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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도서]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세오 마이코 저/권일영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사람은 없을 테다. 그치만 태어났고, 누구나 태어나게 해 준 부모를 만난다. 하지만 그 부모는 가장 오래 곁에 있어줄 수도 있지만 때론 곁에 있어주지 않을 수도 있다. 때론 바뀌기까지 한다. 헌데 태어난 순간부터 같이 있게 되는 부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자식에게 부모가 바뀐다는 건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빗나가지도 어긋나지도 않은 채 참 잘 자란 소녀가 있다. 미토 유코에서 다나카 유코로, 또 이즈미가하라 유코로 그리고 마침내 모리미야 유코가 된 소녀. 어느 성(姓)에나 잘 어울려서 마음에 드는 이름을 가진 유코. 유코도 처음엔 이렇게 많이 자신의 성이 바뀔 줄은 몰랐을 테다. 세 살이 되기 전 불의의 사고로 엄마를 잃은, 고작 초등학교 5학년인 소녀에게 외국으로 떠날 아빠와 살지, 새로 재혼해서 생긴 엄마와 살지 결정하라니... 고등학생으로 자란 유코는 생각한다.

 

나보고 선택하라고 하지 말아야 했다. 아빠와 리카 씨가 자기들끼리 결정하고 나를 설득해야 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된다고 해도 만으로 겨우 열 살이다. 옳은 판단을,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판단을 할 수 있을 리 없다. p125

 

만약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면 제대로 매겨야 한다. 그렇게 하면 설사 자기가 한 선택 때문에 슬퍼지는 일이 있어도 잘못했다고 후회할 일은 없다. p125~126

 

암튼 초등학생 5학년이었을 때 유코가 선택한 사람은 사는 곳에 계속 살게 해 줄, '친구'곁에 있게 해 줄 자신을 예뻐해주는 새로 생긴 엄마, 다나카 리카였다. 그녀는 유코를 정말 예뻐해줬고 뭐든 해주려고 애썼으나 점점 형편이 좋질 않아져 가난으로 허덕여야했다. 그러던 어느날, 피아노를 치고 싶다는 유코의 말에 리카는 새로운 집과 부자인 아빠, 이즈미가하라 시게오를 선물(!)한다. 하지만 금방 그런 삶에 싫증이 난-실은 다른 사정도 있었지만-리카는 이번엔 머리 좋은 똑똑한 아빠를 찾아준다며 동창인 일류대 출신이자 대기업에 다니는 모리미야 소스케를 유코에게 새로운 아빠로 데려오는데...!

 


***

 


유코는 한 번의 선택으로 부모가 여러 번 바뀌는 경험을 하는 셈이다. 공통점은 대체로 유코를 배려하고 소중히하며 아껴주는지라 어찌보면 운이 참 좋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론 친아버지와는 헤어져 어릴 때 키워준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 아버지에 대한 소식을 꽤 오랫동안 모른 채 살아야만 했다는 건데... 부모가 여러 번 바뀌는 동안 느껴야 했을 유코의 감정 변화와 느닷없이 부모가 되어야 했을 아버지들의 심정이 어땠을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이야기와는 별개로 그들의 감정이, 마음이 느껴져 왠지 뭉클해졌다. 특히 마지막(?)에 자식으로 받아들여 키우게 된 모리미야와 유코의 미묘한 감정선에 공감이 되기도 하여 아주 살짝 눈물이 났다. 아무래도 공감이 된 나머지 가족에 대해, 부모와 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어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암튼 현실과 과거를 오가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너무도 개성 강한 인물들과 부모가 계속 바뀌는 요상한 상황들을 빼고 보면 핏줄로 이어진 사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부모가 됨으로써 한 아이를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모습이, 각각 다른 부모 밑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아이의 모습이 무척 멋져보였다.

 

음식과 피아노, 여러 부모와 한 아이의 이야기. 그리고 자식이었다가 부모가 되고 그리하여 또 자식으로 이어지는, 늘 다가올 커다란 미래를 향해...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는 잔잔한 감동이 느껴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모두들 꼭 한 번 만나보면 좋겠다.

 

진짜 행복이란 누군가와 함께 기쁨을 누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자기가 모르는 커다란 미래로 바통이 넘겨질 때다. p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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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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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난

    처음에는 뜨악했지만 저 아이가 자라나는 과정을 보니 그래도 좋은 부모들을 많이 만나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2019.09.22 16:1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그쵸? 나난님. 정말 운이 좋은 편이랄까요? 설정을 그렇게 한 거겠지만 부모의 역할을 하게된 사람들이 나름 최선을 다해 책임감있게 역할을 잘 수행한 거 같아요. ^^*

      2019.09.24 20:49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보통 내공이 아니라면, 보통의 아이라면 못 견뎠을 상황이구먼요. 이런 상황을 만들라고 해도 어려울 듯.

    2019.09.22 16:5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맞아요. 아자아자님. 어른과 아이 모두 잘 견뎌냈달지, 그러기도 정말 쉽지 않은데 말이예요. ^^;;;

      2019.09.24 20:51
  • 스타블로거 Joy

    부모가 여러번 바뀌다니..다소 상상하기 어려운 설정인데, 키미스님의 글을 읽다보니 그 안에 숨겨진 의도가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쉽지 않은 일이라..감히 상상해 보는 것 만으로도 머릿속이, 마음속이 복잡해 집니다.

    2019.09.22 16:5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저도 처음엔 의아하다못해 이 상황은 뭐지 했었는데 부러 이런 설정을 했을 듯해요; 가족의 소중함, 정말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거든요. Joy님. 그치만 그 소중함을 순간순간의 상황들 때문에 깜박하기도 하지만요;;;

      2019.09.24 20:53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