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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

[도서]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

우와노 소라 저/박춘상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우리는 시간을 나누어 산다. 24시간인 하루, 월, 화, 수, 목, 금, 토, 일의 일주일, 30일 혹은 31일이 모여 한달 그리고 365일의 일년. 일년을 시간으로 환산하면 8,760시간. 달력에 그달의 일정을 체크하며 낭비 없이 사는 것 같지만 실제로 허비되는 시간은 하루를 떠올려 보면 꽤 많다. 그리고 소중히 여기는 시간도 사람에 따라 다 다르고. 누군가에겐 일, 혹은 친구 또는 취미 그외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것들에 아낌없이 시간을 쏟아부을 것이다. 잘못 썼다며 돌려받을 수도 없는 단 한 번뿐인 '지금'이라는 시간을,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흘려보낸다.

 

문득 깨닫는 순간이 와도 지나간 시간들이 주는 무게가 버거워서,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러워서 허우적대다가 또 흘려보내고 만다. 어떻게 하면 '지금'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시간과 사람, 추억과 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일곱의 단편이 담긴 책을 만났다.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

 

일곱 단편 중 하나의 제목이자 책 전체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제목에서 이미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일곱 단편 제목엔 각각 특이한 숫자들이 등장한다. 이게 다 왠 숫자들인지 살짝 머리도 아프고 당황스러운 것도 잠시, 이내 곧 납득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열 살 생일을 맞은 가즈키의 눈에 어느날 이상한 문장이 보인다.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647번 남았습니다.' 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집밥을 먹을 때마다 숫자는 자꾸만 줄어들고 숫자가 '0'이 되면 엄마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가즈키는 엄마가 해주는 집밥을 거부한다. 그러자 숫자는 줄어들지 않지만 시간이 별로 없는 그의 이야기...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

 

숫자가 눈에 보였기에 이렇게 깨달은 걸까?
그래도 보이지 않는 편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p41

 

생각이 불행을 가져오기도 한다. 비록 이상한 숫자 때문일지라도.

  

고등학교때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잃고 혼자 사는 게이스케는 경마장에 가려다 말고 이상한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예언과도 같은 얘길 듣게 되지만 믿질 않는데 전화 속 남자의 얘기가 현실이 되고 먹을 걸 사러 갔다가 미모의 여성이 내민 딱1분 동안 5번 자신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요상한 '전화카드'를 받게 되고 어제 일도 있고 해서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어제의 자신에게 전화를 건다. 헌데 진짜 어제의 상황이 그대로 벌어지는 게 아닌가! 진짜라는 걸 믿게 된 그는 네 번 남은 전화카드로 모종의 일을 꾸미는 이야기...'당신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5번 남았습니다'

 
나에게는 확실히 필요한 것이었다. p91

 

타임슬립과 관련되면 왠지 더 흥미진진하다. 그치만 추억과 함께 많이 슬프면서도 잔잔한 감동이 전해져오는 이야기였다.

  

가쓰라기는 공부를 못하지만 친구인 다키는 공부를 정말 잘하는 아이였다. 그래도 둘은 같은 학교엘 들어가게 되는데 가쓰라기는 공부를 못해도 너무 못해서 유급 위기까지 느낄 정도였는데 그런 가쓰라기에겐 비밀이 하나 있었다. 초등학교때부터 이상한 문장이 보였던 것이다.

 

'당신이 수업에 나갈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1만 6213번 남았습니다'

 

많아도 너무 많은 이 숫자에 가쓰라기는 유급을 걱정하고 그 얘길 들은 다키는 대학까지의 수업시간이 있지 않느냐고 하는데 이 말에 희망을 얻은 가쓰라기는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고...! 과연 1만 6213번 수업의 비밀은...?!

 

"즐거워 보이는데? 적어도 내 눈에는." p114

 

역시 뭐든 즐겁게 해야하는 게 아닐까?

  

나오미는 불행의 편지를 받는다.

 

'당신에게 불행이 찾아올 횟수는 앞으로 7번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불행의 편지의 문장이 진짜라는 듯 하나씩 그녀를 찾아오는데...! 하루 종일 '현실감 없는 엉뚱하고 요상한 불행(p141)'에 시달린 그녀에게 뜻밖의 순간이 찾아오고...!!

 

"이제 좀 봐주라...... ." p160

 

행운의 편지를 떠올리게 하는, 불행에 대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재미난 이야기.

  

하루카는 상대방이 거짓말을 할 때면 단번에 알아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눈엔 거짓말을 들을 때마다 숫자가 줄어드는 문장이 보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거짓말을 들을 횟수는 앞으로 122만 7734번 남았습니다'

 

헌데 중학교 마지막 여름 방학을 앞둔 어느 날, 짓궂은 남자애들의 장난으로 하세베라는 남자애가 그녀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하는데, 줄어야 할 숫자가 줄지 않고 그렇다는 건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 결국 그게 계기가 되어 둘은 사귀게 되는데 어느날, 하세베 그가 먼저 자꾸만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이별을 고한다. 이에 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데...!

 

하세베는 언제나 시답잖은 거짓말만 했다.
남을 모욕하거나 상처 주는 거짓말은 결코 하지 않았다. p192

 

거짓 없이 마음을 전하더라도 끝날 일은 끝나기 마련이다. p214

 

거짓말인지 아닌지를 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설령 말은 거짓일지라도 거짓없는 마음도 있지 않을까?

