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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환 시선

[도서] 유치환 시선

유치환 저/배호남 편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1점

물론 맨 앞장의 ‘편집자 일러두기’에 이렇게 쓰여 있기는 하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습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습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 잡았습니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습니다.』

『주석은 현대에는 쓰지 않는 생소한 단어, 현대의 독자들이 알기 어려운 한자어, 원전의 글씨가 잘 안 보여 엮은이가 추정한 글자, 사투리, 토속어, 북한어 등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 달았습니다.』

 

旗빨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海原을 向하야 흔드는

永遠한 노스탈쟈의 손수건

純情을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理念의 慓ㅅ대 끝에

哀愁는 白鷺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生命의 書 一章

 

나의 知識이 毒한 懷疑를 救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病든 나무처럼 生命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亞剌比亞의 沙漠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白日이 不死神같이 灼熱하고

一切가 모래 속에 死滅한 永劫의 虛寂에

오직 아라-의 神만이

밤마다 苦悶하고 彷徨하는 熱沙의 끝

 

그 熱熱한 孤獨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運命처럼 반드시 ‘나’와 對面ㅎ게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生命이란

그 原始의 本然한 姿態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沙丘에 悔恨없는 白骨을 쪼이리라

 

그래도, 한자 뒤에 한글을 병기해주는게 요즘 세대 독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었을까?

국한문 혼용 신문을 읽으며 자란 나도 모르는 한자가 많아서 하나씩 찾아가며 읽느라고 뺑이를 쳤으니, 요즘 세대 독자들에게는 너무 무성의한 책처럼 보인다.

한자를 찾아가며 읽는 수고야 할 수 있다지만, 한자를 찾아가면서 읽어야 하는 시에서 무슨 시상을 느낄 수 있을까 싶다.

 

(BOOK : 2021-042-0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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