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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스마트폰

[도서] Z의 스마트폰

박준영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일단 책 표지만..) 첫인상은 좋지 않았다. 또 세대 구분 지으며 기존 세대와는 다르니 (일방적으로) 그들을 이해해야 된다. 따라가야 된다.. 뭐 이런 얘기를 하려나 싶었다. 아마도 책표지의 절반을 차지하는 'Z'라는 글자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제목에서 '스마트폰'이라는 글자가 눈에 띄었고 그게 호기심을 유발해 책 소개를 찬찬히 살피다 보니 이 책이 300명의 Z들의 스마트폰을 해부(?)하고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코로나 19 사태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Z세대 뿐만 아니라 연령대 구분 없이(예: 코로나 사태로 출입시 QR코드 인증 등) 생활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이 없이는 무언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해져버린 세상에서 스마트폰은 개인정보의 보고(寶庫)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것도 300명이나 되는 Z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조사를 위해 내어주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개인정보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향을 그대로 내보여줄 수 있는 스마트폰은 솔직히 자신의 사례라며 개인 연구를 위해서 그 증거로 내 놓기도 결코 쉽지는 않다. 물론 저자의 언급처럼 단 300명의 사례로 모든 Z들을 대변한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 사실만으로도 그들의 가치관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것 같아 놀라웠다. 그만큼 '스마트폰'이란 도구가 우리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상이다. 그런 놀라움이 이 책에 대한 호기심으로 바뀌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 『MZ 세대의 연령대』와  『대한민국 MZ 세대의 인구수』  (본책 p.28~29)

 

☞ MZ 세대의 연령대 (국가와 학자에 따라 구분이 일부 다르나 일반적으로)

  - M(밀레니얼) 세대 : 1980년 ~ 1990년대 중반 (약 29세 ~ 42세)

  - Z 세대 : 1990년대 중반 ~ 2010년대 초반 (약 14세 ~28세)

 

☞ 대한민국 Z의 인구수는 전체 인구의 17.6%인 약 910만명으로 밀레니얼(M) 세대까지 합하면 총 2,000만명에 달한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38%에 이르는 수치이다. 마케팅이나 트렌드를 다룬 도서들에서 MZ세대와 관련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유는 전체 인구의 38%나 차지하는 MZ 세대들이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인구에 진입하고 있으며,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 등 주변에 까지 소비에 있어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러한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저자는 초반에 그동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MZ라고 묶어 통칭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재된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이민자'에 해당하는 반면 Z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온전한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원주민(네이티브)'으로 위에서 보듯이 세대별 연령대를 하나로 묶기에는 그 폭이 넓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두 세대는 실제로 매우 다른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 디지털 수용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 근거로 말하고 있었다. 사실 M세대(우리나라에서는 Y세대에 해당)들 중 1980년대 초반의 나이대만 보더라도 사실 직전 세대인 X세대들(응답하라 1994 주인공 나이 전후 세대)과 경험적인 부분에서는 일부 겹치는 부분들도 없지 않다. 이 책 중후반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이와 관련된 내용은 트렌드코리아 2022에서도 관련 내용에서 동일하게 언급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사례들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각각 경험하며 사회에서 그 변화를 통한 혼란과 어려움 그리고 놀라움을 직접 경험했다는 점. 서태지와 아이들, H.O.T, 젝키 등을 통한 요즘말로 원조 덕질 세대라는 점 등이다. 그런 예만 보더라도 M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저자의 주장은 확실히 설득력 있다.

 

 

 

스마트폰 속에서 '경계 없는 삶'을 살아가는 Z

 

 


[사진] Z가 가장 자주 이용하는 앱 지도 (본책 p.89)

 

 

