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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옳고, 그름을 떠나 Fact(사실)을 있는 그대로 잘 바라보는 능력이 현실에서 생존역량을 증대시킨다. 보여지는대로 보고 판단하는 사람이, 보고 싶은 대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사람보다 강할 수밖에 없다. 손자의 지피지기란 이런 것이다.


 늦게 집에 돌아와서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1300개 품목에 대한 USTR의 중국 제품에 관세부과에 대한 뉴스가 눈에 들어온다. 나도 당장 이 부분의 연관성에서 자유롭지 않다. 통제할 수 없는 환경 영역이다. 컴퓨터를 켜고, 재빠르게 'USRT Tariff List on Chinese Products'이란 검색을 시작했다. 뉴스와 기사 더미에서 결국 품목 리스트를 찾자마자, 나와 연관이 있는 HS code와 key word를 통한 PDF file검색을 했다. 리스트에 나와 관련이 있는 품목들의 List가 있다. 


https://ustr.gov/sites/default/files/files/Press/Releases/301FRN.pdf


 국제 물품매매 계약, Incoterm라는 정형 거래조건의 기준에 따라서 수입시 발생하는 관세가 25% 오른다. 통상적인 유통업체, 현지 소비자 가격이 수입 가격에 비례하여 형성되기 때문에 25% 수준의 현지 가격 인상은 불가피다. 업체들이 수익을 줄여서 방어를 하더라도 20% 이하로 유지하기는 일반적인 시장에서 대단히 어렵다. 현지 지사가 아니라면 거래처들과 정책상 조율에 난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  3년 전 러시아 르불이 60% 수준으로 폭락할 때 내가 종사하던 업체들의 동향을 보면, 글로벌 업체들이 80%, 국내 기업들도 50%의 시장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 가장 큰 소비형 국가 시장이 미국의 이런 미친 실행력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파장이 불가피한다. 많은 기업에게도 음과 양의 모습으로 다가 올 것이다. 그만큼 세상은 글로벌이란 이름하에 너무나 잘 연결되어 있다.


 단기적으로 한국 기업에게 유리한 면이 존재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좋은 현상은 아니다. 강자는 경기의 규칙을 결정한다. 경기의 규칙을 결정하는 힘은 막강하다. 하지만 약자는 경기의 규칙을 교묘하게 대응하는 대책을 끊임없이 만들어 낸다. 인류의 역사는 정책을 만들어 내는 자와 그 정책에 대책을 수립하는 자의 끊임없는 변증법적인 발전사이다. 그 조율이 안될 때에 양극화, 우경화등이 발생하고 전쟁이라는 싸움을 하는 것이 또 다른 인류 역사의 이면이다. 최근의 한반도 분위기는 그럼점에서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큰 긍정적 신호다.



 다음주 라스베가스에서 전시를 해야하는 내 입장에서는 미주 시장의 활로가 열릴 것이라는 점이다. 분명 나에겐 호재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즐거워하는 현실이 내가 종사하는 산업의 경쟁력, 경쟁 압박에 대한 불안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 좋아하는 현실만큼 내가 종사하는 업종과 이를 반기는 한국 기업들의 방만한 경영 현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만큼 30년 가까이 중국의 약진과 집중력은 높이 사야 한다. 


 그런데 인터넷 기술기반의 스마트 제조 2025이란 시진핑의 국가 정책에 대해서, 미국과 트럼프의 USTR이 저격이 시작된 것이다. 타국의 주도적인 정책에 타케팅 하는 것은 미국도 그만큼 준비와 각오를 하고 시작한 것이라 예견된다. 트럼프의 임기와 상관없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플라자 합의를 통해서 조폭처럼 독일과 일본의 환율을 무지막지하게 조율한 전력을 생각해 보면 그렇다.


 우리나라가 GDP 8% 성장을 28년 정도 계속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기록을 30년까지 올린 유일한 나라가 지금의 중국이다. 그리고 200년 전으로 올라가면 중국은 아무도 계산하지 않던 시절 수 천년간 세계 초강대국의 저력을 유지했던 나라다. 잠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아편전쟁 이후 200년 정도를 헤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4-5년 전 중국의 경제학자들이 저술한 책을 보면 실물 경제에서 최근의 중국은 군계일학이다. 하지만 화폐 헤게모니의 주도권이 갖는 위험을 중국의 약점으로 많이 보는 경향이 높았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달라를 콜라라는 화폐로 바꾼다면 1조 6천억 수준의 채권을 들고 있는 중국과 일본은 알거지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채권국가가 3월에 100억 달러의 채권을 판것이 아닌가 의심하는 미국도 재미있다. 채무자이기 때문이다. 보통 채권자가 돈을 더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일상 생활에서는 익숙한 일이다.


