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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경찰의 밤

[도서] 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이십대 후반, 처음으로 운전면허를 땄다. 하지만 차가 없는 관계로 일년반 정도는 장롱면허로 넣어둘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찰나에 오빠가 차를 바꾸면서 기존에 타던 차를 주겠다고 했고 마침 출퇴근이 여러모로 힘들던 시기라 넙죽 받게 되었다. 늘 누군가가 운전해주는 차(버스,택시 등)를 타기만 하다가 막상 직접 운전해보니 여러모로 신경이 쓰이고 힘든 점이 많았다. 내가 아는 누군가가 그랬다. 면허를 따서 운전이란 걸 해보니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누군가 태워주는 차를 타는 게 정말 좋은 거라고. 그렇다! 차를 타고 가며 여유있게 바깥풍경 볼 거 다 보고 먹을 거 다 먹으면서 잠까지 잘 수 있는 그 편안함이라닛-!! 차를 운전하기 전까진 미처 깊이 생각지 못했던 사실이다.

 

막상 직접 운전을 해보니 주차는 까다롭고 다른 차가 가까이 다가오기라도 하면 괜히 예민해지고 가끔 맞은 편에서 차가 오는데도 내 차를 앞지르기 하는 차라도 있는 날에는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팔딱팔딱 뛰다못해 벌렁벌렁거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덕분에 뉴스에서 보는 각종 교통사건들 역시 그냥 대충 지나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이는 어쩌다보니 운전을 천직으로 삼은 아빠님 때문에 어릴 때부터 신경을 썼지만 내가 운전이라는 걸 하게 되고 부터는 아빠님의 직업에 대한 이해도가 마구마구 높아지며 더더욱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

 

암튼 그런 온갖 운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러면서도 오싹 소름이 돋고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의외의 진실과 깨달음, 교훈까지 선사해주는 책을 만났다.

 

교통경찰의 치열한 밤을 그려 낸 여섯 편의 미스터리!
<교통경찰의 밤>

 

검은 외제차와 노란 경차가 사거리에서 충돌, 경차에 탄 운전자만 사망한다. 검은 외제차에 탄 남녀는 신호가 파란불이었다고 주장하며 경차의 과실을 주장하는데 공교롭게도 경차에 동승해 살아남은 이는 운전자의 여동생으로 앞을 볼 수가 없다. 외제차의 일방적인 주장이 받아들여질 뻔하지만 앞을 보지 못하는 그녀는 그 당시 귀로 들은 전부를 기억해내며 상대편의 주장을 맞받아치는데...!

 

"경찰 아저씨는 당황해서 눈이 안 보이는 일도 있나요?"

"아니, 눈이 안보이는 일은 없지만... ... ."

"그렇죠? 우리 시각장애인의 귀는 비장애인의 눈과 똑같아요." p36

 

훈훈한 미담이 될 뻔한 이야기는 예기치 못한 반전으로 오싹 소름이 돋게 만든다. 진실은 과연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되는 '천사의 귀'


야근을 하고 퇴근하는 남자의 차는 어쩌다보니 트럭의 뒤를 따라가게 된다. 잠시 후, 트럭이 중앙분리대 쪽으로 크게 넘어지고 맞은편에서 오던 차와 충돌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트럭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죽고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은 트럭 운전자 부인이 동창이란 걸 알게 되고 둘은 그날 밤의 진실을 파헤치는데...!

 

"규칙이란 양날의 검이야. 우리를 지켜 줘야 할 규칙이 어느 날 갑자기 우리를 공격하기도 해. 그러니까 칼을 쓰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얘기겠지. 무능한 바보라면 그걸 틀에 박힌 형식대로만 휘두르니까." p93

 

법규는 아주 살짝 어긋나는 것만으로도 적이 되기도 하고 한편이 되기도 한다. p103

 

어떤 일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뛰어들기 마련인가보다. 얼마나 억울하고 슬프면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걸까...?라는 마음이 드는 '중앙분리대'


큰 도로가 있지만 지름길로 가면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다. 대신 길은 울퉁불퉁한 편이다. 남자는 빨리 집에 도착할 생각에 신나게 달려가지만 곧 앞의 차를 발견하게 되고 느릿느릿 가게 된다. 알고보니 초보 운전. 앞차를 놀려줄 생각에 쫓아가지만 앞차는 속도를 올리다 가드레일과 충돌, 뒤이어 남자의 차도 앞차에 살짝 부딪히지만 그는 그대로 달아나고... 이 일은 나비효과처럼 어마어마한 결과를 불러들이는데...!

