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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

[도서] 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

사사키 겐이치 저/송태욱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원제: <사전이 된 남자, 켄-보 선생과 야마다 선생(辭書になった男 ケンボ-先生と山田先生)>

 

『신메이카이 국어사전』과 『산세이도 국어사전』의 탄생과 진화를 둘러싼 실화를 다루고 있는 책

 

단어와 사전과 언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일본‘어’에 대한 지식이 얕은 탓인지 나는 언어가 품고 있는 역사성과 문화성에 관한 내용이 반가웠다. 예전에 본 사전 만드는 소재의 영화*가 충분히 재미있을 정도로 종이책을 좋아하기도 하고, 책 만들고 사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좋다. 

 

 

<행복한 사전>은 한국어 영화 제목이고 원제는 <배를 엮다舟を編む>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02216&mid=22729

행복한 사전 동영상

1995년, 전혀 존재감이 없는 출판사의 뒷방 부서인 ‘사전편집부’에 공석이 생겼다!지루하고 재미없는 ...

movie.naver.com

 

날은 흐리고 비는 내리고 명랑 발랄한 에너지나 희망을 드높이는 이야기도 싫고 어쩐지 소설도 싫고 영민하고 진지한 이론서도 내키지 않은 날, 차분하게 별 일 없는 이 이야기가 완벽하게 마음에 든다. 모든 책이야기는 다 좋다. 자기 분야에 대한 기본기가 탄탄한 이들이 좋다. 그러면서도 새 동향에 대한 유연한 태도를 보여줄 수 있는 이는 더 좋다.

 

전통주의자와 진보주의자가 추악하게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살짝 떨어져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 공통의 관심사이자 자신의 인생을 담은 ‘말’로 잠시 하나가 되기도 하는, 서로를 인식하고 일종의 예의를 잃지 않은 방식으로 마음을 쓰는 사이라 좋다. 언제나 변화하는 존재인 ‘말’의 ‘본질’이 있다고 믿고 파악하려는 노력, 그 어렵고 멋진 도전이 좋다. 존재의 함축어 이율배반*!

 

 

* 칸트가 <순수 이성 비판>에서 언급한 ‘이성이 필연적으로 빠지게 되는 자기모순’으로서의 이율배반 말씀인가요?

 

일견 ‘사전’이란 지극히 중립적이고 객관적이고 어원과 용례의 평균치에 합치하는 내용으로 무미건조하게 정리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전편찬작업을 하는 켄-보 선생과 야마다 선생이 대비되는 무척 짙은 개성을 가진 분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서 궁금하기도 했다.

 

- 신메카이: 단어에 대한 설명이 굉장히 위트있고 신선한 반면 사전에 실을 단어를 선정하는 것에서는 매우 보수적.

- 산코쿠: 단어 설명은 매우 간결하고 단순하지만 싣는 단어에 대해서는 매우 오픈마인드.

 

[연애]

 

- 신메카이: 특정 이성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고, 둘이서만 같이 있고 싶다. 가능하면 합체하고 싶다는 감정을 갖고 있지만 그것이 언제나 이루어지지는 않아 심하게 마음이 괴로운 상태.

: 심하게 괴로워야만 하나요......?

- 산코쿠: 남녀 사이에 서로 그리워하는 애정(그리워하는 애정이 작용하는 것)

 

[독서]

 

- 신메카이: 연구조사를 위해, 또는 흥미 본위가 아닌, 교양을 위해 서적을 읽는 것. (뒹굴거리며 읽거나 잡지/주간지를 읽는 것은 본래의 독서에는 포함되지 않음)

: 내가 독서라고 생각한 많은 분량들이 제외되는 충격! 뒹굴거리면 안 되는 거였어! 흑...

- 산코쿠: 책을 읽는 것.

 

“사전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그 사람의 ‘인격’이 저절로 문면에 떠오르는 것이다.” 22

 

“사전이란 우리가 ‘말’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사용하기 위한 인프라이기 때문에 사전을 만들고 있는 ‘개인’을 표면에 내세워서는 안 된다.” 50

 

: 이 두 문장에서도 드러나는 이율배반. 저절로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내세우는 것은 안된다고 정리해본다. 

 

“존엄한 인간이 하나의 인격으로 취급되는 것처럼, 사전 한 권에는 마땅히 편자 특유의 맛이 뭔가의 의미로 배어 나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04

: 계속되는 혼란. 마땅히, 란 표현이 강렬하면서도 시원하면서도 '일리'뿐이라는 비판도 당연하다 생각한다.

 

“사전은 말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동시에, 사전은 말을 바르게 하는 ‘귀감’입니다.” 286

 

“실체 없는 ‘말’이라는 존재에 다양한 사람들의 감정이 움직였고, 그 후 두 편찬자는 ‘결별’에 이르렀으며, 두 개의 국어사전이 탄생했고 발전해나갔다. 너무나도 아이러니한 사실에 어안이 벙벙했다. 여기서도 ‘말’은 사람들을 농락하듯이 모습을 바꾸었다.” 375

 

“말을 가진 인간은 자신의 심적 세계도 말로 분석할 수 있게 되어 ‘마음’을 낳고 키웠다. 마음을 가짐으로써 자아가 싹트고 자존심이나 허영심, 시의심도 가졌다. 도덕심을 갖고 타인과 협력하게 되었지만, 타인에게 거짓말도 하게 되었다. 고뇌나 갈등도 안게 되었다.” 382

: 전복과 역전!으로 읽히는 문장. '말'을 가짐으로써 인간의 진화의 방향이 정해졌다니,  사전은 말을 '비추는' 거울이지만, '말'은 다른 주체를 '비추는' 반영물이 아니라 훨씬 강력한 것이었단 생각을 한다. 어쩌면 몰라도 매일 우리가 하는 일. 

 

일본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할 생각이 없는데도 사전 두 권이 일단 탐이 난다 -물론 자제할 것이다. 가능하면 좀 더 말을 줄이려고 하지만 말을 하지 않고 사는 날이 거의 없으니, 그 많은 말 중에 가치가 있었던 후회하지 않을 말들은 얼마나 될지 고개가 숙여진다. ‘말’이 인생만큼 중요한 두 분이니 언젠가 어디에선가 ‘말’을 나누게 되길, ‘말’로 인한 이율배반을 '말'로 해체시킬 수 있길 바란다.

 

 

[세상]

 

서로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미워하는 사람,

성공한 사람과 실의에 빠지고 불우한 사람이 구조상 동거하고,

항상 모순에 차 있지만,

한편으로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는 사회.

 

- [신메이카이 국어사전 ] 제3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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