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권력의 심리학

[도서] 권력의 심리학

브라이언 클라스 저/서종민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우리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당초와는 달리 부패하는 모습을 수없이 보아왔다. 물론 그중에는 처음부터 부패했으나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사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보았던 사람도 권력을 쥐면서 부패해가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흔히 들을 수 있는 ‘내로남불’은 부패한 사람 혹은 권력의 전형적인 수법이 아닌가 싶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국제정치학과 부교수인 브라이언 클라스가 쓴 이 책 [권력의 심리학]은 권력과 부패의 함수관계를 다룬다. 그는 이 책에서 ‘더 악한 사람이 권력을 가지게 되어있는가?’, ‘권력은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가?’, ‘왜 우리는 우리를 통제할 권리가 없어 보이는 사람이 우리를 통제하게 놔두는가?’, 그리고 ‘부패하지 않은 사람에게 권력을 주고 그 권력을 공정하게 행사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란 네 가지 질문을 통해, 누가 권력을 얻고 권력은 우리는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한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권력의 유혹과 권좌의 효력은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다행히도 맥락과 시스템은 변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정치학의 최신 이론과 현장연구를 중심으로 권력과 부패의 관계를 풀어낸다.

 

권력은 위계질서로부터 파생된다. ‘우리 종 호모 사피엔스의 30만년에 걸친 역사를 단 1년으로 축약한다면, 우리는 새해 첫날부터 거의 크리스마스 즈음까지는 대체로 위계질서가 없는 평평한 사회에서 살아온 셈이 된다. 그러다가 1년의 마지막 6일 동안 복잡한 문명이 전 세계에 뿌리 내리면서 위계질서가 규범으로 자리를 잡았다.’(54쪽) 위계질서는 농경이 시작되면서 잉여생산물에 의한 불평등과 인구증가로부터 형성되었다. 위계질서가 확산되면서 권력을 향한 다툼도 늘어났지만 위계질서와 권력은 공동체가 생겨나고 사람들이 협력을 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계 속에서 누가 더 쉽게 권력을 가지게 될까? 과학적으로 볼 때 우리는 아직도 석기시대의 뇌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 종의 진화적 역사를 몸에 새기고 있다. 우리의 사회적 관계는 변화를 거듭했지만 뇌는 그러지 못했고, 그래서 인간은 현대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특정근거들을 가지고 지도자를 선택하는 방법을 배워왔다고 한다. 저자는 왜 부패한 사람이 그토록 효과적으로 승승장구하는지를 어둠의 3요소를 통해 설명한다. 어둠의 3요소란 마키아벨리즘, 나르시시즘, 사이코패스성향을 가리키며, 이 세 가지 요소가 극단적으로 응축되어 있을 때 문제가 된다고 한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논리, 오만, 자아도취, 공감능력의 부족, 음모, 충동, 공격성 등은 권력욕을 더욱 키워주는 한편, 권력을 더 효과적으로 손에 넣을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지위가 중요하지만 자신감도 중요하다. 우리는 위계질서에서 우리보다 상위에 있는 사람을 따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자신 있는 사람을 더 따르는 경향이 있다.’(187쪽)

 