 

설령 이번처럼 덫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그의 행위가 살인미수에 해당된다는 것은 틀림이 없으니까. 다만 그것을 처벌해 줄 사람이 없었을 뿐이다. p141

 

무고죄...일까? 그치만 위협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제대로 일깨워주는 '위험한 초보 운전'


웹서비스 회사에 근무하는 남자는 차를 좁은 골목길 한 켠에 주차해놓고 여자친구의 집에서 연휴를 보내고 절에 가려고 나오니 차에 흠집이 나 있는 게 아닌가? 자비로 수리하려던 찰나 얼마 뒤, 차를 흠집낸 사람이라며 수리비를 물어주겠다고 연락이 온다. 헌데 이 사람, 남자의 여자친구가 스키를 타고 싶어하는 걸 알고 스키장 근처 자신의 별장을 집요하게 추천하는데...! 과연 이 남자의 정체는??

 

"무신경한 노상주차로 타인에게 폐를 끼쳤다는 것을 알고 나서도 여전히 잠깐 세워뒀을 뿐이라고 말하는 그 사람이." p178~179

 

우리에게 잘못이 없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p181

 

불법주차라는 점이 문제지만 그렇다해도 결국 죄를 물을 수 없으니 이는 도의적 책임인 걸까? 법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갚아준 '건너가세요'

 

노상주차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면서 가장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두 커플이 있다. 한 커플은 곧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부부로 또 한 커플은 잘못된 만남으로 맺어진 커플인데 공교롭게도 고속도로 앞뒤를 달리던 두 차량 중 앞서 가고 있던 차에서 뒤차, 즉 예비부부가 타고 있던 차로 캔이 날아들어 신부가 될 여성의 왼쪽 눈이 크게 다친다. 잘못된 만남 커플은 결국 잘못된 선택을 하고 예비부부 커플은 사랑을 더욱 공고히 하며 느닷없이 날아든 캔을 던진 차를 추적하기에 이르는데...!

 

지금까지 마주친 흰색 볼보와는 뭔가 다르다.

이 차가 아닐까하는 직감이 있었던 것이다. p220

 

집념! 끈기! 그러나 이것은 우연의 일치!! 권선징악이 생각나는 '버리지 말아 줘'

 

마무리가 살짝 아쉽긴 하지만 인간의 잔인한 면모를 새삼 엿볼 수 있는, 정작 당사자는 몰라도, 아니 몰랐기에 나름 더 통쾌한 복수 이야기였다.   
 

교차로에서 승용차와 스쿠터가 충돌, 헬멧을 쓰지 않은 스쿠터 운전자가 사망, 헌데 차를 운전한 사람은 회사에 소속된 육상부 코치로 10년동안 아무런 말썽을 일으키지 않은 모범운전자였다. 그런 사람이 운전 미숙처럼 보이는 사건을 일으킨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핸들의 위치며 차선, 모든 것이 거울에 비친 것처럼 반대가 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그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p274

 

일본은 우리와 운전석이 반대인 것으로 안다. 바로 그 반대인 것 때문에 벌어진 제법 놀라우면서도 안타까웠던 '거울 속에서'

 

어쨌든 진실을 알았는데 경찰이 이런 선택을 하다닛! 좀 의아했지만 나라를, 대의를 중시한다면 그러지 말란 법은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선택은 결코 옳지 않다는 게 내 생각이지만. 아무리 그렇고 그런 사이라 해도 일이 원만하게 잘 마무리 되어도 훗날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부메랑이 날아들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을까? 사람의 마음은 언제 어떻게 바뀔 지도 알 수 없고 관계 역시 그러하니까.

