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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도서] 호미

박완서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누구나 기억 혹은 추억을 가지고 살아간다. 어떤 일은 깡그리 잊어버리는 반면, 어떤 일은 즐거움과 기쁨, 행복을 느끼게도 하고 또 어떤 일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아 슬픔과 고통,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런 소소한 일상과 기억에 남았던 일들을 담은 책을 만났다.

 

"자연의 질서를 긍정하고, 거기 순응하는 행복에는 불안감이 없다."
<호미>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식물에게 사람과 같이 말을 걸고 나름의 이유로 마당에서 없애려고 했던 목련이 믿을 수 없는 생명력으로 다시 나뭇가지를 뻗치고 살아나면서 그런 목련에게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청하기도 하며 밭을 일구고 얘기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말벌과 한바탕 사투를 벌이는가 하면 집 옆에 흐르는 개울물의 졸졸졸 소리를 통해 모든 일은 다 지나간다는 자연의 이치와 같은 깨달음을 주기도 하고 고향이자 그리운 개성에 관한 이야기, 음식, 가족과 지인, 학교와 일제시대, 한국전쟁의 에피소드 등 매우 다양한 주제의 얘기를 담은 이야기다.

 

그중에서도 일본인에 대한 기억을 얘기하면서 일제시대 때 들었던, 실제 있었던 일이 모티브가 된 소설의 내용을 언급하는 부분은 특히 인상깊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도전해보지 못하고 있는 소설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 흥미가 일었다. 

 

서울대 명예박사학위를 받으면서 쓴 글은 조목조목 들려주시는 말씀에 어쩐지 왈칵 눈물이 났고 삶이 정말 녹록치 않음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평탄해보이는 삶도 숨겨진 이면을 들여다보면 타인들은 미처 알지 못하는, 차마 꺼내보일 수 없는 상처와 고단함이 있기 마련이다. 혹여 그런 게 없는, 스스로가 그리 생각하는 삶을 살아왔다 느낀다면 그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한 삶을 살아온 게 아닐까.

 


***

 


이름만 들어도 무척 많이 그리워지는 분이 있다. 꼭 한번 뵙고 싶었으나 사람 일은 알 수 없고 말처럼 쉽지 않은 지라 이젠 영영 뵐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도 소중하고 귀한 글이 남아 있으니 언제든 글로라도 만날 수 있어 넘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내어 쓸 법한 이야기에도 어떠한 왜곡이 느껴지긴 커녕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가족 등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내용을 차치하고-을 견지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글솜씨는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너무나도 감명깊게 읽었던 호미를 몇년만에 다시 읽으니 왠지 감회가 새롭고 문득문득 예전에 읽어 낯익은 내용도 있지만 전에 읽었을때보다 괜스레 더 울컥울컥하며 읽어내려갔다. 그때 느낀 것들과 지금 느낀 것들이 크게 다르지 않을 법 한데 내 글은 조금 더 감정적(!)이 된 듯 해 이 또한 세월이 흐른 탓은 아닌지란 생각이 들게 한다.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마음 속에 남아 그리워 할 단 한 분의 작가님의 책, '호미'를 어여쁜 장정으로 다시 만날 수 있어 넘 기뻤고 오랜만에 누리는 사유의 시간들에 무척 즐거웠고 많이 행복했다. 이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보다 더 많은 분들이 느끼고 꼬옥 누릴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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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저도 며칠 전 이 책 리뷰 올렸는데,
    예전에 몇 권을 읽었지만 이 책으로 저자를 많이 알 게 된 기분입니다.
    소탈하면서도 은근 까다롭고 빈 소리는 안 하실 것 같은, 그러면서도 늘 양가감정을 가지고 사물을 대하시는 것 같은. 벌집에 물대포 쏘고 살충제 뿌려놓고는 미안해하고...저도 그런 마음 있기에 이해+공감 ㅎㅎㅎ

    2022.06.19 17:0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앗; 아자아자님. 답글이 많이 늦었네요;; ㅠ_ㅠ;;; 그치요? 박완서 작가님에 대해 하신 말씀에 완전 공감이 가요. 이런 말씀 드리면 실례일지 모르겠으나 아자아자님 글에도 박완서 작가님과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답니다. 아자아자님~ 요즘 많이 더워요. 더위조심 건강조심하시고 기분좋은 한 주 행복한 7월 맞이하시길 바랄께요~*^^ 늘 넘 많이 감사드려요~*(__)(^^)*~/////

      2022.06.28 17:14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박완서 작가님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분이었기에 그동안 여러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벌써 돌아가신지 10년이 넘었네요... 키미스님 리뷰를 읽으니 책꽂이 꽂혀 있는 박완서 작가의 책 한 권 꺼내 읽고 싶어집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남은 6월도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키미스님.^^

    2022.06.26 07:0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추억책방님~!! 넘 오랜만이어요~ 잘 지내고 계시지요? ^^ 벌써 그렇게 되었다는 게 가끔 실감나지 않을 때가 있어요. 시간이 얼마나 잘 가는지... 늘 좋은 말씀 넘 감사드려요~ 잊지 않고 들려주신 것도요~*(__)(^^)*~ 추억책방님도 더위조심 건강조심하시고 남은 6월도 즐겁게 잘 보내시고 기분좋은 행복한 7월 되시길 바랄께요~~*>_<*~/////

      2022.06.28 17:16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