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우리편 편향

[도서] 우리편 편향

키스 E. 스타노비치 저/김홍옥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편향이란 사고오류로 이어지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추론과정을 의미한다. 우리편 편향이란 우리가 자신의 사전견해와 태도에 우호적인 방식으로 증거를 평가·생성하고, 가설을 검증할 때 나타나는 편향이라고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내 편 네 편을 가르고 서로 반목한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고통은 우리편 편향 때문에 발생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탈진실 사회가 아니라 우리편 편향 사회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게 계속 편을 가르는 걸까?

 

심리학자인 키스 E. 스타노비치 교수가 쓴 이 책 [우리편 편향]은 편 가르기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광범위한 심리학 문헌 연구와 자신이 행한 인지심리학 실험의 결과를 통해 우리편 편향이 사회를 분열시키고 공익에 해가 되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계속해서 편 가르기를 하는 현상의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의 우리 사회를 보아도 이는 분명하다. 무분별하게 가짜뉴스가 나돌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런 뉴스 모두를 가짜뉴스라고 여기지 않는다. 내 편이 아닌 네 편에서 나온 뉴스만을 가짜뉴스라고 생각한다. 진실과 사실이 중요하다고 여기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생각과 같을 때로 한정된다.

 

저자는 우리편 편향이 매우 다양한 판단영역에서, 모든 인구집단에서, 모든 단계의 정보처리 과정에서 나타난다고 말한다. 의미가 모호한 행동에 대해서 자신이 속한 집단을 지지할 때 더 우호적으로 평가한다는 말이다. 그동안 수많은 심리연구에서 무분별하게 편향을 정의해왔지만 저자는 신념편향과 우리편 편향을 분명하게 구분한다. 신념편향에서 나타나는 신념은 검증가능신념으로 이는 현실세계, 그리고 그 세계를 기술하기 위해 우리가 하는 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증거를 편향되게 평가한다. 반면에 우리편 편향에서 나타나는 신념은 확신으로 저자는 이를 원위신념이라 부른다. 원위신념은 우리의 보편적인 세계관으로부터 비롯되며 우리의 가치관을 담고 있다. 그리고 정신적 헌신과 자아몰두로 이어져 확신으로 치닫는다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원위신념의 대표격인 이념과 정치는 우리편 편향의 풍부한 원천이라고 한다. 그래서 수많은 종류의 정치적 판단에 관여하며, 협상이나 작업환경에서 이기적인 태도를 내리도록 부추긴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세계관에 의거해 동일한 증거라 할지라도 전혀 다른 함의를 지닌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집단정체성은 우리편 편향의 핵심원천이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하는 의사소통의 대다수는 무엇인 참인지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게 목적이 아니다. 그렇다기보다 남들에게 보내는 신호로서, 때로는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신호로서 기여하는 기능적 의사소통이다. 남들에게 전달될 경우에는 우리가 가치롭게 여기는 집단에 우리를 묶어주고, 자신에게 전달될 경우에는 동기적 기능을 부여하기 때문이다’(99쪽) 그래서 자신이 속한 내집단에 부정적인 정보를 수용할 때는 문턱을 한껏 높이고 긍정적인 정보를 흡수할 때는 문턱을 대폭 낮춘다. 이러한 우리편 편향은 그것의 부정적인 효과가 대부분 자기 자신에게가 아니라 남들에게 미친다는 점에서 특이한 편향이라고 한다. 사회는 우리편 편향의 부정적인 결과로 인해 고통 받지만, 개인들 각자도 그런지는 전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양한 인지편향을 피하는 경향성은 인지능력 및 사고성향에서 개인차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수많은 실험을 통해 오랜 세월동안 건재해 온 결론이었다고 한다. 저자 역시 그런 결론을 내렸고 20년 넘게 경향성을 관찰했지만 우리편 편향은 달랐다고 한다. 개인차 변수들이 우리편 편향에서 만큼은 거의 예측해주지 못했고, 오히려 수리력이 더 좋은 경우 집단 간의 신념 양극화는 더욱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한다. 신념편향은 다른 인지적 편향과 마찬가지로 개인차와 상관관계가 있었지만, 문제되는 신념이 검증가능신념에서 원위신념, 즉 확신으로 넘어갈 때 신념편향은 우리편 편향으로 옮아가고, 이는 인지능력이나 합리적인 사고와 같은 개인차와는 관계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편 편향이 특이한 편향임을 보여주는 또 한 가지 특징은 그것이 대부분의 환경에서 영역일반성을 드러내지 않으며, 지극히 내용 의존적인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125쪽) 이는 우리편 편향의 정도가 견해의 전반적인 방향이 아니라 그 강도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즉 우리편 편향의 수준과 상관성을 보이는 것은 각 이슈들에 대한 견해의 강도이지 그 견해의 전반적인 유의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우리편 편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저자는 이에 대해 ‘사람들이 자신의 선언적 지식, 행동경향, 의사결정양식을 획득하는 것이 선천적 성향과 대체로 무의식적인 사회적 학습의 조합을 통해서 임’(159쪽)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심리학에는 넘쳐난다고 말한다. 