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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도서]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저/이정서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문학을 좋아하던 시절이 오래오래전엔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문학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생활을 해왔다. 순수문학을 읽던 것은 아주 드문 일이었고 읽는다해도 장르문학에 한정되어있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순수문학을 그것도 고전들을 다시 읽어보고 있는데 그 감상이 여운이 깊다. 다시금 문학 소년이 아니 문학 중년이 되는 느낌이다.

 

새움의 움라우트 세계문학 시리즈는 [이방인], [노인과 바다] 이후로 이번이 세 번째 만남이다. 앞서 두 권은 서평단 모집 때 눈여겨 보았다가 구매해서 읽고 리뷰를 남겼고 [위대한 개츠비]는 그 두 권으로 익게 된 이정서 번역가님에 대한 신뢰가 커져서 서평단 응모로 리뷰를 남길 기회를 얻게 되었다. [위대한 개츠비]를 처음 읽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번역가님의 문단 하단의 짧은 기록들을 보며 이 소설을 다른 번역본으로 보았더라면 도대체 내게 남은 개츠비에 대한 인상은 얼마나 오해의 층층이었을지 생각하니 다행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윌슨을 향한 언급들을 개츠비로 판단한다거나 하는 그 단순한 것만으로도 인상의 빛깔이 전혀 다르지 않았을까 싶다. 안타깝지만 한심한 졸부로만 개츠비에 대한 인상이 남게 되었다면 이 소설을 읽은 의의는 무엇이 되었을까? 

 

닉의 시선으로 전해지는 개츠비이기에 오역되지 않은 원작대로의 개츠비에 대한 인상은 닉의 감상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개츠비에 대해 닉의 시선은 그의 자산을 보며 느끼는 선망과 그의 출신과 자신의 출신을 비교하며 드러나는 자신에 대한 자긍심과 모든 것을 자수성가한 개츠비에 대한 나름의 인정하는 심리와 당시에는 정당하다고 볼 수 없는 밀주 커넥션에 연루되어 개츠비가 부를 축적한 것을 알고서 느끼는 다소의 경멸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감정이 담겨있는 것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닉은 개츠비에게 깊은 호감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 그런 그의 시선이 있기에 독자 역시 그의 시선으로 인해 개츠비라는 한 사람에 대한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닉의 정서가 반영되지 않았다면 다를까 싶지만 이 작품에서의 개츠비는 참으로 양가적인 사람이 아닌가 싶다. 소설을 퍼즐처럼 조각을 이어보자면 그의 아버지가 보여준 그의 옛 애장소설의 기록으로 보아 개츠비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노력하며 미래를 꿈꾸던 소년이었다. 그리고 전쟁의 참상으로 뛰어든 그 시대의 무거운 한 장면을 감당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는 전쟁 속에서도 사랑에 빠져버리고 오랜 세월을 한 여인에게 연연하는 순순한 열정을 품은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반면에 그는 전쟁 후의 특혜로 가게 된 옥스퍼드 대학 생활 몇 개월을 나름 자신을 부각시키는데 활용해 일자리를 찾아낼 줄도 알고 평판을 일구어 보려고도 하는 기회주의자이기도 하다. (역자 이정서님은 개츠비가 옥스포드 맨이라고 그 스스로 말한 것이 아니라지만 울프심에게 그가 옥스포드 출신임을 말할 사람은 그다지 따로 찾을 필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왔을 때 자신의 이력을 이용하지 못하는 자라 가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옳고 그름이라는 관점에서 터부시하며 뿌리치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진취적인 사람이기도 하다. 또한 잠자던 사람을 깨워 데이지와의 자리에서 분위기를 자아내려 연주케하는 면모로 보아 자신의 의도가 우선이며 타인에 대한 배려를 잊고마는 독선도 있는 인물이다.

 

그는 기회주의자이며 성취자이기도 하고 미래를 꿈꾸던 소년이었고 한 사람만을 향하는 불타는 사랑을 안은 열정가이기도 하다. 돈을 추구하는 인물로만 보이기도하지만 그를 떠난 데이지와의 신분차이가 그에게 금전적 성취를 우선하게 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닉을 태운 차 안에서의 그의 부산함은 그가 부를 축적한 졸부나 부호로만 보이지 않게 하는 유치한 이면이 엿보이기도 한다. 또 그토록 잊지 못하던 데이지와의 재회를 닉의 집에서 갖게 되었을 때 그의 모습은 한 소녀에게 빠져버린 소년의 심정과도 비슷해 보였다. 재회한 그녀에게 아직 자신이 부족해 보이지는 않을까 주저하는 그는 벽에 걸린 시계에 머리를 기대다가 허둥거린다. 그 시계가 마치 깨어진 것만 같이 여기는 것 같다는 닉의 표현은 개츠비가 데이지를 대하는 그 사랑은 시공간을 초월하고 있음을 얘기해 주는 것만 같았다. 

 

그의 양가적인 면들과 그 속에서 두드러지는 그 순수함이 미국인들이 그토록 오랜 세월 [위대한 개츠비]를 사랑하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그런 면들이 현시대의 유일한 대제국 미국의 모습과 미국인들을 대변해 준다고 미국인 자신들이 여길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세계 경찰을 자처하던 미국, 호기롭게 달러패권으로 독주하는 미국, 그러면서도 인종갈등과 총기사고, 마약으로 점철되고 있는 미국, 또 세계경찰이라면서도 일루미나티 주축들의 근거지라는 의혹을 사고 있는 미국, 그러면서도 한없이 자유를 사랑하고 성장하려 하고 아직까지도 아메리칸 드림은 있다고 믿어마지 않는 미국인들의 모습이 개츠비의 모습과 오버랩되어 보였다. 

