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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어린 왕자 일력

[도서] 2021년 어린 왕자 일력

편집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응답하라, 소행성 B612

<2021 어린 왕자 일력> 체험 후기

 

 

  지난해까지는 일력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나태주 시인의 문장이 담긴 것을 시작으로 일력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현재 예스이십사에 '일력'으로 검색된 상품이 수십종에 이른다. 내가 사는 지역의 시청에서 제작하여 선착순으로 무료 배포한 일력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는 기사도 접했다. 어릴 적 몇 년간 살았던 시골 외갓집 안방 벽에 커다란 숫자가 적힌 얇은 종이 뭉치가 걸려 있던 게 떠오른다. 그땐 그게 달력 이라기보다는 심심할 때마다 뜯어서 비행기를 접거나 낙서를 하다 외할머니께 꾸중을 듣던 추억이 담긴 물건이었다고 말해야겠다.

 

 

  때마침 이번에 나온 <2021 어린 왕자 일력>의 체험단에 선정되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어린 왕자』는 프랑스 출신의 작가이자 조종사로 널리 알려진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1943년에 지은 작품이다. 지금까지도 세계와 세대를 넘어 많은 어린이와 어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처음엔 다 어린이였던' 어른을 위한 동화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어린 왕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상자 속 양, 가시가 네 개 달린 장미, 길들여진 여우 등 생텍쥐페리가 직접 그린 삽화 또한 이 책을 보는 즐거움 중 하나다.

 

 

  <2021 어린 왕자 일력>은 매일 한 장씩 생텍쥐페리의 삽화와 질문 하나, 그리고 물음에 대한 답이나 생각을 적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소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글쓰기를 통해 일상의 회복력을 기를 수 있을 듯하다. 하루가 지나 떼어난 페이지는 노란 상자에 담아 보관해 두었다가 손편지지, 책갈피 등 다른 용도로 다시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 아울러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의 일력이라 집이나 사무실 어느 공간에 비치해두어도 잘 어울려서 장식(데코레이션) 효과도 기대된다.

 

 

비밀을 하나 알려줄게.

아주 간단한 건데, 마음으로 봐야 잘 보인다는 거야.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 왕자』에서 여우의 말-

 

 

  처음에는 『어린 왕자』 속 문장들이 적혀있는 줄로 알았으나 다시 일력 소개 일러스트를 보니 나의 착각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누구나 생각해보고 답할 수 있는 일상에 대한 365가지 질문이 적혀 있는 것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일었다. "어린 왕자는 왜 답하지 않고 질문만 던지는 걸까?" 그래서 오랫만에 『어린 왕자』를 다시 읽었고, 마침내 나만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어린왕자는 원래 궁금한 게 많은 소년이었던 것이다. 참고할만한 생텍쥐페리의 몇 가지 진술을 옮겨본다.

 

어린 왕자는 나에게 여러 가지를 물었으나

내가 묻는 말에는 별로 관심도 없는 것 같았다.

 

어린 왕자는 한 번 무엇을 묻기 시작하면 대답을 얻을 때까지는 가만있지 않았다.

 

어린 왕자는 일단 한 번 물은 질문에 대해서는 끝을 보는 성미가 있었다.

 

  어린 왕자는 나에 대해 어떤게 궁금할까 하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365일의 일력을 모두 넘겨보고 말았다. 그 가운데 간단히 몇 가지 질문과 그에 대한 나의 답(혹은 생각)을 적어본다. 오늘자 기준으로 작성된 답이 실제로 2021년 그날에는 어떻게 바뀔지도 사뭇 궁금하다.

 

 

[4월 1일] 네가 어린 왕자라면 너의 장미에게 어떤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

365가지 질문 중 유일하게 '어린 왕자'가 언급된 질문이다.

[5월 9일] 함께 사는 사람 중 가장 가까운 사람은 누구야?

