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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도서] 어린왕자

앙투안 마리 드 생텍쥐페리 저/이정서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어린 왕자는 초딩 때 20대 초에 또 오늘까지 3번을 읽었다. 초딩 때는 정서적 동요와 함께 애착은 느꼈지만 별다른 인상을 깊이 갖지는 못했던 것 같다. 20대 때는 아련함을 갖게 되었으나 그때도 사람들이 어린 왕자라는 동화에 갖는 깊은 인상이 왜인지 막연하기만 했다. 그렇다고 중년이 된 지금 읽었다고 해서 그다지 깊은 감동으로 몸부림치거나 그렇지도 않다. 예전 몇몇 문장에 감동하던 때보다 감동 어린 문장들을 더 찾게 되었고 이제까지 읽고도 기억 못한 결말의 충격이 크기는 했지만 말이다.

 

인상 깊은 문장들은 많았으나 그걸 다 옮기는 건 조금 부담될 것 같다. 키보드와 씨름하면서 버거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 말이다. 문장에서 받은 개별적 인상보다 어린 왕자 전반에서 받은 총체적인 인상을 남기는 것으로 이번 리뷰는 대략 마무리하려 한다.

 

어린 왕자는 사랑과 우정, 후회와 회귀, 회복에 대한 갈망 등등의 이야기임에는 분명하지만 나는 이것이 삶에서 본질이 무엇인지 성찰하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저자가 삶의 본질이라고 정의한 것이 정언적으로 주어지는 듯도 하지만 그것이 대중의 기대나 바람과 큰 차이가 없었기에 이 시대까지 어린 왕자가 잊혀지지 않는 것일 거다. 이야기의 시작을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린 어린이의 그림을 모자로 착각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로 들어서고 있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꿰뚫어 보는 어린이와 모자로 착각하는 어른. 그것으로 본질에 대한 통찰과 그것을 통찰해내지 못하는 성인 세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였다. 오해와 착각 속에서 성인들은 서로 오해의 여지를 남겨둘 거리를 두고 관계를 갖는다. 이야기 속 화자는 성인이 된 이후 그 그림을 보여주고 모자로 보는 성인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주변적인 주제만으로 화제를 삼았다. 반면 B612에서 온 어린 왕자는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통찰했다. 양을 가둔 상자마저도 아주 쉽게 통찰하고 말이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에 떨어진 씨앗에서 자라나는 바오밥 나무들을 제거하려던 중 하나의 씨앗이 바오밥 나무가 아니라 장미로 자라나자 애정을 쏟는다. 그러다 서로 간 소통의 혼선으로 그는 장미를 두고 자기 별을 떠나 유랑을 하며 몇몇 별에서의 경험을 거쳐 일곱 번째 별인 지구로 온다. 어린 왕자가 유랑 중 마주친 이들을 통해서도 조금씩 주제로 다가서지만 일곱 번째 별에서 여우를 만나고야 자신의 이상과 합치되는 가르침을 받는다. 정말 보석 같은 명문들이 이어지지만 옮겨적기는 생략하겠다. 저자는 성인이 놓치고 있는 본질을 우정과 사랑,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로 정의하고 있다. 물론 이런 가치들이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본질이 아닌 상에서도 인간은 깨우침을 얻어가며 살아간다. 물론 상에 매몰되어 본질을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겠으나 인간은 이 상을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도 성장한다. 사랑이나 깨달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허무로만 무너져내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질이나 권력, 명예 따위를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도 결국은 본질이 무엇인지 깨닫는 결과에 가닿고 그 추구하던 과정(자신의 야망을 성취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허무하게만 작용하는 게 아닌 것이 대부분의 사람의 삶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번뇌가 곧 깨달음이라는 불교 가르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쨋건 저자는 자신이 그리는 이상과 본질을 보이지 않는 것들이라고 정의 내리고 이 동화 속에서는 그것의 정점을 우정과 사랑으로 그리고 있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정의들로 독자에게 인상을 깊이 남기고 있기도 하다. 본질을 바로 본다는 것은 분명 중요한 핵심일지 모른다. ‘사랑이 진리다라고 오래전의 블로그에서 누군가가 남겼던 댓글이 기억에 남기도 하고. 하지만 각자에게는 서로가 깨우친 본질이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어린 왕자가 이토록 깊이 대중을 오랜 세월 사로잡은 이유는 그 본질을 우정과 사랑에서 찾고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누구나가 어린 왕자와 같은 주제를 마음 깊이 갖고 싶다면 누군가가 남긴 밈으로서가 아니라 어린 왕자처럼 집요하고 맑게 깨우침을 얻고자 추구해 나가야 하지 않나 싶다. 다른 이가 닦아 놓은 길을 가도 나쁠 게 없고 자신이 헤쳐나가도 버겁기만 한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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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하우애

    인용이 많이 되는 작품이라 읽지 않아도 익숙한 제목입니다. 그래선지 집에 책이 있어도 읽다 말다를 반복한 것 같습니다. 리뷰를 쓴 적 있는지도 기억 안나고... 누군가 또 인용하고 책에 의미 주여한 것을 보고 나면 읽어야겠다 마음먹을 것 같습니다.

    2022.10.10 17:0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이하라

      저도 자주 언급되는 웃는 남자와 위대한 개츠비 같은 소설들을.. 아, 멋진 신세계와 1984도 계속 읽지 않다가 어느날 문득 읽게 됐습니다. 웃는 남자 같은 경우와 1984도 도입부만 읽고 몇 해나 지나서 읽었거든요. 계기가 무엇이던 읽고 싶은 감흥이 깊이 드는 날 읽게 되실 거예요.^^

      2022.10.10 18:19
  • 파워블로그 모나리자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사이를 두고 가끔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읽을 때마다 다른 생각이나 질문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요. 오늘 명상을 들었는데 4,50대가 되면 시간이 다른 세대에 비해 부족하니 책을 잘 골라 읽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과연 맞구나 공감했지요.
    날씨가 이제 춥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새 한 주도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이하라님.^^

    2022.10.10 20:5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이하라

      오랜만에 다시 읽으니 기억나는 대목도 있었지만 결말도 새로 읽는 느낌이었어요. 말씀처럼 다시 읽더라도 읽을만한 책으로 신중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문학은 고전이나 감상평이 좋은 책인지를 고려해야겠어요. 제가 제 독서 습관을 돌아보니 문학을 잘 읽지 않는 편이더라구요. 한 달에 한 권은 읽어야지 싶습니다.
      이제 거진 겨울로 들어서는 느낌까지 드는 새벽과 밤이네요. 모나리자님께서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2022.10.10 22:13
  • 파워블로그 산바람

    어린왕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고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읽는 사람들마다 동화처럼 간단한 이야기 속에서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얻게 되는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나이에 따라 새롭게 달라지는 감정 또한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아닌가 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2022.10.11 18:5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이하라

      저도 상징과 함의가 깊은 고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대에도 공감할만한 가치를 담고 있는 동화라 더 대중의 사랑을 깊고 오래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과 우정과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한 깊은 울림이 이토록 사랑 받는 이유일거라 생각되네요.
      산바람님께서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2022.10.11 21:34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