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⑫ 센스 있게 분위기를 잘 바꾸는 사람의 비밀 - 도구적 정서 활용하기 


정서 초점적 대처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문제로 유발된 정서적 반응을 조절하기 위한 활동 전반을 말합니다. 회피하기, 선택적 주의, 긍정적 측면 보기, 인지적 재평가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건 스트레스 자체를 없애는 게 아니라 부정적 정서를 적절한 정도로 조절하고, 그것이 긍정적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일... 


'도구적 정서(instrumetal emotion)'라는 것은 목적한 바를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정서를 말합니다. 주로 사회적 관계, 대인관계에서 사용되지요. 


도구적 정서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사회적 역할을 잘 해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도구적 정서는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그래서 과하게 사용하면 인간관계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도구적 정서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가식적'이라고 표현합니다. 진솔함이 떨어지고 자기 세계를 오픈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타인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기 어렵지요. '저 사람은 가식적이야.' '뭔가 연기하는 것처럼 보여.'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금방 눈치챕니다.


그런데 도구적 정서를 잘 사용하는 사람들은 정말 이기적일까요? 오히려 이기적이라기보다는 타인에 대한 존중감이 높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가 도구적 정서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느끼게 되고, 자존감이 떨어집니다. '내가 남의 눈치를 보느라고 이런 연기까지 해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사람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덕목 중 하나가 '진실성(authenticity)입니다. 진실성은 가식이나 위선 없이 자신에 대한 진실을 말하며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태도를 말합니다. 


타인의 감정을 잘 읽어내려면 먼저 내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있어야만 합니다.




⑬ 외로울 순 있어도 무기력해지기는 싫다면 - 소속감에 목매지 않기 


우선 외로움은 '관계'에서 오는 감정입니다. '나와 너(너희들)'가 있는 게 관계죠. 즉, 타인이라는 '대상'이 있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는 것입니다. 대상이 있는데 소통이 안 됩니다. 어떤 소통이 안 되는 걸까요? 바로 '정서를 통한' 소통입니다. 함께 있는데도 나를 외롭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건 서로 말을 하더라도 정서를 통한 소통은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외로움은 타인과 소통이 안 되어서 생기기도 하지만 자신과 소통이 안 될 때 많이 생깁니다.


외로움은 연극성 인격 장애 환자들과 경계성 인격 장애 환자들의 핵심 정서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외롭다' '공허하다'라는 말을 믿을 수없이 내뱉습니다. 우울증 환자와 다릅니다. 우울증 환자는 꼼짝 못하는 무기력이 특징입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일시적인 외로움을 느낄지는 몰라도, 모든 일이 공허하다거나 항상 외롭다고 느끼지는 않습니다. 스스로를 존중해나가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외로움과 달리, 무기력은 관계가 아니라 욕구의 좌절과 관련이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마다 다 안 돼.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없어.'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이 무기력입니다. 무기력은 거듭된 실패 때문에 생기기도 하지만, 상황에 적응하지 못할 때 생겨나기도 합니다.


나를 계속 괴롭히는 상황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때도 무기력에 빠집니다. 


공허함은 세상 속에 존재하는 자신의 의미를 찾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공허함을 거의 못 느낍니다. 세상에 참여할 일이 많기 때문이지요.


공허함은 상실에서 오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공허함에 빠집니다. 


자신의 성향이 부정당하는 환경에 놓여 있으면 공허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소속에 대한 욕구가 좌절되면 사람은 고통을 느낍니다. 좌절된 소속감으로 인한 심리통은 신체적 고통과 유사합니다. 

사회심리학자 나오미 아이젠버거는 유명한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 실험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세 사람이 공 던지기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두사람이 한 사람을 따돌리고 자기들끼리만 공을 주고받으면, 소외된 사람의 뇌에서 전방 대상회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이 활성화됩니다. 이 부위는 신체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곳입니다. 


이처럼 소외감이 주는 심리적 고통은 신체적 고통처럼 실제로 아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적 소외는 심리적 죽음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아파도 아프다 하지 못하면』이라는 책에 따르면, 어리석다는 뜻의 영단어 'idiot'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격리된 사람들(somebody withdrawn from others)'이라는 뜻에서 왔다고 합니다. 외로움을 느끼면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되기 쉽습니다. 


소속감을 해소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첫째, 집단 전체와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소속감을 느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조직의 사람 중에서 단 한명이어도 좋으니 인간적으로 깊게 친해지는 것입니다. 


둘째, 소속되고 싶은 이유를 그 집단이 추구하는 '좋은 가치'에서 찾으십시오. 단지 외롭지 않으려고 자신과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집단과 어울리려고 하지 마십시오. 

사람들이 특정 집단에 들어가려고 하는 데는 이런 안전에 대한 욕구도 작용합니다. 그런데 자신이 동의하지도 않는 집단의 가치를 억지로 받아들이게 되면, 삶이 불안해집니다. '이게 아닌데' 싶은 가치에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게 됩니다. 진정한 나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또한 비도덕적인 집단은 사람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본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내가 집단의 목적과 다른 입장을 취할 경우 바로 배척당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소속감을 '집단의 일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세계가 확장되는 것'으로 이해하십시오.


