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포스트 피크 거대한 역전의 시작

[도서] 포스트 피크 거대한 역전의 시작

앤드루 맥아피 저/이한음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기후변화는 현대세계에서 가장 핫한 이슈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올라간다는 것, 그리고 그런 온도상승이 최악의 경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에 여섯 번째 대멸종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것은 압도적 수준으로 과학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구 온도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그런 기후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온도상승으로 인한 기후변화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든지 혹은 그런 기후변화가 일상적인 범위 안에 들어있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 대부분은 화석연료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다국적 에너지기업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은 무조건적으로 대놓고 거부한다. 가장 극단적인 예는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미국의 트럼프대통령이지 싶다.

 

그럼에도 많은 국가와 사람들은 온도상승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재생에너지 개발을 서두르고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치, 사회, 경제체제를 갖추지 못했기에 지구라는 행성의 미래에 대해 낙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앤드루 맥아피 MIT교수는 우리의 지구를 지키는 문제에 있어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필요가 없으며, 단지 지금 굴러가는 것을 조금 더 가속시키면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책 [포스트 피크, 거대한 역전의 시작]에서 지구 착취의 정점은 이미 지났으며 기술을 토대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우리의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이 맞는다면 어쩌면 우리는 헛발질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직관에 반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앤드루 맥아피 교수는 먼저 인간의 역사를 통틀어 인류의 번영은 지구에서 자원을 채취하는 능력과 긴밀하게 결부되어 있었다고 말한다. 즉, 인구가 늘어나고 더 번창해질수록 인류의 필요에 따라 채취하는 것들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이미 전환점을 돌았으며 덜 쓰면서 더 많이 얻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술발전이 자본주의와 결합하면서 인류의 바램과 필요를 충족시키는 일을 더 잘하고 있으며, 여기에 대중의 인식과 반응하는 정부로 인해 인간 삶의 조건과 자연의 상태를 개선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기술발전’, ‘자본주의’, ‘대중의 인식’, ‘반응하는 정부’를 낙관주의의 4대 기수라고 부르며, 전 세계적으로 4대 기수들이 달리고 있으므로 급진적인 변화를 이룰 필요가 없고, 이미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포스트 피크(post peak)란 말 그대로 정점 이후를 가리킨다. 인류가 성장을 위해 지구를 착취하는 정점이 지났고 그 이후인 지금은 4대 기수로 인해 거대한 역전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온갖 통계자료를 동원하여 탈물질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먼저 인간이 환경의 제약을 받아오면서 우리의 목적에 맞게 환경을 바꾸는 법을 터득했지만 현명하게 적용하지는 못했다고 말한다. 산업시대에 인간이 저지른 실수는 노예제나 아동노동 착취에서 보듯 사람들을 생산기구의 일부가 되도록 강요했고, 식민주의가 말해주듯 땅과 자원을 빼앗아서 투입으로 사용하고, 동물들을 멸종시키거나 혹은 멸종으로 내몰고, 산업적 생산의 부작용으로 생기는 끔찍한 오염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자원의 총소비량이 정점에 달했다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포스트 피크 단계에 이르렀지만 성장은 계속되는 탈물질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한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금속이나 작물 등 2015년 미국에서 소비한 자원의 90퍼센트 이상이 이미 포스트 피크 단계에 이르렀고, 플라스틱 사용량, 에너지 총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들기 시작하여 머지않아 포스트 피크단계 즉 탈물질화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낙관한다. 이러한 탈물질화의 원인으로 그는 자신이 주장한 낙관주의의 4대 기수를 들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는 낙관주의의 4대 기수가 어떻게 탈물질화를 추진한다고 보는 것일까? 먼저 그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경제성장은 혁신과 기술에 힘입어 자원소비량과 분리되어 왔고, 이것은 자본주의의 경쟁이 탈물질화를 자극시킴으로써 가능했다고 본다. 또 자본주의는 탈물질화뿐만 아니라 부, 건강, 복지 측면에서도 유례없는 성장이 일어나게 만든 주된 이유라며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정부의 무능과 부패때문이라고 단언한다. 그런가하면 위험의 문제를 대중에게 인식시켜 제고하게 만들고 정부는 그들의 우려에 반응하여 좋은 해결책을 내놓아 상황을 역전시킬 효과적인 조치들을 시행함으로써 탈물질화를 추진했다고 말한다. 최근 수십 년 사이 이 4가지 기수가 전세계적으로 큰 진전을 이루었으며, 그 결과 우리 인류는 소비를 탈물질화하고 오염과 멸종을 줄임으로써 지구를 더 가볍게 디디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에 중요한 척도에서 엄청난 개선이 이루어진 사례로 동식물의 기록된 멸종사례들이 드물며 그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고, 새로운 종을 창조함으로써 생물다양성이 순증하고 있으며, 자연 보호구역과 농사를 짓지 않음으로써 숲의 면적이 증가하고, 지구온난화 역시 프래킹으로 발전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바꿈으로써 총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었다고 말한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수많은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물론 우리가 탈물질화를 이룸으로써 지금보다 좋은 사회를 만들고 나아가 기후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인류가 반드시 그렇게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주의가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세상은 저자의 주장처럼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싶다. 통계라는 것은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미국을 예로 들어 인류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도 심각한 오류를 내포할 수 있다. 저자는 프래킹으로 인해 화석연료의 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하지만 프래킹 또한 화석연료를 채취하는 한 방법일 뿐이다. 더군다나 셰일 오일 혹은 가스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모래나 물과 같은 막대한 자원을 사용하고 유정 주변과 파이프라인이 지나는 땅을 황무지로 만드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도 않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내재적 모순 때문이 아니라 그 나라 정부의 무능과 부패 때문이라든지, 온실가스 배출이 대부분 개발도상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은 산업시대 선진국의 팽창주의와 그로 인한 식민주의의 결과임을 간과하고 있다. 거기에 원자력이야말로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이라고 하는 말이나 GMO의 확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민들이 계몽되어야 한다는 말은 설사 그것들이 탈물질화에 도움이 된다 할지라도 더 큰 후유증을 남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거니와 우리들의 직관에 반하기도 한다.

 

물론 저자는 자본주의의 본성이 탐욕스럽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고 오염물질이나 온실가스의 배출이 아직은 심각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이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르지만 열린 마음을 갖고 읽어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래서 나 또한 열린 마음으로 읽고자 노력했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의문은 내가 전문가가 아니기에 자세히 몰라서 일어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지만 그리 썩 개운한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현실을 제대로 알고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일이다. 어쩌면 2015년 파리기후협약은 그 단초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올스톱 되어있다.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세상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는 낙관주의인지, 아니면 후손에게 지속가능한 삶을 물려주기 위해 힘을 모아 행동해야 하는 것인지는 모두가 한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그동안 접해왔던 미래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와는 조금 상반되는 책이네요. 저자가 책에서 주장하는 낙관주의를 전적으로 동조하기에는 현재 지구촌이 처한 현실에서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너무 비관적인가요?ㅎ

    2020.11.23 13:0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초보

      첫장을 펼쳐들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저자의 말처럼 열린마음으로 읽을려고 노력하며 읽었네요. 현실을 바라보는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저자의 낙관주의처럼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했구요. ㅎ

      2020.11.24 09:06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