Z를 디지털 네이티브 혹은 디지털 원어민이라 부르는 이유는 태어나면서 부터 온전한 디지털 환경에 둘러싸여 자라왔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기를 살아온 X세대와 M세대들이 사용했던 디지털 기기들은 점점 작아지며 CF에서 사용되던 문구처럼 '손 안의 작은 세상'인 스마트폰은 Z들에겐 그야말로 온.오프라인 경계가 없는 말그대로의 온전한 세상이다. 그 세상 속에서 그들이 모든 일상은 앱에서 시작해 앱으로 끝나고 있었다. 책에서는 저자의 조사에 응한 한 22세 여성의 하루의 일상을 제시하고 있었다. 역시 스마트폰으로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종료한다. 이 여성의 일상을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총 10개로 구분지어 일상을 나열하고 있었는데, 이 시간동안 사용한 앱(정확히는 플랫폼이라고 하는게..)은 '카톡, 브이로그, 인스타, 유튜브, 틱톡, 페이스북, 트위터, 줌, 게더타운, 블로그, 디스코드 등'으로 10개가 넘는 앱이 언급되고 있지만, 각 플랫폼들은 이 여성의 이용 목적에 따라 하나의 플랫폼에 여러계정을(예: 친분, 팬덤, 과제, 자기계발 등으로) 갖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약 3페이지에 걸쳐 제시된 하루일과를 보는데 "이걸 모두 한다고?"라고 생각하며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심지어 스마트폰 내에서 앱으로 멀티태스킹을 한다. 한마디 더 보태자면 단 하루의 일상을 예시적으로 보여준거라 실제로는 이 보다 사용량은 더 많다는 점이다. 그 증거가 바로 위 사진이다. Z의 스마트폰에는 평균 125개의 앱이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물론 그 많은 앱을 매일같이 모두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사에 따른 한 달 동안 사용하는 앱은 약 58개 정도라고 한다. 팬데믹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앞서 언급한 22세 여성의 기상 즉시 카톡 확인으로 시작하고 디스코드로 대화를 하며 게임으로 마무리하는 하루 일과만 보더라도 더 많은 설명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위 사진 속 앱들은 Z세대 300명의 스마트폰에서 자주 이용되고 있는 80개의 앱을 11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저 많은 앱들의 손 안의 작은 세상속에서 Z들과 함께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이전 세대들과의 차이점 혹은 특성이라면 어떤 책이 새로 출간되었고, 베스트 셀러인가 궁금해 매일 같이 온라인 서점을 들락 거리는 것처럼 Z들은 날마다 혹은 주기적으로 앱스토어에 들어가서 새로이 출시되거나 인기 있는 앱을 확인하고 직접 사용해 본다는 점이다. 그렇게 사용해보고 유용하면 남겨두고, 그렇지 않으면 즉시 삭제 하는 방식으로 Z의 스마트폰 안의 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몇 년전 이 세대들과 함께 일을 했던적이 있다. 당시 그들은 학부 3~4학년 생들로 일부는 졸업 이후 준비를 일부는 는 휴학 후 교환학생으로 해외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시 대화를 하며 동아리 이야기가 잠깐 나왔었다. 내 경우 입학부터 졸업까지 과제에 치이는 학과 특성상 그리고 개인 사정으로 동아리 활동을 해보지 않았지만, 대학 생활을 한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친분관계를 가져가는 것은 같은 과 동기들 보다는 동아리 친구들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그 때 함께 일을 했던 학생들 말로는 그 마저도 달라진 듯 했다. 수능이 도입되고 교육과정이 계속 바뀌며 수시, 정시 등으로 입시체계가 바뀌며 이른바 반수생이 경우에 따라서는 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지 오히려 동기를 서먹해 하는 경우가 많은 듯 했다. 동아리도 교내 자체 동아리 보다는 여러 학교가 연합한 연합 동아리를 통해 다른 학교 또래들과 더 친하게 지낸다는 말을 했었다. 학교는 그야말로 강의와 과제 외에 스펙을 쌓기 위한 곳이었다. 그 때 그 상황을 이 책을 보면서 비로소 이해 할 수 있었다.

 

Z들은 친분관계도 자신의 관심도에 따라 플랫폼의 해시태그를 통해 파도타기를 하며 찾아가고 있었다. 동호회나 팬덤 등 여럿이 모인 모임의 마무리 단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식이다. 참석한 모임에서 자신들의 주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그들에겐 그걸로 이 모임의 상황은 끝인 것이다. 이후 회식 등을 통해 친목을 다진다는 것은 그들에겐 불필요한 쓸데없는 일이다. 목적을 달성하면 쿨 하게 해산하는 것(헤어지는 것)이 Z들이다. 그리고 꼭 안면이 있을 필요도 없다. 온라인 상에서 안면이 없어도 대화를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면 거기서 새로운 친분관계가 형성이 되는 식이다. 이 모든 상황들은 손바닥만한 크기 속 세상에서 이루어진다. 이쯤되면 회사에서 열 손가락을 이용한 타이핑이 엄지손가락 사용보다 더 힘들고 오피스 툴을 다루는 것을 더 힘들어하는 이유들을 비로소 알 수 있다.(이해라고 하기에는 좀..)