  

장난감 회사에 근무하는 다부치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걸 몰랐다. 아니 노는 법을 몰랐다. 해서 부장에게 깨지고 유능한 선배인 후쿠모토에게 코끼리 피리 불기 등 노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데 거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어릴 때부터 그의 눈엔 이런 문장이 보였던 것이다.

 

'당신이 놀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9241번 남았습니다'

 

노는 게 아까웠던 그에게도 좋아했던 여자애가 있었다. 아카네. 그녀는 '한계'를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을 즐길 줄도 알았다. 용기 있게 횟수를 쓸 줄 아는 아이.(p253) 도쿄에서 온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어서 도쿄에도 온 것이었는데 그는 우연 혹은 필연으로 그녀를 만난다! 그리고 뭔가를 깨닫게 되는데...!

 

그날 나에게 부족했던 것이 꼴사나운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용기였음을 아카네가 알려줬다. p262

 

노는 것에도 제약이 있다면 마음껏 놀 수 있을까? 그치만 노는 걸 아낄 필요가 있을까?

  

나오야는 열 살 때부터 자신이 살 수 있는 날수가 보였다. 노래를 좋아해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과 줄어드는 날수 때문에-어차피 날수가 지나면 죽을 테니-그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자신에게 둘도 없이 다정했던 할아버지가 어느날 무뚝뚝하다못해 차갑게 변한다. 치매가 아닌가 의심도 해보고 진료도 받아보지만 이유를 알 수가 없는데... 헌데 어느날 자꾸만 줄어들던 자신이 살 수 있는 날수가 줄어들기를 멈춘다!

 

'당신이 살 수 있는 날수는 앞으로 7000일 남았습니다'

 

요양원에 있게 된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오야는 자신에게 중요한 게 뭔지 깨닫게 되는데...!

 

"꿈은 제멋대로 사라지지도 않고, 네 곁에서 달아나지도 않잖아?" p295

 

그 누구도 얼마나 어떻게 살아갈진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은 알 수 있고 할 수 있다. 지금이라면...!

 

***

다소 엉뚱하고 기발하면서도 잔잔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전해주는 이야기들이었다. 어느날 눈에 숫자가 담긴 문장이 보인다는 설정은 살짝 아쉬웠지만 이 이야기들을 '지금' 만나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이 습관처럼 되어 닥치지도 않을 일을 자꾸만 미리 앞당겨 걱정할 때가 많다.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계속 걱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지금'을 놓친다. 요즘 특히 그랬다. '지금'에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고 곧 닥쳐올 미래를 앞서 걱정하고 헤매었다. 걱정을 하지 않는 게, 놓아버린다는 게 참으로 쉽지 않다. 그치만 한정된 시간을 '걱정'으로만 낭비하고 있는 건 더 아깝지 않을까? 닥쳐오지 않은 일일랑 잠시 잊어버리고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들을 해나가자.

 

만약 '지금'을 놓치고 있는 기분이 든다면, 이 이야기들을 꼬옥 만나보길!
부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겨주길! 지나간 시간들을 아까워 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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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난

    꿈은 사라지지 않아... 인상적인 문구네요. 물론 알고 있는데도 말이죠. 자꾸만 눈에 다가옵니다. 이 책이 많이 회자되고 있어서 궁금했답니다.

    2019.12.12 14:0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앗, 그랬군요. 전 제목이 왠지 인상적이라 궁금했는데 좋은 기회가 있어 만나보았답니다. 처음엔 좀 어리둥절한 느낌이었는데 읽고 이런저런 생각도 하며 만나보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어요. ^^ 나난님도 언제 한번 꼭 만나보셔요~*^^ 바람 불어 추운데 건강조심하시구 남은 하루도 기분좋게 잘 보내셔요~*>_<*~///

      2019.12.12 15:55
  • 파워블로그 모모

    제목이 그냥 와닿네.^^ 읽어봐야겠다.

    2019.12.12 14:3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그치요? 왠지 참 끌리는 제목이었어요. 정말 만나보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 언니도 꼬옥 한번 만나보셔요~*^^ 감기는 좀 어떠셔요? 괜찮아지셨어야 할텐데... 오늘 많이 추운데 건강조심하시구 남은 하루도 즐겁게 따뜻하게 잘 보내셔요~*>_<*~///

      2019.12.12 15:57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숫자를 이용한 흥미로운 단편 소설들이네요. 죽을 시간을 알고 있다면 인생이 너무 허무할 것 같아요. 죽을 시기가 오면 인생을 막 살 것도 같고... 예전에 김중혁 작가의 단편도 미래 시대 죽음을 알고 태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있어요. "모르는게 약"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야겠어요.^^

    2019.12.13 12:5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맞아요. 모르는 게 약이지요. 알면 늘 불안과 불편 속에서 살아야할 거거든요;; 다양한 의미를 가진 숫자를 통해 시간의 귀함과 살아가면서 소중한 게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좋은 이야기였어요. ^^ 추억책방님~ 늘 지금을 만끽하시고 항상 감사 또 감사드려요~*^^

      2019.12.13 23:27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