 

데이지는 어떤가? 피로연 당일 신부가 (아마도 개츠비가 보낸) 편지를 움켜쥐고 만취한 채 자신을 욕조에 담궈달라고 말하며 눈물 흘리던 그녀, 재회한 개츠비를 연이어 찾아가던 그녀, 자신의 아이를 안고 개츠비를 보여주던 그녀... 그런 그녀가 개츠비에게 진심이 아니었으리라 생각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끝내 우연이었는지 자신의 남편과 바람이 난 여성을 개츠비와 동승한 차로 치어 죽인 그녀에게 개츠비는 어느새 연인에서 자신의 죄를 목격한 목격자로 자리바꿈 해 버렸을 것이다. 개츠비를 보는 순간마다 그녀는 자신의 죄가 떠올랐을 것이다. 그녀의 머리에 카인처럼 하나님의 인이 더해지지 않고서는 그녀는 결코 개츠비와의 관계를 회복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개츠비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개츠비는 그녀에게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개츠비가 매일을 화려한 파티를 열어 대중들을 불러모았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는 안스러울 정도이다. 개츠비의 삶은 작가가 닉의 시선으로 보여준 외연만큼이나 그 심연 또한 양극적인 면을 띠고 있다. 이 소설의 독자들에게 개츠비는 어떤 감상을 안겨주는 인물이기를 피츠제럴드는 바란 것일까?

 

피츠제럴드는 퍼즐 조각 하나하나를 나열하는 듯하다가 어느새 퍼즐을 맞춰놓는 뛰어난 문장력을 보여준다. 자못 일상적인 이야기만 서술하는가 싶다가 소설의 끝에 이르르면 이 얼마나 뛰어난 구성의 소설인가에 감탄하고 말게 하는 것이다. 인물 한 명 한 명도 허투로 등장한 사람이 없다. 그래서 탐 뷰캐넌이 [오셀로]의 이아고 같은 역할을 하게 될 줄도 짐작할 수 없었고 그저 주변 이야기일뿐인줄 알았던 탐의 불륜 이야기가 이렇게 대미에 영향을 줄지도 몰랐다. 더구나 윌슨이 결말을 가져올지는 예상조차 못했다. 그의 이름이나마 기억하게 될 존재일지 짐작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개츠비의 매력 만큼이나 소설의 얽개의 치밀함도 이 소설을 잊지 못하게 할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츠비를 오해 하지 않음으로서 소설에 대한 감상이 온전했다고 생각된다. [위대한 개츠비]는 반드시 새움의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으로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이정서 번역가님의 번역서 중에서도 [위대한 개츠비]는 반드시 이 책이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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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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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산바람

    예전에 읽었던 내용을 생각하며 리뷰 잘읽고 갑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2022.04.25 17:3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이하라

      개츠비가 제게는 생소하고 처음 읽어본 소설인데 개츠비를 애정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군요.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산바람님께서도 편안한 밤되세요.^^

      2022.04.25 18:01
  • 파워블로그 모나리자

    오래 전에 읽은 작품입니다. 당시 꿈을 쫓는 미국인들의 생각과 사회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었지요. 이 작품을 읽고 나서 피츠제럴드의 단편을 읽었는데 오히려 단편이 더 재밌더군요. 특히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 몇 편은 압권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기회 되시면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편안한 밤 되세요. 이하라님.^^

    2022.04.25 20:2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이하라

      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도 피츠제럴드 소설이었죠. 예전에 기차역내 서점에서 잠시 몇 문장을 읽다가 돌아선 적이 있는데 영화의 분위기와는 너무 다르구나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개츠비를 읽고 보니 피츠제럴드의 단편집들이 더 끌리는 것 같습니다. 꼭 읽어봐야 겠어요.
      모나리자님께서도 편안한 밤 되세요.^^

      2022.04.26 20:42
  • 파워블로그 march

    저도 오래 전에 읽어서 줄거리도 가물가물합니다. 그래서, 리뷰를 써든 읽은 흔적은 남겨둬야하는데 이 책을 읽을 때만해도 블로그는 하지 않았고, 글 쓰는 것은 더더욱 싫었던 때라 '왜 캐츠비는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을까'라는 기억만 나네요. 다시 읽게 된다면 이하라님의 리뷰를 한 번 더 읽고, 이 책으로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재미있게 읽었는데, 피츠 제럴드의 작품이라는 것은 잊고 있었네요.

    2022.04.26 23:0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이하라

      저도 블로그 운영하기 전에 읽었던 책들 내용은 흐릿하기도 합니다. 무언가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기억이 나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기억이 나지 않을 때의 독서는 처음 읽는 책처럼 신선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벤자민 버튼이 개츠비보다 더 재미있다는 말씀을 많이들 하셔서 벤자민 버튼을 만나볼 것 같아요. 올해 저는 피츠제럴드의 소설들을 알게 된 해로 기억하게 되겠어요.^^

      2022.04.2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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