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에서 3년>은 제목만 보고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공포소설의 한 장르인가 싶었는데, 조성자 선생님의 대표작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성장소설이었네요.
주인공 상아는 강화도로 3학년 첫 현장학습을 떠나고, 잠시 휴게실에 들른 사이 화장실에 가다가 옆을 지나치는 다람쥐를 따라 숲속까지 들어가게 되죠.
숲속에 있는 버려진 화장실에 들어갔다 갇히게 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구조하러 오길 기다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화장실에 나 있는 작은 창문을 통해 다람쥐와 청솔모와 고양이가 왔다 가고, 저 멀리 개가 보이기도 하면서 상아는 각 동물과 관련된 자신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죠~
특히 화목하지 않은 자신의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하루종일 약국에서 갇혀지내다가 자유를 갈망하면서 오토바이를 샀다고 엄마랑 싸우고 집을 나가버린 아빠 생각이 간절한 상아!
상아의 추억들을 하나씩 읽다보면 저도 모르게 제 어린 시절이 떠올라서 저절로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초등학생을 위한 성장소설이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마음 속 고민들이 하나 둘 떠오르게 쓰여진 글들을 읽으면서 조성자 선생님을 이제라도 알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 싶었네요.
어쨌든 상아가 빼빼 말랐다고 빼뺴로라고 부르던 같은 반 교휘가 상아가 사라졌다고 이야기해서 상아를 찾으러 다시 돌아온 학교 선생님과, 상아를 잃어버렸다는 소식에 아빠의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부모님 덕분에 4시간만에 화장실에서 구출된 상아~

초등학생 성장소설 답게 마무리는 해피엔딩으로~ 내내 엄마와 싸우는 모습만 기억되던 아빠의 등에 업혀 구급차로 실려가는 동안 "이 녀석, 대단해! 화장실에서 기절하지 않은 것을 보면... 역시 당신과 내 아이야..."라는 화해의 제스처로 마무리가 되네요.
똘망군은 자기는 화장실에 갇혔으면 냄새 때문에 질식해서 기절했을거라고 호들갑을 떨면서 아직 이 소설의 깊은 내면까지 이해 못한 분위기에요.ㅎ
그래서 초등 저학년보다는 중학년 이상, 남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민이 하나 둘 쌓여갈 때 읽어보길 추천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