 


***

 


계속 생각이 났고 꼭 한번쯤 만나보고 싶었던 소설이다. 여섯 편의 이야기는 제각기 다른 이야기지만 전해주는 메시지는 거의 같지 않을까?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거나 지나치지 않는...

 

'안전운전과 교통법규 준수'

 

올초에 일이 있어 차를 떠나보내고 지금은 다시 뚜벅이가 되었지만 운전을 하는 동안 느낀 것은 차가 있고 운전을 함으로 인해 언제, 어디든 내가 가고픈 곳으로 편리하게 갈 수 있다는 점과 나 혼자만 운전을 조심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도 그렇지만 운전도 서로가 양보하고 서로를 배려와 존중하며 조심 또 조심할 때 매일같이 벌어지는 교통사건들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아직 몇 편 만나보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만나본 소설들의 느낌은 대개 다 좋았다. 요 책도 재미와 흥미, 교훈까지 모두 두루두루 갖춘 이야기가 아닐 수 없는데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꼬옥! 만나보면 좋겠고 그렇지 않더라도 느끼는 무언가가 반드시 있을 테니 꼬옥 꼭! 만나보길-!!

 

우리 모두 꼬옥 조심 또 조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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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CircleC

    포인트를 잡아 요목조목 설명을 친절히 하시고 키미스님 성격이 보이네요ㅎ
    이 리뷰는 안전운전 캠페인이 좋아할 거 같습니다!
    타인의 안전부터 챙기는 운전 문화가 넓어졌으면 합니다. 빨리빨리가 마냥 효율적인 게 아닌데 우린 늘 바쁘고 급하죠.

    2020.04.15 13:3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ㅎㅎ 그럴 것 같지요? 쓰다보니 얘기가 그렇게 흘러가더라구요. ^^;; CircleC님 말씀처럼 늘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 늘 바쁘고 급하다 보니 각종 사건이 끊이질 않고 아무래도 더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얘기였답니다. ㅠ.ㅠ; CircleC님~ 오늘 하루 잘 보내고 계신지요? 남은 하루도 기분좋게 잘 보내시고 건강조심하셔요~*>_<*~♡♡♡

      2020.04.15 16:52
  • 파워블로그 세상의중심예란

    어머낫~! 울 러블러블 완소 키미스님도 이 책 읽으셨군요.. 단편집이었는데 나름 괜찮더라고요.. 투표는 하셨나요? 전 사전투표 해서 오늘은 종일 집에서 뒹굴뒹굴..ㅋ 요즘 일교차가 큰데 감기 조심하시고요~ 건강하고 기분좋은 하루하루 되시길 바랄게요~^&^

    2020.04.15 18:1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소개글과 미리보기를 보고 관심이 갔었는데 울 완소 러블러블리 란♡님의 리뷰를 보곤 더더욱 꼭 한번 만나봐야겠단 생각에 콕 찜하고는 만나보게 되었답니다. 지난번에 보내주신 '비정근'도 울 란♡님 덕분에 정말 감사히 잘 만나봤거든요. ^^ 저는 덕분에 잘 보냈답니다. 투료는 저도 사전투표했어요. ㅎㅎ 어느새 한밤중이네요. 울 완소 러블러블리 란♡님도 꿀잠 주무시고 내일도 파이팅하시고 기분좋은 하루 보내셔요~ 건강도 조심 또 조심하시구요~*>_<*~♡♡♡

      2020.04.15 23:58
  • mira

    저도 이 단편 너무 좋았어요 , 사소한 준법정신의 소중함을 알게 됐어요

    2020.04.15 19:3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그치요? 내내 궁금해서 만나봤는데 만나보길 잘 했더라구요. 좋은 말씀 넘 감사드려요~ mira님~*^^ 건강조심 또 조심하시구 내일도 남은 한 주도 기분좋게 잘 보내셔요~*>_<*~♡

      2020.04.1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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