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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학교

[도서] 퇴사학교

장수한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최근에 다른 일로 회사의 취업규칙을 뒤적이다가 정년 조항을 보게 되었다.

제65조 [정년]

① 정년은 만 60세에 도달한 달의 말일로 한다.

② 회사는 업무상 필요할 경우 정년에 달한 자라도 직원과 협의하여 촉탁으로 재고용 할 수 있다.

 

손가락으로 꼽아보니 딱 10년이 남았다. 젊은 친구들한테 민폐 끼치면서 정년까지 자리 지키고 앉아 있을 수는 없을 것 같고, 아마 길어야 삼 년에서 오 년 정도가 회사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닥치고 나서 허둥대지 말고 조금 빠르지만 천천히 은퇴 준비를 하려면 지금이 최적인 것 같아 은퇴에 도움이 될만한 책을 찾아보는데 은퇴로 검색을 해보니 마땅한 책들이 없어 퇴사로 검색해서 그 중 마음에 드는 두 권을 골랐다.

 

이 책 ‘퇴사학교’는 전반부는 작가가 생각하는 ‘퇴사’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적고 있고, 후반부에는 ‘퇴사’ 후 작가의 경험담을 풀어 놓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퇴사를 종용하기 보다 만류하고 있다. 사전 준비 없는 퇴사가 얼마나 위험한지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대기업이라는 명함을 버리고 순수하게 나라는 사람을 바라봤을 때 내가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외면하고 싶었던 불편한 진실 앞에서 나는 너무나 작고 초라해졌다. 퇴사 이후 처음으로 진짜 나 자신을 직면한 순간이었다.』

 

애써 외면하려고 하지만 결국 우리가 하고 싶은 하지 못하고 회사에 얽매여야 하는 이유는 그 알량한 월급 때문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는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이 시대에서 과연 일이 행복한 사람이 있을까? 오늘날 일에 대한 고민은 전 세대를 관통한다. 1년차 신입 사원부터 20년차 부장까지 모든 직장인이 처한 현실이 다르지 않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외국계와 공공기관, 제조업부터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모든 조직과 모든 직급에서 비슷한 고민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이렇게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출근길에 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묵묵히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어느새 이러한 무거움이 익숙해졌는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우리는 이 무거움이 마치 사회가 원래 그러한 것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렇게 꿋꿋이 버티며 살아가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먹고사니즘’ 때문이 아닐까. 그놈의 먹고사니즘만 아니면 그까짓 회사 얼마든지 때려치우고 지금 당장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할 것이다. 하지만 일의 의미가 먹고사니즘이라고 해서 쉽게 무시할 수만은 없다. 먹고사니즘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생존의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먹고사니즘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현실이다. 현실이 이러할진대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도전한다는 것은 사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현실에서 먹고사니즘의 대안을 찾는 게 녹록치 않기 대문이다. 일에서의 성공이 삶에서의 실패를 의미하는 시대에서, 일과 삶의 격차는 점점 커져만 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회사 안에서의 삶이 고통스럽다는 단순한 이유로 회사 밖으로 나서려는 것이 아닐 것이다. 결국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욕구, 언젠가는 진정한 일의 의미를 찾고 싶다는 욕구가 자꾸만 회사 밖을 기웃거리게 한다. 하지만, 퇴사를 결정하기 전에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힘든 요소가 퇴사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퇴사는 반작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퇴사의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회사에 대한 부정성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긍정성에서 시작해야 한다. 다시 처음의 화두로 돌아가 보자. 진짜 퇴사의 이유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인생의 실험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장 나다운 삶을 찾아 먹고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즉 ‘적성’과 ‘성장’ 이 두 가지 요인이야말로 퇴사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나는 지금 내가 속한 조직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내가 하는 일을 통해 나만의 역량을 개발하고 성장할 수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퇴사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퇴사를 졸업처럼 여긴다면 지금의 회사는 최고의 학교가 된다. 회사를 졸업하기 전까지 반드시 배워야 할 열 가지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시간을 통제하지 못하면 시간에 끌려다닌다.

2.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적성을 발견해야 한다.

3. 현재 하는 일에서 실력을 쌓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4. 성과 없는 권리 주장은 아마추어다.

5. 자리가 바뀌면 풍경도 바뀐다.

6. 업의 본질이 내 위치를 알려준다.

7. 조직의 운영 시스템은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

8. 좋은 것 아홉 개보다 나쁜 것 하나가 더 커 보인다.

9. 나만의 일의 가치관을 정립해야 한다.

10. 결국은 먹고사니즘이다.

이들 교훈 중에는 나 역시 퇴사하고 나서 새삼 그랬구나 하고 깨달은 것도 많다. 퇴사를 결심하기 전 회사를 다니는 동안 이 열 가지 교훈을 숙지하고 준비한다면 퇴사 이후의 리스크를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도 보다 즐겁게 생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은 어쩌면 지금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보다는 이제 회사 생활을 시작하는 사회 초년생에게 더 필요한 책일지 모르겠다. 아마도 내가 사회 생활을 시작할 즈음에 이런 책을 읽었다면 ‘내 회사 생활은 지금보다 더 풍요로웠을 것이고, 아마 나는 이미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고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BOOK : 2021-044-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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