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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인생공부

[도서] 헤세의 인생공부

헤르만 헤세 글그림/김정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필사와 함께 마음공부를

 <헤세의 인생공부>를 필사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 中)

 

  저도 헤르만 헤세의 글을 좋아합니다. 그럼에도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싯다르타>, <황야의 이리> 등 그의 대표작들을 제대로 다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 소설 대신 <정원일의 즐거움>, <밤의 사색>과 같은 그의 산문집이 더 와닿아 이따금 꺼내 읽곤 합니다. 그렇지만 헤세의 소설에는 자신의 경험과 철학이 많이 투영되어 있다고 하니 산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작품으로 쓰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번뇌가 있었을지 가늠하긴 어렵지만, 지금도 그의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깨달음을 주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헤세의 삶은 더없이 아름다웠노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헤세는 글뿐만 아니라 그림도 그려내며 다방면의 예술적 재능을 선보였던 인물입니다. 당시 그의 문장과 그림이 담긴 엽서도 판매가 될 정도였다고 하니 그림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었다는 걸 짐작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번에 나온 <헤세의 인생공부>에서도 그가 말년까지 살다간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59점의 수채화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필사의 발견'이라는 이 책의 모토에 걸맞게 캘리그라퍼 배정애님의 손글씨까지 어우러져 책을 읽고 그림을 보고 글씨를 쓰는 삼위일체가 조화를 이루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삶 곳곳에서 수많은 굴곡을 만났기에 그의 소설과 시, 산문과 서간문은 한 인간의 성장과 그에 따르는 고통을 깊고 예리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런 고통에도 불구하고 한 인간으로서 도달하고자 하는 그곳에 닿고야 마는 이상적인 인간형도 많이 보여주지요. 헤세가 그린 인물들은 곧 자기 자신이며 그들의 사고와 행보 또한 곧 그일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작품을 통해 세상과 사람, 그리고 인생에 대한 그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답니다.(6쪽, 서문中)

 

  <헤세의 인생공부> 속에 담긴 헤세의 글을 하나씩 읽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손이 근질근질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손가는 대로 마음가는 대로 필사(必死)적으로 필사(筆寫)에 해보았습니다. 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보기도 하고, 읽은 문장에 대한 제 생각이나 영감도 하나 둘 적어 보았습니다. 손과 팔, 어깨가 아픈만큼 반대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무엇에 몰입하고 있다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Part 1) 나를 더 사랑하기』 中 「별을 닮은 사람」

 

대부분의 사람은 바람에 날려 빙글빙글 춤주고 방황하고

비틀거리면서 땅으로 떨어지는 나뭇잎과 비슷하다

 

그러나 별을 닮은 사람도 있다

그들은 확고한 궤도를 걷는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강풍도 닿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내부에

자기만의 법칙과 궤도를 가지고 있다

 

  헤세가 가르키는 '별'과 윤동주 시인이 노래한 '별'이 겹쳐보여 『서시(序詩)』를 옮겨 적어보았습니다.

 

 

『(Part 3) 어떻게 살 것인가』 中 「삶을 위한 기도」

 

 

『(Part 3) 어떻게 살 것인가』 中 「누군가 미워진다면」

 

 

『(Part 3) 어떻게 살 것인가』 中 「화내거나 경멸한들 무슨 소용 있을까」

 

 

『(Part 4) 인생의 의미』 中 「어른이 된다는 건」

 

어른이 된다는 건 단지 나이를 먹어

사회가 정한 나이에 이르는 게 아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부모로부터 분리되는 것이다

소년 시절을 버리는 것이다

고독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 중대한 첫걸음을 제대로 떼지 못한다

한쪽 발만 앞으로 내민 채, 다른 한쪽은 뒤에 남겨둔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는 언제까지나

가족과 고향, 과거와 이어져 있기를 바란다

 

  헤세는 가족과 고향, 과거로부터 독립하여 스스로 고독해져야 어른이 된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그의 말도 일리가 있으나, 저는 조금 다르게 바라보기로 하였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이라는 제목에서 '어른이'에 방점을 찍어 어설프게나마 제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단지 어린이라는 세계를 떠나

