 길로 심하게 새야 하지만..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 원래 목표에 정해진 기간이 있지 않다면 말이다.. ㅎㅎ(변명은...)

 

 



 

Cemeteries

Eggener, Keith
W W Norton & Co Inc | 2010년 12월

☞ 이 책이 위 TED 영상의 내용이 담긴 원서이다. 이 책 속에는 묘지에서 무엇이 적절한 행동인가에 관련된 사람들의 태도가 변화해온 과정, 그리고 묘지가 미국 최초 공립공원의 설계로 이어진 과정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또 다른 문화를 배워볼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