 

 

 

디지털 세상 속에서 '온기'를 찾아 움직이는 Z

 

이 책을 읽다보면 손 안의 세상에서 대부분의 일상을 살아가는 Z들이 그것들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으로 책 전반에서 수시로 그리고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었던 것은 '공감대'와 '유대감' 이었다. 게다가 그 중심엔 '자신'이 있어야 된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주 혼자있고 싶어 하면서도 늘 함께하고 싶어하는 특성이 Z들이다. 뭔가 앞뒤가 참 안 맞는 말 같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저자가 어느 챕터의 소제목으로 달아놓은 이 말 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다른 세대에 비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Z들은 관심사나 취향 공유를 위해 원하는 커뮤니티와 언제든 만날 수 있지만, 굳이 불편한 관계 유지에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이들은 마음에 들지 않으며 바로 손절하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찾아나서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관심사를 찾아 커뮤니티 유목민을 자처하면서도 어딘가에 정착하고 싶고, 누군가 함께 하고 싶어하는 욕구는 Z들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Z들이 활발하게 사용되는 앱에는 '위치 기반 메신저'들도 있는데, 대표적인 앱이 '젠리'라는 앱이다. 앱을 통해 친구를 맺은 사람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고 한다. 약속장소까지 한참 남았는데도 '다왔어'라는 핑계를 달고사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는 하나 정말 그 목적으로 사용이 되고 있는지 사실 의문이다.

 

게다가 Z들은 '공정함'을 중시한다.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서슴없이 문제제기를 통해 시정을 요구한다. 이런 상황은 학교에서든, 집에서든, 기업이든 불문하고 어디든 적용이 된다. 그런데, 그런 공정을 중시한다는 Z들이 팬덤을 위해서 하는 행동은 또 정반대이다. 예를들면 자신들의 좋아하는 아이돌의 음원을 그리고 실트(트위터 실시간 검색) 1위로 올려놓기 위해 스트리밍 총공(총공격)을 하기도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소속사에 당당하게 의의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행동에 팬덤이란 말로 간섭하기도 한다. 국내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와 예능관련 페이지나 기사의 댓글창을 없앤 이유를 생각하면 이게 Z들이 생각하는 공정인건가 하고 의문도 분명히 생기기는 한다.

 

읽은 내용을 정리하며 이렇게 말하고 보니 내가 느낀 Z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인 것 같다. 읽다보면 그들이 스마트폰 속 어플을 통해 행하는 무언가들이 그리고 왜 그렇게 하는지에 대해 너무 너무 공감이 되는 부분들도 분명히 있었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것과 그들의 실제 행동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반대인 경우도 상당히 많아 소위 이것이 Z들이 말하는 '정의'인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Z들도 온도가 없는 디지털 세상속에서 그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따뜻함' 즉, 온기 인 것 같다. 그건 세대를 불문한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인 것 같다. 부당하다 생각되면 문제를 제기하고, 불필요한 것에 시간이나 힘을 들이지는 않으며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온 신경은 두 손안의 스마트폰에 가 있는 그들이지만, 그들 조차도 디지털 세상 속에서 자신들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주는 곳으로 마음뿐만 아니라 행동까지 옮겨가고 있다고 느껴졌다.

 

나는 X세대, Y세대(M세대), Z세대 하며 세대구분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마치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세상의 모든 것을 주도하는 것처럼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실패한 사람처럼 일방적으로 몰고가는 투의 내용이 너무 싫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 그런 내용을 다룬 도서를 읽으려고 시도하다 성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래서 그 시도가 성공한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그만큼 저자의 말이 꽤 설득력이 높았고, 다른 책들과의 차별점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세대 구분하며 항상 짝꿍인냥 따라다니는 '꼰대'라는 말도 말이다. 나이가 많다고 모두가 꼰대가 아니며(오히려 젊고 어린 꼰대도 많다. 이건 그들도 인정하는 말이다.), 기성 세대라고 새로운 것을 마냥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 100세 시대 운운하면서 서로 다른 성향의 세대들의 특성을 통해 세대간 융합과 공존을 말하기 보다는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야 된다는 것도 또 다른 의미의 기성세대에 대한 폭력이 아닐까?(말이 너무 과하기는 하지만..) AI와 인간의 공존을 말하기 전에 이런 도서들을 통해 세대간의 특성을 서로 잘 이해하고 공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하는 생각해 본다. 나 역시 윗 세대를 통해 세대차이 운운하며 핀잔도 들어보고, 이제 새로운 세대들을 보며 그런 윗 세대들의 입장에 놓인 상황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책 속의 내용을 통해 여전히 Z들이 온전히 이해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그들을 나무랄 생각 또한 절대로 없다. 다만 기성 세대들이 이런 Z들을 이해하고 잘못되었다고 생각된 부분은 따뜻한 대화를 통해 바로잡아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 본 게시글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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