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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본스

[도서] 노 본스

애나 번스 저/홍한별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창비에서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가제본 서평단을 신청하게 된 것은, 아주 단순히, 지금 현재 상황과 맞물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휴전 중인 우리나라, 까마득히 멀어보이지만 곳곳에서 터지는 전쟁. 위태로운 평화 속에서 내가 겪을 수 있는 거은 글 밖에 없으니, 홀린 듯 손을 뻗게 되는 것이었다.

2.

이야기 속에 주인공은 없다. 자주 등장하는 인물은 '어밀리아'이지만 그 아이가 주인공은 아니다. 주인공은, 그저 그 속의 모든 인물들이다.

3.

이야기는 '트러블은 목요일에 시작됐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트러블은 영국 내의 북아일랜드 독립투쟁 혼돈기. 내부 전쟁이라고 일컫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시점은 어른이 아닌, 아이의 시선으로 나오는데, 그탓에 전쟁은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친구를 만나지 못하고, 그저 원하는 것을 마음껏 모을 수 없는, 군인들이 돌아다니는 불편한 시기.

4.

글을 읽는 내내 나는 불편함을 느꼈다. 이야기에 이입한 것도 있겠지만, 그 속에서 무언의 기대했던 것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전쟁 중의, 일반인들의 삶 속에서 무언가 위로가 되는 글을 바랐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글은 소위말하는 힐링되는 글이 아니다.

5.

전쟁 속에서 약자들의 현실을 어떻게 담아내는지가 정말 궁금했다. 사실 나도 그렇게 궁금해한적 없었던, 인지하지 않았던 약자들의 배경을 어떻게 녹여내고 있는가.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들과 굳이 일어난 전쟁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일지.

6.

가장 눈에 띄는 건 질서였다. 전쟁 상황으로 인해 벌어진 건, 중범죄는 전쟁 뒤에 가려진다. 사람들은 약탈을 아무렇지 않게 일삼고, 보호를 핑계로 억압하고, 위협한다. 자신이 살아남는 문제와 얽혀 다른 사람의 고통에는 크게 아파하지 못한다. 그저 그렇게 자신이 아니었음에 안도하고.

7.

가장 마음이 가는 챕터의 제목은 <동기 없어 보이는 범죄>.

아주 초반부의 글이지만, 너무도 여러 사람의 심경을 잘 담아냈다고 본다. 아일랜드군과 영국군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군인이 된 아직 어린 제임시.

그저 사촌이 반가웠을 뿐인, 직업 군인은 전쟁의 판도에 따라 좋아하는 사촌들과의 관계도 틀어져버린다. 그저 군인이자, 가족이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인물인줄 알았던 그가 제임시가 가차없이 민간인을 학살하는 장면은 소름이 돋아났다.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방에서 벌어지는 동기 없는 범죄 가운데 또 하나가 일어났을 뿐.

p41

8.

모든 일이,

언제나 그렇듯,

그 다음의,

새로운,

과격한 죽음에 묻혔다.

9.

불편하다.

그래서 오래남는 글이다.

이런 글이 많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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