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출간 시기에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서 이미 알고는 있었다. '하버드'와 관련된 책은 특히 저자가 해당 학교의 직접 관련자라면(예: 교수, 재학 or 졸업색, 교직원 등) 오로지 동기부여가 필요한 시기를 위해서 메모해두고 1순위로 참고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었다. 정확히 말로 표현할 수는 없으나 굳이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은 내용의 흐름 때문이라고 할까.. 이 책은 저자의 하버드 졸업 축사 유튜브 영상이 인기를 끌며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책이다. 하버드 졸업 축사야 워낙 유명하지만, 그리고 매번 그 내용들은 다르지만 뉘앙스나 느낌은 거의 차이가(?) 없다. 정말 간절해서 보지 않는 한 식상하다고 느낄 때도 종종 있다. 그래서 이 책에 선뜻 손이 안 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말하려는 것은 '질문'이다. 나와 상대방 그리고 모든 상황에 있어서 '끊임없이 질문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 질문이 때로는 어떤 시도가 되기도 하고, 그 시도가 실패하여 뼈아픈 경험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저자는 루즈밸트 대통령의 말을 빌려 '용기 있게 나서서 실패하는 것이 겁쟁이 구경꾼이 되는 것보다 낫다.'라고 강조하기도 한다.(p.106)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라'라는 부분이다(p.128). 다만, 이 부분에 대해 의미가 와전될 수도 있어서 저자는 이렇게 묻는 것이 결코 구체적인 조언을 해주거나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해 주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한다.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물음으로써 당신이 필요할 때 도와줄 수 있고, 이는 동등한 입장에서 관계를 이어나가는 방법이라고 한다. ('동등'이라는 단어에서 좀 갸우뚱 해진다.) 몇 년 전 외국인 한 팀을 어느 장소까지 인솔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그 팀원 가운데, 휠체어를 타고 계신분이 있었는데, 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야 했던 장소의 경사가 너무 심해 무척이나 난감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그 분이 외국인이라 우리와 문화가 다르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스스로 가장 고민하며 조심했던 문제의 핵심은 '어디까지 도와주는 것이 그 분께 결례가 되지 않는걸까?, 그리고 어떻게 말을 건네는 것이 기분 상하지 않게 하는 걸까?' 였다. 이 부분을 읽는 내내 그 당시의 상황이 계속 떠올랐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똑같은 상황이 와도 다시 같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는 점이다. 이런 질문조차 실례가 되지 않을지 고민 하다가 고민 하나가 더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버린다. 그래도 물어보는 게 최선일 것 같기는 하다.
문제는 질문하는 방법에 있는 것 같다. 상대방이 필요할 때 먼저 도와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질문법이 필요한 것 같다. 하나가 해결된 것 같더니 또 새로운 문제가 생겨버렸다. 이 처럼 질문이 질문을 낳고, 그 과정에서 답을 찾기 위해 계속 움직여야 되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는 인식 못하고 있겠지만, 끊임없이 뭔가를 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저자가 축사를 통해,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아직 유튜브 영상은 보지 않았는데, 목소리로 전해 들으며 또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 (p.184) 거부할 수 없는 답변을 하게 만드는 질문은 우리가 살면서 개발해 나가야 할 정교한 기술이다.
- (p.188) 질문의 의도와 맥락을 파악하고 상대방과 진심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바람직한 경청의 자세이다. 좋은 질문과 경청은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놀라운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