또한 우리가 자라나거나 살고 있는 문화가 잠재의식을 통해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이미 수많은 연구로 증명되었다고 한다. 시스템을 조작하여 권력을 얻는데 더 능한 사람들도 있지만, 나쁜 시스템이 권력 남용을 부추기고 좋은 시스템이 남용을 방지하는 것도 분명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데 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부패하는 걸까? 혹시 우리는 권력자에 대해 왜곡된 관점을 가지고, 그 결과 권력이 사람을 실제보다 더 부패시킨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저자는 권력자를 왜곡하게 만드는 네 가지 현상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 권력자들은 단지 더 나쁜 결정을 내려야 할 뿐이고(더러운 손), 권력 탓에 부패한 것이 아니라 그들은 이미 나쁜 짓을 더 잘하는 방법을 학습을 통해 배웠고(나쁜 짓 잘하는 법 배우기), 그 사람이 얼마나 자주 악행을 저질렀는가는 그런 기회를 얼마나 자주 마주했는가를 고려하야 하고(기회는 찾아온다), 더 많은 감시를 받기 때문에 더 자주 발각된다는 점(현미경 아래에서)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선하게 행동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권력이 사람을 나쁘게 만든다’라는 널리 인정된 시각이 우리가 책임자를 평가할 때 저지르는 인지적 실수 때문에 과장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는 말은 맞다고 강조한다. 현대 심리학연구는 재현성과 편의표본 추출이라는 두 가지 한계성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살펴볼 수 있는 증거들은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한다. ‘권력자가 된다는 것은 더 이기적이고, 동정심 없고, 위선적이고, 힘을 남용하기 쉬워진다는 점’(288쪽)이 그것이다. 즉 권력은 부패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위선자를 만들고, 위험을 감수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처럼 부패한 사람들이 더 많은 권력을 원하고, 권력을 잘 획득하고, 좋은 사람도 일부는 권력을 손에 넣음으로써 부패하게 된다면 우리는 이런 역학을 어떻게 뒤집어야 할까? 저자는 좋은 사람들이 권력을 추구하고, 획득하고, 지도자가 되어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할 방법들을 제시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과제들은 총 10가지이다. 먼저 더 나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전략으로는 지원자 풀을 늘리고 선별과정을 강화하는 것(과제1), 무작위선출로 감독기관을 구성하는 것(과제2), 사람들을 순환시켜 부당거래를 방지하는 것(과제3), 그리고 결과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까지 검토함으로써(과제4) 더 선한 사람들을 권좌에 앉힐 수 있다고 한다. 또 책임의 무게를 느낄 수 있게 책임감을 자주, 강하게 상기시키는 장치를 만들고(과제5), 사람을 추상적인 존재로 여기게 두지 않아야(과제6)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권력자들이 때때로 코앞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불편함을 느끼는 일이 없다면, 아마 그들은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 것이다.’(359쪽)라고 말한다. 감시는 누구에게라도 불편을 야기 시킨다. 그래서 저자는 언제나 지켜보고 있다는 감각을 주고(과제7), 감독의 초점은 지배자에게 맞추며(과제8), 그런 감독에 무작위성을 활용해 억지력을 높여야(과제9) 한다고 제시한다. ‘모든 사람을 의심하고 사회적 신뢰 따위는 없는 사회에서 살고 싶어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신 우리는 유달리 막대한 영향력이 따르는 권좌에 앉은 사람만이 감시받는 걱정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413쪽) 즉 우리가 걱정해야 할 사람들은 지배를 받는 사람들이 아니라 지배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부패하지 않는 권력을 설계하기 위하여 원칙을 지키는 구원자를 직접 만들어야(과제10)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시스템이 좋아야 한다는 말일게다.

 

이처럼 저자는 권력과 부패라는 함수를 풀기 위해 10여 년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백 명의 최고위 지도자들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그들은 종교지도자, 쿠데타 음모자, 군 장성, 정치지도자, 선동가, 부패한 CEO 등 막대한 권력을 휘두른 사람들이었다. 그들과 만나 대화하고 그들 행동의 배경인 시스템을 연구한 저자는 그들이 부패할 수밖에 없었던 요인을 찾아내고, 그들에 대한 통제권을 우리가 갖기 위한 방법들을 제안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선택의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와 있다. 저마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많은 말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선택은 어렵기만 하다. 저자가 전하는 권력의 본질에 대한 통찰은 어떤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것이 적합한지, 그리고 그는 부패하지 않기 위하여 시스템을 어떻게 바꿔나갈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느 것 같다. 우리는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이 책은 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생각이 든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좋은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 봅니다.

    공무원들에게 주기적으로 청렴결백 교육을 시켜야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잊을만하면 세뇌시키는 것 같은 거죠.

    2022.03.13 22:31 댓글쓰기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