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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레터

[도서] 라스트 레터

이와이 슌지 저/문승준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차마 전하지 못한 마음은 미련, 후회, 아쉬움으로 남아 두고두고 가슴을 후벼파고 살아가는내내 스스로를 괴롭힌다. 그래서 나는 전하지 못하는 것보단 그래도 전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떤 이유로든 전하지 못하는 것들도 반드시 있기 마련이라는 걸 알기에 더 마음에 와닿는, 왠지 넘 슬퍼지는 이야기를 만났다. 그치만 단지 슬픔만 느껴지는 게 아닌 어떤 식으로든 다시 용기를 내라고, 살아달라는 메세지를 전하는 것만 같은 이야기였다.


네가 진정으로 사랑했을,

그리고 너를 진정으로 사랑했을 사람들의 여름 한때 이야기

<라스트 레터>



미사키, '너'의 이야기로 쓴, 네 이름을 제목으로 단, 소설외에 변변한 소설 하나 제대로 쓰지 못했지만 그래도 소설 쓰기를 그만두지 않은 '나'는 너를 내내 생각하며 비둘기를 사육하고 그 비둘기로 종종 이벤트를 하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한 계기로 몇십년만에 동창회를 가게 되고 너를 만날 생각에 설레어하며 동창회가 열리는 장소에서 드디어 너를 만난다. 헌데 너는 내가 만나고자했던 네가 아니다...!! 하지만 너인 척하는 이가 누군지 너무나 잘 알기에 나는 잠시 모른 척하게 된다. 그렇게 너인 척 하는 그 사람과 편지도 주고 받게 되는데 일은 얽히고 설켜 다른 곳에 있는 진짜 너라고 생각되는 사람과도 편지를 주고 받게 되고...! 


과연 내가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진짜 너는 누구며 어디에 있는 걸까?


그리 오랜 세월 그리워할 거였으면 서로가 진작 용기를 냈었다면 어땠을까?...하고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였다. 말로,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게 마음이다. 설령 표현한다해도 보이는 게 다가 아니고 남모를 사정이 숨겨져 있기도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역시 표현하지않음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러는 나도 여전히 표현이 서툴지만 말이다.


오토사카 교시로(나)와 도노 미사키(너) 그리고 미사카의 여동생 유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면서도 생각할만한 점을 던져주는데 그런 몇몇 문장들에 내가 느낀 점을 곁들여보면 다음과 같다.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행복한 왕자>에 나오는 제비 같은, 말하자면 의욕은 없지만 어쩌다 휘말리게 되었고 그만 둘 이유도 찾지 못한 채 정신을 차려보니 그것이 인생의 최우선 순위가 되어 있는 듯한 것이, 내게는 비둘기 사육장 일이라 할 수 있었다. p11


이 문장이 가장 뜨끔했는데 정말 그랬던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야 하니까 뭐라도 해야하니까 어쩌다 그 일에 휘말렸고 또 그 일이 아닌 다른 일은 없는 것처럼 열심히 하며 버티다가 지쳐버리고는... 그제서야 '나 왜 이렇게 살고 있지?'하고 깨닫게 되는 일의 반복이랄까.


그런 삶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어째서 '나'에 대해선 제대로 알려고도, 궁금해하지도 않고, 심지어 돌봐주지도 않으면서 그저 시간에 쫓겨 허우적거리며 시간이 떠미는대로 살 수가 있었던 거지?란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은 다 왜 그래요? 어른들은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지레짐작부터 하고 말이야. 그러고는 세상을 한탄하고. 어차피 한탄할 거라면 지레짐작 따위 안 하는 게 좋잖아요?" p26~27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지레짐작하며 걱정을 늘어놓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이런 사람이 많지 않을까? 나 역시 그랬던 적이 많은 것 같아 엄청 찔리는 대목이었다.


집도 아니고 직장이 아닌 원래 자신이 있어야할 곳이 아닌 데에서 보내는 시간은 실로 희귀했다.

마치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하는 듯한 신비한 행복감이 느껴졌다. p157


어떤 느낌일지 너무나 잘 알 것 같다. 그런 장소와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고 귀하며 정말 행복, 그 자체니까...!