가치관과 세계관은 아주 어릴 적부터 발달하며, 어린아이로써 우리가 노출하는 신념은 부모·이웃·친구 그리고 학교 같은 기관들에 의해 적잖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즉 ‘우리의 원위신념은 주로 우리가 속한 소중한 집단들 내에서의 사회적 학습과 모종의 생각 유형들에 이끌리는 선천적 성향간의 함수’(170쪽)이고, 그래서 우리의 견해 대부분은 개인적 합리성보다 공동의 집단적 사고에 의해 형성되며, 우리는 집단충성심 때문에 그 견해들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보수와 진보사이의 각 이슈들에 대한 유의성의 명확한 차이는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자신이 속한 내집단이 어디냐에 따라 외집단을 향할 때 거부경향이 강해진다. 서로가 비합리적이라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편향은 남들의 사고 속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식하기 쉬운 것으로 드러나지만, 흔히 본인 자신에게서는 감지하기 어려운 편향사각지대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유독 인지 엘리트들 사이에서 우리편 편향이 맹위를 떨치는 이유를 편향에 대한 무감각, 즉 편향사각지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장에서 이러한 편향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우리편 편향을 줄이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우선은 가치관 차이를 이해하라고 조언한다. 우리는 하나의 이슈에 따른 여러 가치관 가운데 어느 쪽에 비중을 둘 지에서 드러나는 정당한 차이를 자기 반대자들이 그저 사실에 대해서 알지 못해서(즉, 무지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오판한다. 따라서 논쟁중인 그 어떤 이슈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할 가치관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더 많이 깨달을수록 우리편 사고는 덜해진다는 것이다. 또 자신의 신념을 의심해 보라고 말한다. 신념은 내가 아니라 신념 그 자신에 봉사한다는 것을 알고, 그러한 통찰에 힘입어 스스로의 신념과 약간의 거리를 두면, 확신에 가까운 신념의 수가 줄어들고 그로 인해 우리편 편향을 드러내는 경향성도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편 편향을 이끌어 가는 것은 확신이지만 그 상당수는 당파성에 의해 주조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람들은 이념적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다양한 영역의 여러 이슈에 관한 입장들에서 이념적 연계성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회 양극화의 증가는 대부분 상대방 이념의 부정적 당파성이 증가하는데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이는 정당과 정당이념이 빚어낸 결과로 당파적 엘리트들이 정치적 편의를 위해 사람들을 이념적으로 내몰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관점을 바꿔보는 능력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리고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정보처리를 디폴트로 삼으려 하기에 인지적 부담이 되는 관점 바꾸기는 습관이 될 때까지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처럼 우리편 편향의 원인과 특이성 그리고 그 대응방법에 이르기까지를 인지심리학,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정치학 등 심리학의 모든 영역과 비공식 추론 문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분야의 연구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연구는 심리학의 깊은 부분까지 언급되고 있어 책을 읽으면서 다소 어렵게 다가오기도 했다. 또한 우리편 편향의 문제를 미국의 이념적 양극화와 정치적 당파성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 역시 우리편 편향이 만연되어 있기에 호기심이 들기도 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편향이 실은 우리 몸에 각인된 원위신념, 즉 확신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고 주원인이 당파성임을 이해하게 된 것만 해도 책을 읽은 보람이 있는 것 같다. 우리 사회의 편 가르기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낀다면, 그리고 그것이 사회에 해악을 끼친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리뷰 제목 ‘신념은 어떻게 편향이 되는가?’는 이 책의 부제이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리뷰 읽기도 어려운데, 리뷰로 쓰시다니.
    간만의 리뷰라서 더 정신 바짝 차리고 읽었는데 어렵네요.
    우리편 편향이 되는 건 아무래도 성향이 비슷해서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달라서 끌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비슷하니 끌리고 맞다고 생각해서 우리편 편향이 되는 게 아닌가. 우리편으로 보기 시작하면 안맞아도 맞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거나(받아들이는 것처럼 연기하거나)가 되는 게 아닌가 싶은.

    2022.03.13 21:59 댓글쓰기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