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집중이 잘 돼서 빠르게 읽다가 단어가 어려운 것들이 많아서 찾아보느라 집중이 깨졌다.
이건 뭐 내가 단어를 잘 모르는 거라 어쩔 수 없지만...
어쨌든 읽으면 읽을수록 문장의 흡입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내용이 흥미진진해서 완전히 빠져들어서 읽었다.
단지 여성 작가의 여성 주인공인 것만으로 재밌는 것만이 아니라 책 내용도 불편한 점도 없고 소재 자체가 내가 좋아하는 주제라서 재밌게 읽었다.
주인공 조각이 어머니 소리를 들을 때마다 소설 끝까지 내가 왜 당신 어머니냐며 나이 먹은 사람이면 다 어머니라고 하는 거냐고 하는 고집 있는 모습이 유쾌했다.
중반부에 조각이 썩어서 눌어붙은 복숭아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을 때는 나도 조각의 마음에 이입이 되면서 눈물이 날 뻔했다.
어렸을 때부터 킬러로서 위태롭게 살아온 여성의 삶이란 어땠을까?
그저 사람을 죽이는 일만 해왔던 주인공에게 일상의 따뜻함을 잠깐이라도 맞이했을 때,
이미 늦어버려 가질 수 없는 평범한 삶을 잠시라도 그려봤을 그가 안타깝고 애잔하게 느껴져서 나도 가슴이 먹먹했다.
후반부에서는 완전히 전개에 속도감이 있는 것 같았고 투우와 만나는 장면은 아주 여운이 진했다.
'이제 알약, 삼킬 줄 아니' 이 문장은 짜릿해서 계속 머리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