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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도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채사장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한 20년쯤 전에 지잡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공부에는 영 관심이 없어 학교를 다니는 둥 마는 둥 하는 바람에 출석 미달에 학사 경고에 어떻게 졸업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한 번의 잊혀지지 않는 수업이 있었다.

'정치경제' 수업이었는데 그 날 교수님께서 마르크스의 역사발전 5단계(원시 공산사회 → 고대 노예사회 → 중세 봉건사회 → 자본주의 → 공산주의)를 설명하시면서, 역사는 스스로 발전하는 힘이 있어 자본주의 역시 언젠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고 그것이 꼭 공산주의는 아니겠지만 다른 단계의 사회체제로 변화될 것이라고 하셨다.

그러시면서 아마도 교수님 자신은 다음에 올 체제를 보지 못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은 아마도 다른 체제에서 인생의 일부를 살아가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를 덧붙이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딱 그 수업이 생각났다.

마르크스의 역사발전 5단계 중 자본주의를 근대 자본주의로 공산주의를 현대 신자유주의로 변형시켜 역사의 발전 단계를 설명하고, 그 기반 위에서 경제, 정치, 사회, 윤리의 관점에서 대립되는 체제들의 핵심을 명확하게 짚어낸다.

 

[역사]

생산수단의 소유에 따른 권력의 생성과 소멸을 5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근대 자본주의에서 현대 신자유주의로의 체제 변경에 대해서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경제대공황, 세계대전 등을 곁들여 좀 더 심도 깊게 설명한다.

 

[경제]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통제 중 어떤 것을 중시할 것인지에 따라 시장 경제와 계획 경제로 나누고, 자본주의가 스스로 변화되는 과정과 공산주의가 실패한 이유들을 설명한다.

 

[정치]

자본가가 독점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노동자가 공유하게 할 것인가의 분배의 관점에서 정치 집단을 보수와 진보로 나눈다. 그리고, 정치와 경제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한다.

 

[사회]

개인의 권리를 중요 시 할 것인가, 아니면 집단의 이익을 중요 시 할 것인가에 따라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로 나누고 어떻게 미디어가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지 흥미로운 설명도 곁들인다.

 

[윤리]

행위의 근거가 올바른 것에 정당성을 부여할지 아니면 행위의 결과가 이로운 것에 정당성을 부여할지에 따라 의무론과 목적론으로 나누고 어떤 사회가 정의롭고 윤리적인 사회인지 질문을 던진다.

 

세상에는 수많은 역사이론, 경제이론, 정치이론, 사회이론, 윤리이론이 존재한다. 그래서, 관심을 갖고 여러 책들을 뒤져 보아도 그 때는 이해했는가 싶지만 돌아서면 무슨 이야기를 읽었나 싶을 때가 많다.

이 책은 다르다. 그 복잡하게 뒤얽힌 이론들을 극단의 이분법적 관점을 적용하여 명쾌하게 정리한다. 정리의 수준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정말이지 옆에 두고 여러 차례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정도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기 위해서 도대체 작가는 얼마나 많은 책들을 얼마나 깊이 있게 읽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에 존경심마저 생겨날 정도다.

 

(BOOK : 2021-006-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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