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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토익만점 수기

[도서] 나의 토익만점 수기

심재천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책의 2/3 지점을 읽기까지 계속해서 든 생각은 대체 이 책의 장르가 뭐지? 하는 것이었다. 분명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 이라고 했는데, 저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썼다고 했다. 그럼 논픽션? 픽션? 그렇다면 마약 관련 경험담은 진짜? 가짜? 이런 얘기 아무렇지도 않게 해도 되는 거야? 토익 공부 과정에는 눈길도 안가고 오로지 이 부분에 대한 생각만 가득차 있었다. 주인공은 외국인(?)이고, 한국의 마약사범에게는 엄격한 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체포된다면 그 과정은... 이러고 읽다가 갑자기 "레드 썬!! 아차 이 책 토익 만점 수기 책이지~" 하고 다시 정신을 차렸다. 오로지 토익 만점을 위해서 어학 연수를 떠난 주인공이지만, 마약 운반책이니, 인질이니 하는 황당한 상황 속에서 있음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스스로 꽤나 충실한 1년을 보낸 것 같다는 생각도 살짝은 했다.

 

체포 상황을 대비할 인질이 되고, 심지어 상황 재현까지. 파트너처럼 지내던 스티브의 집에서 가출하여 직원(묘사된 상황은 완전한 '노예'였다.)을 자처하며 영어 발음과 리스닝을 위해 노예가 되고... 그런 와중에 문제와 답을 모조리 외워버려서 더 이상 문제집을 실전처럼 풀 수 없게되자 스스로 문제를 만드는 출제자가 되어보며 함정을 넘는 스킬 파악을(오답 유도 방법을 파악) 하게 되고.. 이렇게까지 했다는 건 정말 절실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긴 하다. 초심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 꽤나 많았는데.. 독하다는 말보다는 뚝심 있다는 말이 더 먼저 나오게 한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대여하고 읽기 전 서평을 여럿 찾아봤다. 광고도 그렇고.. 대부분의 반응은 이렇다. 포폭절도 할만큼(?) 웃기기도 하지만 다 읽고 난 후의 씁쓸함은.. 이런 식이다. 솔직히 코미디라고 할 만한 부분은 단 한 곳도 없다. 또한 씁쓸한 상황은 많이 겪었고, 보았고, 들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감각이 무뎌진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씁쓸할 뿐이다.

 

책 초반에 주인공의 친구가 이런 말을 한다.(p.18) "요즘 토익 만점은 뭐. '나 눈 두개 달렸소.' 하는 것과 같지." (순화해서 제발 겸손해지세요.. 라고 말해주고 싶다.) 정말 재수 없는 말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주인공이 어학연수 끝날무렵 요코를 막으려다 경찰관이 쏜 총에 맞고 한 쪽 눈을 잃는 장면을(왜 스트레스 만으로 충분히 몸이 상하는데, 굳이 쌩뚱맞은 총상입는 설정이 필요한건지 지금도 반문하는 중이다.) 두고 토익 만점자와 아닌자를 대조하기 위한 설정이었던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결국엔 만점을 받아내고야 만 이 소설 속 주인공이라면 말해도 좋다. "나 눈 두개 달렸소" 라고.. 말미에 주인공 스스로가 이젠 두개가 아니지.. 라고 굳이 재확인 해주는 바람에 마음이 아팠지만 말이다.

 

그래도 등이 굽어졌던 주인공의 아버지가 사려 깊은 딸이 생겼다면 절대로 서울로 돌아가지 않겠다던 편지를 볼 때는 꽤 기분이 좋아졌다. 만점을 받은 주인공의 면접 상황을 끝으로 소설은 마무리 된다. 주인공의 면접 결과는 나오지 않지만, 희한하게도 그렇게 궁금하지는 않았다. 다만, 문학평론가의 꿈보다 해몽같은 작품 해설을 꼭 넣어야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 고전작품도 아니고.. 그냥 독자 스스로 작품에 대한 해석을 하게 하면 안될까.. 괜히 책 속 여러지문, 아니 문단을 몇 개씩 인용하며 지면을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작품해설 부분만 빼고는 나쁘지 않게 읽은 책이었다.

 

여담) 분명 소설인 데 제목만 보았을 땐 대체 얼마나 토익이 취준생들을 괴롭혔으면 이게 소설의 메인 주제가 되나 싶었는데, 책 표지를 보게 되니 대체 바나나랑 토익이 무슨 관련이 있길래? 하는 생각으로 가득찼다. 토익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이 바나나는 소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등장한다. 지친 마음에 몸까지 스러져 가던 주인공의 아버지가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역할까지 하기는 했으니 그 보상으로 표지모델이 된건가.. ㅎㅎ 뭐래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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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날이

    이게 소설 제목이군요. 저는 학습장인 줄 알았습니다. 제목을 보고요.

    2021.11.14 20:4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토모

      하.. 정말로 ‘제 토익 만점 수기’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ㅎㅎ
      도서관에서 이 책 처음 만났을 때 책 제목이 뭐 이래~ 했었답니다. 근데 그게 묘하게 또 호기심을 유발하더군요. 결국엔 이렇게 읽고 말았습니다. ^^

      2021.11.14 21:32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