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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가끔 내가 소설 속 주인공처럼 느껴진다면 - 나의 기분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고통스러운 일을 겪으면 사람은 이유를 찾게 됩니다.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본능적인 움직임입니다. 그리고 흔히 비난의 화살을 돌릴 대상을 찾게 되지요. 그런 대상을 찾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내가 해결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모든 일의 원인은 타인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감정에 너무 많은 서사를 부여하게 되면 아군이 되어줄 사람조차 떨어져 나가게 됩니다.


어릴 때는 애정 욕구가 곧 생존 욕구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어릴수록 전적으로 생존을 타인에게 의존합니다. 타인에게 자발적인 돌봄의 행위를 이끌어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타인에게 애정을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린아이의 애정 욕구는 배고프면 젖을 빠는 것처럼 본능에 가깝습니다.


인간은 가족이나 친한 지인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얻고자 하는 힘으로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기도 합니다. 애정 욕구를 바탕에 두고 남들을 보살펴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애정 욕구가 좌절될 경우에는 거절, 비난, 무시에 과하게 반응합니다.


경계성 인격 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를 가진 이들을 보면 자기 신뢰가 없고, 타인 신뢰도 없습니다. 이들은 격렬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계성 인격 장애 환자들은... 끊임없이 타인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갈구합니다. 본인의 부정적인 감정을 타인에게 투사해서 타인을 비난합니다.


어떻게 하면 내 감정에 '서사'를 부여하지 않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소설'이 아니라 '현실'의 주인공이 되고 '과거의 주인공'이 아니라 '미래의 주인공'이 되는 것으로 낭가야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감정의 객관화입니다.


자존감을 키우려면 나와 세상을 향한 객관의 거울을 들 줄 알아야 합니다. 좋은 감정도 객관화 능력을 통해서 키울 수 있습니다. 


감정의 객관화는 현실의 주인공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인지행동 치료의 기본이기도 합니다. 파국으로 달려가려는 생각, 흑백 논리로 자신을 설명하려는 경향 등의 왜곡된 인지 지각을 살피고 이를 교정하는 것입니다.


감정의 객관화를 통해 과거의 주인공이 아니라 미래의 주인공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 여기, 현재에 충실하면 됩니다. 


중요한 건 오늘의 삶에서 충만함을 느끼는 경험을 자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 자체를 중시하는 것이지요.




⑨ 남들이 모르는 성처가 있다면 어떻게 할까 - 외상 후 성장으로 나아가기


외상 후 격분장애(post-traumatic embitterment disorder).


외상 후 격분장애는 정신질환 진단 분류체계에 정식으로 포합된 진단명은 아닙니다. 2003년 독일의 심리학자 미하엘 린덴이 통일 이후 독일 사람들이 겪는 이상심리 현상을 분석한 논문에 언급하면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옛 동독 사람들이 이러한 심리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자신의 믿음이나 가치가 무시당하고 부당하게 취급될 때, 이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이나 충격을 받은 이후에 스스로 분노를 다스리지 못해서 폭발하는 것입니다. 외상 후 격분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분노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무력감이 있습니다. 미하엘 린덴에 의하면 이 증세는 내가 아닌 세상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복수하고 싶은 욕망이 있기에 치료하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심리적 외상이 인간의 삶에 더 큰 후유증을 남깁니다.


정서, 특히 부정 정서가 가미된 기억이 우리의 뇌 구조에 오래 남아 두고두고 잔상으로서 떠오른다는 것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핵심입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보다 자신의 상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이들에게 더 극심한 분노를 느끼기도 합니다. 그리고 유사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과잉 반응을 보이지요. 자신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감정 이입을 하기도 합니다. 특정한 단어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과거에 나에게 상처를 줬던 말을 접하면 그 말만 들어도 부정 정서가 올라오는 것이지요. 그중 문제가 되는 것은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해 부정적 감정이 기본 정서로 장착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외상 후 스트레스만 겪는 게 아니라,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외상 후 성장은 정신적 충격을 주는 사건을 겪거나 심적 외상을 받은 뒤, 이를 회복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를 통해 긍정적 변형이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자신이 그 외상을 통과함으로써 성장했다고 느끼는 겁니다.


