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언제 써봤더라... 잘 기억나지 않는다. 편지를 썼던 기억도 받았던 기억도... 너무 가물가물하다. 그래도 학교다닐땐 제법 쓰곤 했었는데... 어느 날 부턴가 문자를 보내고 카톡을 보내면서 편지란 것은 쓰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 이메일도 있으니 더욱 손편지는 쓰지 않게 된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작품을 읽다보니 친구들에게 지인들에게 이참에 편지를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 손편지를 쓰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번 책은 소설이 아니다. 그렇다고 에세일까? 거기에 가깝겠지... 책은 작가님이 편지대필을 하던 때 대신 썼던 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편지...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가끔 대필을 했단 말을 듣긴 했다. 개인적으로 난 내가 직접 썼기 때문에 대필이 주는 어색함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글을 잘 쓴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작가님이 쓴 글들은 주는 상대가 어떤 마음으로 편지를 전할 지 충분히 생각하고 잘 썼다는 점이 내 편지와 달랐다.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는 편지, 고백받은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고 거절하는 편지, 버리고 떠났던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 자신 때문에 상처 받았던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등등 대필을 요청하는 이유도 참 여러가지였다. 그중에서도 난 자신에게 상처받았던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가 참 좋았다. 참회의 글인 동시에 사과의 마음을 담은 편지인 그것은 내가 상대가 아닌데도 뭉클했다. 조금은 그의 마음이 이해되었고 그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마음이 충분히 공감되었다.
편지란 것이라 더 그랬을까?
"편지란 참으로 신기한 전달수단이다. 편지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쓰는 사람의 마음이고스란히 베어 나오기 때문이다"p11
그래 정말 그렇다. 전달하는 사람의 마음의 간절함이나 사정이 어떤 수단보다 더 잘 담긴다. 그래서 편지를 받았을 때의 마음은 묘하고 기분 좋다. 물론 안받아 본 어린 친구들은 그 감정을 조금 덜 느끼려나? 하지만 한번 받아보면 그 매력에서 좀처럼 빠져나올 수 없다. 참 멋진 수단이다. 생각할수록...
진짜 올해는 편지 보내는 것으로 시작해볼까? 누구에게 먼저 보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