정답을 말할 수 없다. 우리집에는 와이프와 딸래미가 있을 뿐이다.

[6월 17일] 읽다가 포기한 책이나 영화가 있어?

너무 많아서 답하기가 곤란하다. 그래도 하나를 적어야 한다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다.

 

 

[8월 25일] 가장 가까이 있는 책의 첫 문장이 뭔지 적어줄래?

나는 여섯 살 때 원시림에 관해서 쓴 『자연계의 진짜 이야기』라는 책에서 굉장한 그림을 본 적이 있다.

[8월 26일] 가장 가까이 있는 책의 마지막 문장이 뭔지 적어줄래?

<2021 어린 왕자 일력>리뷰의 마지막 문장이기도 하다.

[8월 30일] 요즘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App)은 어떤 거야?

YES24어플이다.

 

 

[10월 6일] 몸에서 가장 아픈 부위는 어디야?

허리다. 아마도 평생 같이 가야할 것 같다.

[10월 12일] 이 세상을 떠날 때 어떻게 떠나는 게 가장 행복한 거라고 생각해?

'눈부처'를 보고 떠나고 싶다.

[10월 18일] 낙엽이 떨어질 때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낙엽수집가'가 가장 생각난다.

 

 

    이제 너는 내게서 무연한 남이 아니다. 한 지붕 아래 사는 낯익은 식구다. 지금까지 너를 스무 번도 읽은 나는 이제 새삼스레 글자를 읽을 필요가 없어졌다. 책장을 훌훌 넘기기만 해도 네 세계를 넘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행간에 씌어진 사연까지도, 여백에 스며 있는 목소리까지도 죄다 읽고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147쪽, 『스스로 행복하라』, 글 법정)
 

  법정 스님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바로 '어린 왕자'였다고 한다. 책 속에 존재하는 어린 왕자를 스님의 곁으로 소환하여 서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불현듯 둘은 과연 어떤 언어로 대화를 나눴을지 궁금해진다. 이처럼 어린 왕자는 자신과 타인이 어떻게 관계 맺고,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 거리를 안겨준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오늘 만나본 <2021 어린 왕자 일력>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어린 왕자는 내일도 질문을 던질 것이다. 어쩌면 너무도 사소해보일 수 있을 그 질문들을 찬찬히 한 번 더 생각해본다면, 그 질문에 대한 대답들이 모여 곧 나 자신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되지 않을까?

 

 

그의 머리카락이 황금빛이고 그가 당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거든,

당신은 그가 누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나거든 나에게 한 마디 기별해서 나를 기쁘게 해주기 바란다.

그가 돌아왔다고 말이다.

 

-『어린 왕자』의 마지막 장면-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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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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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삶의미소

    일력 하나로도 이렇게 풍부한 리뷰를 쓰시는 흙속에저바람속에님의 매력은 새해에도 넘치고 있네요.
    흙속에저바람속에님 2021년도엔 더 많은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며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

    2021.01.01 00:3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새해에도 삶의미소님의 응원 말씀 덕분에 용기내어 리뷰를 써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삶의미소님께서도 2021년에 소망하시는 일들 모두 순조로우시길 기원드리며, 저도 더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2021.01.01 09:15
  • 스타블로거 소라향기

    역시.. 흙속에님의 글이다 싶어요..
    센스넘치는.. 흙속에님의 글을 이래서 제가 좋아하나봅니다..
    추천 꾸욱 누르게 되는.. 리뷰.. 너무 좋습니다..^^

    2021.01.01 05:3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늘 좋은 말씀 전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올해도 소라향기님의 따뜻한 예스 중계가 널리 울려 퍼지길 바라겠습니다!

      2021.01.01 09:17
  • 무학

    캭~! 글 잘 읽었습니다.

    2021.01.01 07:4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무학님 반갑습니다! 제 리뷰를 잘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무학님께서도 새해 건강과 행복만이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2021.01.0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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