외상 후 성장은 편안함과 안락함의 단계가 아니라, 자아실현과 정신적 가치 실현의 단계입니다.... 이런 외상 후 성장을 이루어내려면 개인의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지지도 반드시 요구됩니다. 혼자만의 힘만이 아니라 의미 있는 타인도 존재해야 하며,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스스로의 힘으로 상처를 극복하려고 해도 '타인에 대한 믿음'은 정말 중요합니다.


외상 후 성장을 이루고 나면 대인관계를 잘 맺는 능력이 증가합니다.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비춰준 작은 불빛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나 혼자 이런 고통 속에 사는 게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이런 고통이 숨어 있다는 데서 위안을 얻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어떤 고통을 겪었다고 해도 그것은 나의 과거일 뿐이며 '현재의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당신'은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거울' 같은 존재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것을 '관계 경험'이라고 부릅니다.


그런 존재가 반드시 가족, 친구, 동료와 같이 아주 가까운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너무 가까우면 애착관계에 대한 욕구가 올라와서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사심없는 관계는 오히려 깊지 않은 관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심없는 호의를 경험할 때, 더 긍정적인 감정이 생겨납니다. 


이처럼 '오롯한 관계'가 가진 힘은 무척 큽니다. 오롯한 관계에서는 내가 이 사람과 어떤 사이인지 선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을 복잡하게 하지 않는 관계, 바로 1차 정서와 2차 정서의 복잡다단한 역동이 들어가지 있지 않은 관계입니다. 정서적으로 나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 관계라는 뜻입니다.


주변에서 오롯한 관계가 많아질수록 인생은 행복합니다. 다른 계산 없이 나에게 호의를 베풀어주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니까요. 이 오롯한 관계는 너무 가깝지도 않은 관계에서 가장 쉽게 생깁니다. 가까운 가족은 삶의 사이클을 같이 겪는 과정에서 서로 상처를 주고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감정은 정체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즉, 실존에 대한 자기만의 답을 찾아갈 때 인간은 심리적 안정을 느낍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가 아닌 외상 후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 존재' 자체에 대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가진 많은 정체성은 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무수하게 달라집니다. 




⑩ 무난한 사람은 리더가 되기 어렵다 - 타인을 공감하며 이끌기 


정서 지능은 '감정을 감추고 통제하는 능력'이 아니라 '감정을 사용하는 능력'입니다. 그 1단계가 바로 정서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타인의 표정, 몸짓, 행동, 언어, 상황적 맥락을 고려해서 타인의 정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타인의 정서를 인식한다는 건 타인의 욕구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내 행동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행동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 상대방의 1차 정서와 2차 정서를 구분할 줄 아는 능력까지 나아갑니다.


2단계는 정서를 통해서 사고를 촉진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면 긍정적인 생각이 떠오르고,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면 주정적인 생각이 난다는 것입니다.


사실 정서를 통해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건 보다 고차원적인 능력을 말합니다. 그중 하나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끄집어내어 타인을 이해하는 데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능력이 좋은 사람들은 사람의 감정을 '고정된 것'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감정을 '가변적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생각에 따라서 감정이 바뀌고, 감정에 따라서 생각이 바뀐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저 사람이 이런 감정을 표현하고 있지만, 5분 뒤에 또 감정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사람을 대할 때 겁을 먹지 않습니다.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들은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감정선'을 잘 이해합니다.


보편적인 감정에 공감하되 각자에게 고유한 감정선이 있음을 알고, 그 감정선을 존중하는 사람은 타인에게 호감을 삽니다. 


때문에 각자 '나만의 감정선'이 있다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리더란 타인의 마음을 끌어당여야 합니다. 즉, 호불호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존재감이 생깁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선이 분명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캐릭터가 분명하네'라는 느낌이 들어야 매력도 느낍니다.