어른 세상에 이르는 게 아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린이와 어른의 경계에 서는 것이다

어린시절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그때의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중대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당신이 애냐고, 다 큰 어른이 뭐하냐고 타박한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는 이따금씩

어린이와 동심, 과거와 이어져 있기를 바란다

 

 

『(Part 5) 헤세의 인생 시』 中 「편지」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옵니다

보리수나무 거칠게 출렁이고

달님은 나뭇가지 사이로

내 방을 엿보고 있습니다

 

나를 버리고 떠난

사랑하는 연인에게

긴 편지를 썼습니다

달님이 편지 위를 비춰줍니다

 

부드럽고 고요한 달빛이

글자 위를 스쳐갈 때

내 마음 너무 슬퍼서

잠도, 달님도, 저녁 기도도 잊고 맙니다.

 

  헤세의 저 편지는 과연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연인에게 부쳐졌을까요? 부치지 못한 편지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문득 가수 김광진님의 『편지』가 떠올랐습니다. 시와 노래 속 두 주인공이 무척이나 닮아 보여 노랫말을 옮겨 적어보았습니다.

 

 

『(Part 5) 헤세의 인생 시』 中 「잃어버린 소리」

 

 

『(Part 5) 헤세의 인생 시』 中 「잠들려 하며」

 

    헤세가 우리에게 남긴 글과 그림을 보고나서 문장들을 직접 필사하고 또 떠오르는 단상들을 적는 과정을 통해 그가 말한 것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두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신만의 삶을 추구하라는 그의 목소리를 종이와 제 마음 속에 꾹꾹 눌러 써볼 수 있는 시간이, 제게는 필사를 재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곧 다가올 내년부터는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자주 필사하는 버릇을 들여 좋은 습관 중 하나로 자리잡기를 바라봅니다. 지금 이순간, 일상 속 작은 것에서부터 즐거움의 가치를 찾게 된다면 앞으로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걸 일깨워준 <헤세의 인생공부>는 여러분과도 함께 나누고 싶은 책입니다.

 

  순간을 사는 법을 아는 사람, 그렇게 현재에 살며 상냥하고 주의 깊게 길가의 작은 꽃 하나하나를, 순간의 작은 유희적 가치 하나하나를 귀하게 여길 줄 아는 그런 사람에게 인생은 상처를 줄 수 없는 법이다.(8쪽, <황야의 이리> 中)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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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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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날이

    헤세, 필사, 멋진 글씨체, 정성, 사랑이 담긴 리뷰 잘 읽고 갑니다.

    2020.12.30 22:3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부끄럽지만 제 리뷰를 잘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나날이님.^^;

      2020.12.30 23:17
  • 스타블로거 소라향기

    김광진씨의 편지를 불러줘서.. 펑펑 울었습니다..
    오늘.. 아래동네.. 눈소식에 잠시 먹먹했던 가슴에
    불을 지피는.. 편지입니다..

    2020.12.30 22:3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사실 그대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소라향기님의 필사력이 제게 많은 힘을 주었답니다.
      그런 의미로 자기 전에 또 들어야겠어요.^^

      2020.12.30 23:19
  • 스타블로거 삶의미소

    헤세의 글과 인생에다 흙속에저바람속에님의 필사, 이야기, 김광진의 노래까지 ~~ 어쩜 이리 멋진 리뷰가 있을까요.....
    이 아침 수업을 하고 있는 한 명을 제외한 남은 가족의 마음을 적시고 있습니다 ~~
    이 책을 정성들여 필사하며 읽었을 흙속에저바람속에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좋은 리뷰에 아침부터 감동의 시간이네요~~
    오늘 2020년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020.12.31 09:2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와, 너무 과찬해주셔서 제가 정말 감동입니다.ㅠㅠ
      세 아드님 중 한 분이 수업중이라는 말씀에 빵 터졌네요.ㅎㅎ
      삶의미소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1.01.01 00:36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