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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 詩집살이

[도서] 시집살이 詩집살이

김막동,김점순,도귀례,박점례,안기임,양양금,윤금순 등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할머니, 어머니를 떠올리면 가족을 위해, 먹고 살기 위해 억척스레 일하던 모습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자기 몸 부스러지는 줄도 모른 채 오로지 부모를 봉양하고 남편, 자식을 건사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한 것도 모자라 시간이 흘러 나이가 많아져도 아직 손에서 일을 쉬이 놓지 못하는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

 

요즘은 글을 배우거나 학교에 가는 게 그리 어렵지 않으나 예전 우리 어머니, 할머니 시절엔 글을 배우는 것도 학교에 다니는 것도 쉽지 않았다. 딸이라서, 여자라서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차별적인 인식과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6.25전쟁이 벌어지고 모든 게 황폐화된 상황에서 굶주림과 싸워야했고 그렇게 배움보단 일을 가까이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시대였기 때문이다.

 

해서 자신의 이름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걸로 안다. 예전에 업무를 보면서 할머니뻘 되는 분들에게 서류를 받아야 했는데 이름을 쓰지 못한다고 하셔서 참으로 당황스럽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이름 정도는 당연히 쓸 줄 아는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부끄럽고 또 부끄러운 생각이지만. 꼭 직접 쓰셔야 하는 것이라 이름을 써주고 그대로 똑같이 그려보시라고도 해봤지만 결국 안되어 사정을 잘 아는 같이 오신 분이 많이 해본 듯 그분들의 손을 잡고 이름을 써주셨는데 그걸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고 아직도 그때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때 그 분들이 생각나는, 우연한 계기로 한글을 배우게 되고 그렇게 배운 한글로 농사일 하는 틈틈히 정성스레 쓴 '시'가 담긴 책을 만났다.

 

여시고개 지나 사랑재 넘어 심심산골 사는 곡성 할머니들의 시
<시집살이 詩집살이>

 

언뜻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참으로 재치있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꽃이 담긴 표지도 눈길을 사로잡지만 김막동, 김점순, 도귀례, 박점례, 안기임, 양양금, 윤금순, 조남순, 최영자. 총9명이 각자 그리신 개성있는 자화상과 구수한 사투리가 담긴 시는 무척 정겨우면서도 읽는 내내 깜짝깜짝 놀랍고 신기하면서 매력적이었다. 특히 입에 짝 달라붙는 찰진 재미난 시가 많다.

  

 

  ▶ 농사일에 대한 고단함이 느껴져 어쩐지 안쓰럽다.

 

 

 

   ▶ 표현이 재미나다

 

 

 ▶ 뽀실뽀실, 뽀시락뽀시락 - 넘 귀엽다!!!

 

 

 ▶ 추석 풍경이 그려지는, 추석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멋진 시들.

 

 

***

 


우연히 본 TV에서 시를 쓰는 할머니들을 알게 되었다. 영화도 찍었다는데, '시인 할매'라고 한다. 그 뒤로 계속 묘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일었는데 그 영화의 주인공분들이 쓴 시를 이리 시집으로 만나다니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시의 주제는 대부분 자연과 가족, 명절 등 삶과 일상에서 쉬이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대체로 고단한 삶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들이 많은 편이었다. 그렇지만 심각하다기보단 지난 일들을 허심탄회하게 훌훌 털어놓는 느낌이 더 강했고 몇몇 시들은 친근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시 속에 담긴 사투리와 통통 튀는 묘한 매력 때문에라도 모두모두 꼭 만나보면 좋겠다.

 

다음에 나올 시는 또 어떨지 깜짝 놀랍고 감탄을 터트릴 수 밖에 없는 멋진 시인분들의 '근사한 시'가 궁금해진다. 앞으로도 좋은 시를 계속 써주시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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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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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날이

    이 이야기 저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산골 할머니들의 시쓰기. 그렇지요.

    2019.09.15 07:0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앗, 나날이님도 들으셨군요? 정말 멋진 시와 시인분들이랍니다. ^^*

      2019.09.20 23:30
  • 파워블로그 나난

    시집살이의 시를 저런 비유적인 방법으로 표현할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기발하다했지요. 자신들의 삶이 녹아있어서 더 동감하게 되는 그런 시입니다.

    2019.09.15 12:4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그런 것 같아요. 나난님. 아무래도 삶이 녹아있는, 찐하게 느껴지는 시들이 많았는데 그런 가운데서도 특히 시의 묘미가 느껴지는 작품도 제법 있었답니다. ^^*

      2019.09.20 23:31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제목부터가 맘에 들지요.
    이 분들 인간극장이던가도 나왔어요.
    저도 이 시집 읽으며 이 분들의 감성에 솔찬히 박수보냈어요.

    2019.09.15 23:2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아, 그랬었군요. 인간극장도 봤더라면 좋았을 텐데; 정말 대단하고도 멋진 분들이 아닌가 싶네요. 아자아자님. 저도 박수쳐드리고 싶어요. ^^*

      2019.09.20 23:32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