자기주장이 약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는 솔직해야 합니다. 나아가 다른 사람의 감정과 그 속에 숨은 욕구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 리더가 됩니다. 


리더가 되려면 집단의 감정도 잘 파악해야 합니다.


리더십을 키우려면 집단을 대할 때도 사실과 감정을 분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상황 전체를 이해하고 핵심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개인만이 아니라 집단을 설득할 때도 감정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소통하는 게 중요합니다.


집단의 감정을 잘 읽어내는 능력은 내가 집단 정서에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사회의 모든 집단은 '목적'이 있습니다. 그 목적을 위해서 '명분'이라는 것을 사용합니다.


이 모든 목적을 위해서 명분을 세우고, 그 명분의 정당성을 확보하게 위해 '집단 정서'라는 것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 집단 정서에 안 맞는 사람들은 스스로 나가게 하거나 쫓아냅니다. 


리더십에서 감정 능력이 중요한 것은 정서가 동기 부여의 힘과 관련이 크기 때문입니다. 


긍정 정서를 바탕으로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할 줄 아는 사람을 볼 때, 우리는 그에 대한 신뢰가 생겨나고 따르고 싶어집니다. 타인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싶다면, 자기부터 긍정 정서 위에서 동기를 유발하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동기 부여는 반드시 긍정적인 정서 위에서 이루어져야만 효과가 있습니다.


내적인 만족을 얻고 있는 활동에 외적 보상을 주게 되면 그 활동에 대한 내재적 동기가 감소하게 됩니다. 이를 과잉정당화(overjustification)라고 합니다.


'내가 어떠한 일에 대응할 수 있다. 나는 지지받고 있다. 나는 자율적이다' 구성원들로 하여금 이런 세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조직을 운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리더십이 강하다고 느낍니다. 


리더십이란 위기의 상황에서 사람으로부터 용기를 얻고, 어려운 상황에서 사람으로부터 지원을 만들어내는 힘을 말합니다. 그에 필요한 소통 능력, 공감 능력, 자아 확장력 등은 모두 감정 능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⑪ 까칠하게 대하는 게 마냥 좋은 걸까 - 감정 조절 능력 높이기 


통제(control)가 감정을 억제하는 쪽이라면, 조절(regulation)은 억제뿐만 아니라 표현하고 발산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감정 조절은 부정적 정서와 긍정적 정서를 모두 포함하며, 무의식적인 과정과 의식적인 과정 모두를 말합니다. 대니얼 골먼과 함께 '정서 지능'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피터 샐로비와 존 메이어는 정서 지능을 네 개의 차원으로 나눕니다. 이 중에서 '정서 조절'은 마지막 네 번째 차원에 속하는 고차원적인 능력입니다. 정서 조절 능력은 다시 네 단계로 나뉩니다. 

1단계 정서를 받아들이고 이에 반응하는 능력 

2단계 정서적 상황에 개입, 지속, 초연할 수 있는 능력

3단계 정서를 반영적으로 평가하는 능력 

4단계 자신과 타인의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 


1단계는 정서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이 단계를 거치면 긍정적인 정서든 부정적인 정서든 일단 '내 손 안에' 쥐어진 것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미 일어난 정서를 억지로 회피하면 감정 조절이 더 어여워집니다.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용해야 합니다. 이건이 정서의 타당화입니다. 


2단계 정서적 상황에 개입하는 것입니다. 바로 감정과 행동을 구별하는 것입니다.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것과 그것을 필터 없이 표현하는 것은 다릅니다.... '화가 나지만, 지금 저 사람을 비난하는 건 나에게 이롭지 않아.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정서와 행동을 구별하면 이런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3단계, 내 정서가 타인에게 어떻게 비칠지 이해하고,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합니다. 

자신과 주변 환경 사이에서 정서가 어떤 행동을 일으키고,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를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정서적 문해력(emotional literacy)이라고 합니다. 


4단계에 이르면 드디어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까지 나아가게 됩니다. 내 감정이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잘 수용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조절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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