사실 감정 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소속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가 적습니다.


상대적으로 집단을 중시하는 동양권 문화에서, 특히 한국 사회에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감정적 폭력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가족은 상부상조하는 운명 공동체'라는 판타지가 강합니다. 그 가족 판타지를 잘 유지하기 위한 정서로 '죄책감'을 많이 이용하지요. 자율성을 해칩니다.


자율성을 보장받지 못할 때 나타나는 첫 번째 증상이 뭘까요? 바로 감정 표현을 쉽게 못 한다는 것입니다. 싫어도 싫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거죠. 그러면 부정적인 감정이 쌓이고, 필요 이상으로 그 정서는 확장됩니다. 그리고 이런 감정이 쌓이고 쌓였다가 한번 터지면 크게 폭발합니다. 소속감도 자율성도 다 박살이 납니다.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는 인간의 심리적 욕구를 유능성, 자율성, 관계성이라 봤습니다. 이 세 가지 욕구가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반대로 외로움, 무기력, 공허함은 소속감이 높아질 때 보다 자율성이 높아질 때 사라집니다. 정말 의외이지요?


대상 항상성(object constancy) - '어떤 상대'와 떨어지게 되어도, 항상 내 마음속에 그 상대가 온전하게 존재하는 느낌


대상 항상성이 강한 사람은 자율성이 높습니다. 자율성은 어른의 자존감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율성이 낮은 사람들은 연인을 사귀고, 주말마다 친구들을 만나 놀고 와도 외롭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외로움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서 찾습니다... 사실은 내가 아직 미성숙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과거 부모와의 관계에서 가지지 못했던 애착 욕구를 타인을 통해 풀고 싶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걸 '투사'라고 하지요.


우리가 가진 외로움, 공허함, 무기력 등의 감정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은 나에게 있고, 나는 이미 이것을 해결할 답을 갖고 있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⑭ 나만의 고유한 감수성은 무엇일까 - 긍정적 자기 개념 키우기


감수성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과 비슷합니다. 반면 감정 능력은 감정을 상황에 맞게 사용하여 나에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부정적 감수성이 높은 사람은 자신을 향한 적대적인 감정을 잘 견디지 못합니다. 의미 없는 타인이 남긴 악플에 상처를 심하게 받습니다. 


사람마다 타고나는 감수성이 있습니다. 타고난 감수성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부정적으로 기능하느냐, 긍정적으로 지능하느냐에 따라 타인과 나 사이에 벽이 생기기도 하고, 반대로 공감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외향성을 높게 타고난 사람은 긍정 정서를 느낄 가능성이 높고, 신경증 성향을 높게 타고난 사람은 부정 정서를 느낄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조울증과 같은 양극성 장애 환자들이 병적으로 느끼는 과한 긍정 정서가 아닌 경우, 일상에서 느끼는 크고 작은 긍정 정서는 우리의 주의력과 창의력, 문제 해결력을 높여줍니다.


감정은 기억을 떠올리는 데도 영향을 줍니다. 즐거운 감정일 때는 유쾌했던 기억을 더 많이 떠올리는 반면, 속상한 마음일 때는 과거에 상처를 받았거나 힘들었던 기억들이 생각납니다.


타고난 정서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하게 변합니다. 자라면서 더 차분해지는 사람도 있는 가 하면, 더 활발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어떤사람인가'라는 개념을 만들어 갑니다. 이를 '자기 개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자기 개념이 실제 삶에서 경험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자기 개념과 자기 체험이 일치하는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자기 개념이 단단해진 사람들은 부정적인 자기체험을 하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자기 개념이 튼튼하지 못한 사람이 부정적인 자기 체험을 하게 되면, 자기 개념을 수정하게 됩니다. 


자기 개념과 자기 체험이 통합되지 않으면 인간은 괴로워집니다. 불안해 합니다. 그 불안으로부터 자기를 변호하고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왜곡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향이 강해지면 우리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개념과 자기 체험을 일치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기능하는 '정서 체험'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서의 문제가 중요한 까닭은 결국 이것이 '나에 대한 개념'을 성장시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인 자기 개념을 키워나갈 때 우리는 감정의 노예가 아니라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에필로그 - 최종 목표는 나의 자유


스스로 에너지를 잘 만들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게 안 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에게서 에너지를 받아 오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는 '의미 있는 타인'이라는 존재가 필요합니다. 자존감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감정 조절을 잘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건입니다. '의미 있는 타인'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바로 내 감정의 타당화를 해주는 사람입니다. 


사회적인 관계에서 의미 있는 타인과 감정의 타당화를 통한 긍정적인 소통을 하는 경험이 많아질 때, 감정 능력은 커집니다. 기질적으로 내성적이고 불안도가 높은 사람이라고 해도, 후천적으로 감정 능력을 충분히 키울 수 있습니다. 


어떤 인간관계에서 '의미 있는 타인'을 못 만났거나 감정이 소모된다고 느끼면, 다른 관계를 빨리 만드는 게 좋습니다.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타인, 나의 유능함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타인, 이런 타인을 만들려는 노력을 계속할 때 사람은 성장합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타인이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