"...(중략)...누군가가 그 사람을 계속 생각한다면 곁에 없을지언정 마음속에는 살아 있잖아요." p191


겉으로 드러내는 게 누군가에게는 아픔이 될 수도 있고 떠올릴 때마다 넘 많이 슬프지만 그 사람과의 추억을 공유하면 어쩐지 위로가 될 때가 있다. 곁에 없어도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내게도 그렇게 늘 마음에 담아두고 기억하며 내내 추억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



***




이와이 슌지하면 '러브레터'라는 영화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난 영화보다 영화에 삽입된 OST, 유키 구라모토의 음악을 통해 먼저 접했던 것 같다. 


'A Winter Story'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이 담긴 영화는 어떤 걸까?하고 호기심에 봤다가 재방, 삼방... 여러번을 반복해서 보고 또 보게 되었다. 내용을 뻔히 잘 알면서도 주인공들이 주고받는 편지가, 1인 2역을 너무나도 잘 소화해낸, 배우 '나카야마 미호'의 연기가 무척 인상깊었기 때문이다. 


러브레터를 떠올리게 하는 '라스트 레터'란 제목도 그렇고 '러브레터'의 원작자이자 감독의 소설이라니 엄청난 호기심과 관심, 흥미를 불러일으켰는데 이야기 전개로만 놓고 보면 살짝 진부할 수도 있지만 다 읽고 나면 왠지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소설 특유의 잔잔함과 아련한 감성이 물씬 풍기는,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않은 삶에 대해 우리 모두 한번쯤 생각해보고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 라스트 레터. 러브레터의 삽입곡 'A Winter Story'와 함께 읽어봐도 넘 좋을 것 같다. 


지나온 시간속에 남겨두고 온 그때 그 설레임을, 왠지 아련해지는 감성을 듬뿍 느끼고 싶다면 꼬옥 만나보길...! 추억속의 편지를, 그때 그 사람을 다시금 떠올리게될 지도 모른다.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이 있다면 용기내어 지금, 꼬옥 전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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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소라향기

    유키구라모토가 참여했던 시월에 눈내리는 마을..
    그해.. 그 마을에 가지못했지만..생각나게 하는 글입니다..
    키미스님에게도 잘지시지요.. 하고 안부를 묻게 되는..

    2020.08.12 14:3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그러셨군요. 소라향기님도 잘 지내고 계시지요...? ^^* 소라향기님껜 늘 항상 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랍니다. 정말 넘 많이 감사해요...(__)(^^)*~♡

      2020.08.12 16:19
  • 파워블로그 나난

    러브레터도 가지고 계셨군요. 전 이 영화를 봤는지 안 봤는지 잘 모르겠어요. 유명한 장면만 너무 많이 봐서 익숙한 느낌이 드는 것일지도. 라스트 레터는 그래서 더욱 인상적으로 남았답니다.

    2020.08.13 10:2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그러시군요. 저도 소설 러브레터는 아직 제대로 만나보진 못했는데 영화를, 영상을 글로 만나볼 수 있어 또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아요. 나난님. 늘 좋은 말씀 넘 많이 감사드려요~*(__)(^^)*~ 오늘도 기분좋은 하루 보내시고 건강조심하셔요~*>_<*~♡

      2020.08.14 10:45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아주 감성적인 독서가 되었겠어요. '편지'라는 말이 이 작가에게는 평생의 화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러브레터의 영상이 떠올라 더위가 좀 가시는데요^^

    2020.08.15 21:3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요며칠 바빠서 댓글이 많이 늦었네요;;ㅠ_ㅠ;;; 뭔가 그런 것도 같아요. 러브레터로 유명해진 탓도 있겠지만 '편지'는 존재자체로도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굉장히 아련해지는 뭔가가 있는 듯도 해요. 더위가 좀 가시셨다니 러브레터 표지도 올리길 잘 했네요. ㅎㅎ 파란자전거님~ 모쪼록 더위조심, 건강조심하시고 기분좋은 하루, 한 주 보내셔요~*>_<*~///

      2020.08.18 16:26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