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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개정판)

[eBook] 위저드 베이커리(개정판)

구병모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소설Y"는 창비가 기획 출판하는 한국형 Young Adult 시리즈로, 청소년이 주인공이지만 흡인력 있는 이야기로 모든 세대를 겨냥한 소설입니다.

이 책 ‘위저드 베이커리’는 2008년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프랑스, 멕시코 등 9개국에 번역 소개됐으며, 5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입니다. 그리고 올해 3월 소설Y 시리즈로 개정판을 펴냈습니다.

저는 올해 나온 개정판을 처음으로 읽었습니다.



제목이 심상치 않습니다. 위저드는 마법사, 베이커리는 빵집, 그럼 마법사의 빵집? 주인이 마법사란 말인가요? 마법사가 빵을 만들어요? 왜요? 처음부터 의문 투성이 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고난 후 길을 가다가 길 위로 지나는 개미 행렬을 보면 유심히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고, 황보름 님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읽고 동네 서점을 자세하게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김호연 님의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지나 가다가 편의점이 보이면 유심히 바라보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동네 빵집을 유심히 들여다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특히 계산대 여직원이 파랑새가 아닐는지? 빵 굽는 제빵실 속 오븐은 어떻게 생겼는지?그 뒤로 별도의 공간이 있지는 않은지 유심히 보게 됩니다.

개미는 그렇다 치고 서점, 편의점, 빵집 등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보는 친근한 동네 점포를 무대로 한 소설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재미있고 친근감이 들어 쉽게 읽다 보니 저도 감히 세탁소, 부동산, 김밥집 등을 무대로 한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엉뚱한 상상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잠깐 동안만요.


판타지 소설은 현실과 동떨어진 먼 상상 속의 이야기일 수 있는데, 이 소설은 현실과 환상이 절묘하게 이어지면서 마치 모두 현실의 이야기인 듯 합니다.

현실과 너무나 먼 지나친 환상 속의 초능력과 마법은 소설의 긴장감을 떨어뜨릴 수 있는데 이 소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읽는 내내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바로 내 이웃의 이야기라는 착각 속에서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으로 스토리 속으로 깊숙히 빨려들어갔습니다.


지독히도 일그러진 여성관을 가진 가부장적인 한 남자로 인하여 파괴되는 가정의 구성원들은 이 시대의 평범한 남녀노소입니다.

마법사의 마법으로 시간을 되돌리면 결과가 달라질지 상상해 보는데, 이 또한 되돌아가는 과거가 미래가 되어 새로운 상황으로 다가오니 안타까움만 더 해 갑니다.

많지 많은 등장인물들의 뚜렷한 캐릭터는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도 합니다. 나와 새 엄마의 갈등은 너무나도 일방적인데, 말을 더듬는 나로 인하여 더욱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작가의 상상력은 끝이 없네요. 어디까지 생각하든 그 이상의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네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갈 수 있다면?
이 소설에서는 타임머신이 아니고 타임 리와인더입니다. 시간을 되감는 머랭쿠키입니다. 이 쿠키를 설명서대로 먹으면 원하는 시간으로 되감을 수 있습니다.

과거로 돌아가면 실수를 하지 않겠다. 더 좋은 선택을 하겠다. 이렇게 단순하게만 생각할 수 있는데요, 이 소설에서는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우쳐 줍니다. 일단 과거로 돌아가면 그 시점 이후 발생했던 일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의 일이 되고 내가 겪지 않은 일이 되니까 어느 쪽이 옳은 선택인지 역시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맞는 말입니다. 그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후회는 없을 듯했지만 작가의 정확한 설명으로 그 또한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약한 기시감이 생기는 정도로 시간 되감기의 유익함을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사람, 언젠가 경험한 듯한 일 정도죠.


제빵용 오븐이 상상 속의 방으로 변하고 마법사의 마법으로 죽은 사람을 살리고, 부두인형으로 복수를 할 수 있게 하는데, 결국 나의 새 엄마가 나를 닮은 부두인형을 주문하는 것으로 마법의 상황과 스토리는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마지막에 시간을 되감는 Y의 경우와 되감지 않은 N의 경우로 나누어 이야기의 결론을 도출하여 독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어느 한 쪽만을 선택하는 아쉬움을 덜어주는 저자의 친절함과 치밀한 전략에 다시한번 감탄했습니다.



아직 안 읽은 분들을 위하여 줄거리는 쓰지 않겠습니다. 그 대신 주요 등장 인물만 알려드립니다.

제1주인공인 말더듬이 고등학생 나,
캐릭터 완구 회사 부장인 나의 아버지, 자살한 나의 어머니,
나의 할머니,
초등학교 교사인 나의 새 어머니 배 선생(아버지의 새 부인),
배선생의 어린 딸 무희,
제2주인공인 위저드 베이커리 빵집의 점장, 직업은 마법사,
이 빵집 직원인 젊은 여성 실제로는 파랑새,
무희의 학원 선생, 위저드베이커리.com에서 제품을 구입한 여고생과 일반인 여성 등,

이들은 모두 현실의 인물로 나오지만 알고보면 마법에 얽혀있는 인물들입니다.


N의 경우에서 밝힌 마법사의 나에 대한 배려, 나를 닮은 부두인형 속을 텅 비게 만들어 나에 대한 배 선생의 저주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 철저한 구성이라는 것은 이 소설을 읽고나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언급한 다양한 마법이 모두 시행되고 있는데 마지막 시간 되돌리기는 내가 이용했습니다. 물론 Y의 경우에 나와있는 내용입니다.

시간 되돌리기를 선택하지 않은 경우, 추억으로 남겨둘 기억을 더욱 아름답게 마무리했습니다.

멀리서 손을 흔들어 아는 체 인사한 파랑새, 그러나 영영 위저드 베이커리는 내 마음속에만 남아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마법같은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현실 그 자체가 마법일지도 모릅니다. 아니 온 우주가 마법인데 나 혼자 현실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는지요.

작가는 우리가 마법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소설로써 일깨워 주는 일을 하는 사람, 즉 글로 마술을 부리는 마법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마법 그것 별것 아닙니다. 빵집에서도 편의점에서도 심지어 전철에서도 늘 일어나는 것입니다. 내 안에서 매일 마법이 일어납니다.


이로써 작가는 모든 해답을 독자에게 넘겨주고 편안하게 쉬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더 이상 저자에게 요구할 사항은 없습니다. 문학 작품의 끝은 언제나 독자에게 깊은 여운과 함께 무언가 좀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 보통인데 이 소설은 끝이 깔끔하다는 느낌입니다.

#위저드베이커리 #구병모 #창비 #소설Y #위저드베이커리리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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