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궁금한 편의점

[도서] 궁금한 편의점

박현숙 글/홍찬주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편의점 인간이라면

<궁금한 편의점>을 아이와 함께 보고 읽고

 

 


 

[편의점에 들어가며] "편의점이 뭐하는 곳이야?" <궁금한 편의점>을 받아든 아이가 책표지를 보며 물었다. 그러고 보니 올해 여섯 살 아이는 물건을 파는 곳을 모두 마트라고 부른다. 아이에게 대형 마트와 동네 마트(슈퍼마켓)를 구분짓는 기준은 하나인데, 바로 셀프 계산대가 있느냐 없느냐이다. 대형 마트에서 '삑삑' 소리가 나는 바코드를 찍는 기계로 물건을 직접 계산할 수 있지만, 동네 마트에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동네 마트와 편의점에 대한 차이를 설명해줘도 정확히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다.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궁금한 편의점>을 아이와 함께 보고 읽으면서 편의점이라는 공간과 그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알아가고 또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편의점에서] <궁금한 편의점>은 박현주 작가가 쓴 '수상한ㅇㅇㅇ'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으로 '궁금한 ㅇㅇㅇ' 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다. 명탐정을 꿈꾸는 주인공 나여우는 고모네 아파트에서 귀신과 뱀 소동으로 한바탕 난리를 치룬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편의점으로 장소를 옮겨 펼쳐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렇다. 초등 미스테리를 표방하는 작품답게 '사건'이라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마침 최근에 읽었던 아서 코넌 도일의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에서 비오는 날에 사건 의뢰인이 셜록 홈즈를 찾아온 장면처럼, 친구 동식이로부터 이상한 소문을 들은 여우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비 내리는 날에 사건 현장으로 잠입한다.

 


 

비가 주룩주룩 내렸어. 가끔 천둥도 쳤어.

좀 무섭기는 하지만 사건을 해결하기에 딱 좋은 날이야.

 

  편의점으로 들어가려다 잠시 서서 'DS25'라고 적힌 간판을 보는 순간, "앗, 'DS'는 동식이의 이니셜인데, 그렇다면!?", 혹시 동식이가 사건에 연루되어 있는 건 아닐까 하며 아이에게 호들갑스럽게 물었다. 그러나 아이는 갸우뚱하며 다음 페이지를 넘겨보자고 재촉했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내가 기대했던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고무장갑 삑! 면봉 삑! 젤리 삑! 구운계란?

 

   처음 삼 일 동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윽고 한 여자아이가 편의점에 들어와 이것저것 물건을 사며 계산을 하던 중 마침내 사건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동식이에게는 구운계란 값을 받으려 했던 편의점 주인 아저씨가 의문의 여자아이가 가져온 구운계란에 대해서는 계산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우와 친구들이 이리저리 흩어진 단서들을 모아보지만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과연 여우와 친구들은 편의점 미스테리의 전말을 밝혀낼 수 있을까? 정답은 그림책속에 있다.

 


 

편의점 아저씨는 팥죽집 할머니 아들.

팥죽집 할머니는 머리가 파란색 외계인.

외계 고양이 털도 파란색.

편의점 아저씨가 공짜로 구운 계란을 주는 아이.

아이가 가는 곳은 외계 고양이가 있는 곳.

 

  유치원생인 아이는 아직 추리의 개념을 모르기 때문에 그림책 속 사건의 단서들로 추리를 해낸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궁금한 아파트>를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는 생각날 때마다 <궁금한 편의점>을 가져와 함께 보며 조금씩 이해의 폭을 넓혀갔다. 그림이 표현하는 것들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고,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대사를 따라해보는 방식으로 차츰 사건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 가운데 이번 사건의 핵심 장면이자 아이가 특히 좋아했던 '여자아이와 편의점 주인 아저씨의 계산하는 신(scene)'을 그림책 놀이로 진행해 보았다.

 

 

 

[편의점을 나오며] 현대인이라면 편의점에 얽힌 사연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내게는 학창시절 컵라면과 삼각김밥이 허기를 달래주었고, 자취생활자의 구멍난 양말과 닳은 면도날을 새걸로 바꿔주던 공간이었다. 편의점을 향한 나의 시선을 아래로 내려보면, 아이들의 눈에는 편의점이 백화점처럼 보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열대 위에 각양각색의 물건들이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시킬테니 말이다. <궁금한 편의점>도 그러한 점을 놓치지 않고 잘 반영한 그림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소문 혹은 의혹에 대해 슬기롭게 대처하는 자세와 더불어 사람 혹은 동물에 대한 배려의 중요성까지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명탐정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 나여우가 아파트에 이어 편의점, 그리고 다음에는 어느 공간에서 어떠한 사건을 마주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2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소라향기

    "4천원입니다"
    아.. 말순님과 함께 하는 편의점 놀이..
    너무 친절한 말순님을 만났습니다..^^

    행복해지는 리뷰입니다..

    2021.09.29 22:1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소라향기님께서도 이 책을 보셨기에 "4천원입니다."라는 대사가 갖는 의미를 아시리라 생각합니다.ㅎㅎ소라향기님께 행복을 드릴 수 있어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2021.10.01 12:41
  • 스타블로거 삶의미소

    아~~ 리뷰에 이렇게 귀여운 주인공이 등장하는 동영상까지 올려주시고 ...
    저 알록달록한 내복을 입은 그녀가 점점 더 궁금해집니다 ㅎㅎㅎ
    궁금한 시리즈에 집중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여우의 모습이 보이네요 ^^
    역시나 흙바람님의 또 읽고 싶어지는 리뷰는 엄지척입니다 ^^

    2021.09.29 22:5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늘 저희 (아직 낙엽수집가로의 탈바꿈이 완료되지 않아) 열매수집가를 어여삐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삶의미소님!
      저는 몰랐는데 삶의미소님 말씀해주셔서 그런지 아이가 나여우 언니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궁금한 게 참 많을 때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2021.10.01 12:42
  • 스타블로거 moonbh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09.29 23:1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moonbh님 제 글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21.10.01 12:42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