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루틴을 위하여
<루이의 특별한 하루>를 보고 나서 일상과 루틴에 대하여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평일에는 아이나 어른 모두 자기만의 생활공간에서 일과를 보낸다. 그러다가 주말이 오면 어김없이 이 곳을 찾게 된다. 바로 동네 어린이 도서관이다. 한지붕 두 소녀 가운데 큰 소녀는 2층에서 그림책 대출의 임무를 수행하고, 난 작은 소녀와 함께 1층 실내 놀이터에서 노는(?) 일을 담당한다. 봄꽃수집가의 특별한 하루가 담긴 사진을 그러모아 본다.
지난 주에는 4월을 맞아 2층에서는 '비밀의 책'이라는 지역 어린이를 위한 작은 이벤트가 진행중이었다. 매주 도서관에서 추천하는 스무 권의 책 중 한 권을 빌리면 커다란 꽃 풍선을 선물로 주는 것이다. 말 그대로 포장지에 둘러쌓인 책은 빌리고 난 뒤 끌러서 확인할 수 있는데 아이디어가 참 좋은 것 같다.
1층에서는 다양한 팝업북을 전시해놓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매 주 오면 펼쳐보던 『오즈의 마법사』는 현재 대출중이라 이번 콜렉션에는 빠져 있었다. 그래도 아이는 신이 나서 이 책 저 책 펼치고 넘기며 신기해하는 눈치다. 내 시선을 사로 잡은 팝업북은 다름 아닌 『모비딕』이었다. 모비딕을 찾기 위해 애이햅 선장과 선원들이 피쿼드호를 타고 거친 바다로 나아가는 모습이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집에서 찬찬히 살펴보고 싶었으나 이미 대출리스트가 정해진 관계로 다음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오늘은 주차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 도서관 아래 작은 공원 근처에 차를 대놓고 나와 작은 소녀는 공원에 마련된 놀이터에서 놀며 큰 소녀를 기다렸다. 작은 소녀는 집에서나 밖에서나 한시도 양(이라고 쓰고 멍멍이라고 읽어야 한다)을 놓지 않는다. 지난 번에 사랑님께서 선물해주신 바로 그 멍멍이다! 5월에도 어린이 도서관에서의 특별한 루틴을 차곡차곡 쌓아나갈 것임을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