 그런데 소비라는 힘으로 다시 한번 중국을 윽박지르는 미국을 보면 환율 이전에 경악스럽다. 내가 종사하는 업종에서 2-3년간 중국 기업들에 대한 미국 저널의 악담과 평가를 생각해보면 미국이 자유스럽기도 하지만 목적과 방향성이 생기면 상당히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월드컵과 올림픽과 같은 행사에서 보이지만 미국은 작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가 훨씬 장기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지인과의 통화에서도 미국의 반 중국의 정서는 상당히 고조되는 것 같다.


 좋아하던 생각도 잠시 여러 가지 어려운 점도 존재한다. 미국도 한국, EU처럼 자유무역협정이 존재한다. FTA를 통해서 관세혜택이 있다. 사실 한미 FTA 이전에도 실효 관세 자체가 높지 않았다. 막연하게 리카르도의 원칙처럼 교역이 미약하나마 증가하고, 전체적인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높다는 것, 기억도 가물가물한 헥셔-올린 곡선처럼 무엇인가 좀 되겠지 하는 기대가 컸다. 세부적인 품목에 따라서는 다르기에 그렇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가 오롯이 반사이익으로 한국, 내가 종사하는 업종에 돌아올까는 의문이다. 당장 미국에 30억불정도의 보복관세 조치를 하는 중국은 동시에 한국 기업들의 반 덤핑조사를 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지금은 중국이 제 1교역 대상국이다.


 지금 내가 사용하는 아이폰에도 이렇게  인쇄가 되어 있다.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china라고 쓰여있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우루과이 라운드, WTO체제에서 긴급수입제한 조치(Safeguard),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원산지 규제를 이야기할 때는 조금 막연했다. 실무를 20년 가까이 한 시점에서 내가 그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규칙은 장기적 안목을 갖고 준비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훨씬 오래전부터 준비되었다. 대책의 준비가 소홀했던 것은 항상 나중에 알게되는 아픈 사실이다. 내가 종사하는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제조품목의 국산 부품 비율을 계속해서 낮아져 왔다. 예를 들면 지금 데스크톱 컴퓨터를 생산하는 한국기업은 찾기 힘들다. 있다 하더라도 원산지가 한국인 기업은 없다. 삼성, LG의 스마트폰, 모니터의 원산지는 중국산이다. 그럼 25%의 관세 품목 리스트에 해당한다면 큰 타격이다.


 일본은 좀 더 빠르게, 우리나라는 90년대의 신자유주의의 성장, 경쟁, 효율, 확장이란 개념 하에 아무거나 세계화의 바람을 타고 다국적 기업화, 생산기지, 물류기지의 해외이전 등이 가속화되었다. 대 중국 투자는 실패를 많이 양산하기도 했지만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 그곳에 25%의 관세 폭탄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또 우울한 이유가 된다. 내가 다니는 회사도 중국에 법인이 있다. 


 반면 오롯이 한국산으로 제공할 것이 얼마 없다는 현실, 이런 현실을 만들어온 지금 시대의 주역들이 미래를 안일하게 준비했다는 스스로의 반성도 해야 한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호재의 부분을 통해서 한숨을 돌리고 어떻게 미래를 청춘 세대에 돌려줄까를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바뀌어가야 내 삶도, 가족도, 사회도, 대한민국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25%의 관세 폭탄의 중심에 있다면 환장할 일이 되고, 그 영향권에 있다면 분주하고, 그 영향권 밖에 있다면 좋아해야 한다면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한다. 내 삶이 주도권이 타인에게 있는 것은 아주 속상한 일이다. 그렇지 않은가? 내가 종사하는 업종을 보면 분명 호재다. 이 호재가 당장의 이익도 있지만 어떻게 내 업(業)의 경쟁력을 다시 올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토대가 되게 할 것인가가 그 대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다.


 2010년 초반 자동차 업종부터 reshoring을 위한 세금 지원 정책을 하던 오바마와 지금 중국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트럼프가 외형적인 호감은 다르지만 미국이란 국가의 입장에서는 결코 다른 얼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도 한미 FTA에 포함되었던 개성공단이 갑자기 크게 아쉽다. 정치적인 고려나 국가와 민족의 부흥이라는 거창한 의미는 논외다. 중장기적인 한반도의 먹고사니즘이란 입장에서 그렇다. 개인소득 3만 불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4인 가족에 12만불을 버는 한국 사람은 아주 소수다. 남의 나라 돈으로 자신을 소득을 계산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자신의 힘으로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힘을 만들어가는 나와 국가가 중요한 것이다. 삶에서도, 기업으로도 외부환경에 끊임없이 대책을 만드는 일은 어쩔 수 없지만, 그 환경에 대책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정책과 규칙을 만들어 내는 기업과 삶이 더 중요한 이유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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