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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스윙

[도서] 아무튼, 스윙

김선영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스윙을 선물하세요

<아무튼, 스윙>을 읽고

 

 

Swing Swing Swing my baby
빙빙빙 나와 돌아봐
싱 싱 싱그러운 그대의 향기가 내 몸에 베게
Swing Swing Swing my baby
bring bring bring your Love to Me
그대의 맘속에 지울수 없는 밤으로 남게
Let's dance

박진영, 「Swing Baby」 가사 中

 

  "스윙, 아웃!" (사전적 의미를 제외하고) 프로야구에서 타자가 야구 방망이를 흔드는 모습을 일컫는 말로만 알고 있었다. 스무살이 되던 해 거리 곳곳에서 흘러나왔던 노래 한 곡 덕분에 '스윙'이 재즈 용어로도 쓰인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바로 가수 박진영이 노래하고 춤춘 「Swing Baby」를 통해서다. 그 후 스윙은 다시 야구 중계에서나 보일 뿐 일상에서 차차 잊혀졌다. 두번째 스무살을 살고 있는 올해, 아무튼 시리즈를 정주행하던 중에 다시 몸과 마음을 흔들흔들거리게 만들어줄 것만 같은 주제를 발견했다. 그렇다. <아무튼, 스윙>이다.

 

 

<아무튼, 스윙> 혹은 본 서평을 읽으면서 함께 들으면 좋은 곡들

빅 조 터너, 「You're Driving Me Crazy」

루이 암스트롱, 「A Kiss to Build a Dream On」

샘 쿡, 「Shake, Rattle and Roll」

사라 본, 「I Could Write a Book」

엘라 피츠제럴드, 「As Long as I Live」

 

 

 

스윙 바의 문을 열 때마다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기분이다. 나는 블랙홀에 빠져들듯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도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닌 느낌이다. (중략) 문이 열리는 크기만큼 음악 소리가 새어 나올 것이다. 나는 현실과의 틈을 크게 벌리고 싶어 문을 한 번에 확 열어젖혔다.(11쪽)

 

  책 만드는 일을 좋아하고 그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저자가 춤도 좋아하게 된 사정부터 들어본다. 무료한 대학생활을 보내면서 남들과 비교해 지뢰찾기 게임만큼은 자신이 있었다는 저자는 어느 날 살사를 배우는 선배의 권유로 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율동이 아닌 진짜 춤을 추고 싶었으나, 살사는 소매없는 옷을 입고 추는 경우가 많아서 소매가 있는 옷을 입고 추는 춤을 찾아나선다. 만약에 소매가 있는 옷을 입고 살사를 췄더라면 책제목은 <아무튼, 살사>로 바뀌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그 당시 그는 춤보다 옷이, 옷보다 자신의 몸이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던 터라 여러 스윙 동호회 까페를 찾아다닌 끝에 한 스윙 동호회에 가입하여 강습과 정모에 참여하면서 더이상 지뢰는 찾지 않게 된다.

 

스윙 음악은 1930년대 화려한 빅밴드가 등장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재즈 음악의 한 종류다. 1929년에 시작된 대공황으로 침체된 경기가 1930년대 중반부터 차츰 살아나면서 사람들은 다시 활기를 찾았고 이때 등장한 재즈 연주 스타일인 스윙 음악이 인기를 끌었다. 이 음악에 맞춰 사람들은 몸을 흔들거렸을(swing) 것이고, 스윙 음악을 즐기기 위한 스윙 댄스도 번성했다. 스윙 댄스의 종류에는 지터벅, 린디합, 블루스, 부기우기, 발보아, 섀그 등이 있다.(37쪽)

 

  스윙 댄스는 스윙 음악에 맞춰 두사람이 함께 추는 짝춤이 기본이다. 보통 춤을 이끄는 리더와 그 리딩을 받는 팔로어로 나뉜다. 저자가 주로 추는 린디합의 기본 '스텝'은 지터벅의 '스텝, 스텝, 락스텝'에서 처음 두 스텝을 트리플로 밟아 '트리플 스텝(오른발-왼발-오른발), 트리플 스텝(왼발-오른발-왼발), (오른발을 뒤로 옮겼다 왼발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락스텝'으로 구성된다. 혹시라도 눈으로 문장을 밟는 데 그치지 않고 나처럼 직접 발로 스텝을 밟아본 독자라면 저자가 선물한 스윙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춤에서의 스텝이 친구나 연인과 손을 잡고 산책할 때의 걸음처럼 자연스러워지는 순간이 오면 비로소 춤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된다.(42쪽)

 

  이어서 '원, 투, 스리 앤 포, 파이브, 식스, 세븐 앤 에잇' 8카운트로 진행되는 '스윙 아웃' 스텝까지 익힌 팔로어라면, '스위블(swivel)'이라 불리는 화려하고 근사한 스텝 스타일링을 만들며 스윙이 가진 매력을 무한대로  발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스텝만큼 중요한 것이 앞사람과 손을 마주 잡는 '홀딩'이다. 홀딩을 하고 같이 스텝을 밟아야 함께 추는 스윙이 시작된다. 오픈 포지션, 클로즈드 포지션, 프롬나드 포지션, 스윗하트 포지션 등 여러 방법 중 두 사람이 마주 선 상태에서 팔을 자연스럽게 앞으로 뻗어 한 손, 혹은 두 손을 잡고 서서 춤출 준비를 하는 오픈 포지션이 기본이라고 한다.

  가수는 노래로, 댄서는 춤으로 대화를 나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떤 언어도 필요없이 춤으로 대화하는 순간에는 어떠한 편견이나 선입견도 끼어들지 않으며 춤 실력은 그 다음으로 놓여진다. 몸놀림은 서툴지만 열정으로 가득찬 초심자와 그를 배려하는 고수의 품격이 더해져 저마다의 스윙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춤이 댄서의 됨됨이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간혹 춤 실력을 권력으로 악용하려거나 몸으로 느낀 감정을 실제로까지 연장해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어 스윙의 세계를 떠나는 사람도 있다는 저자의 말에 춤을 단순한 유희의 수단이 아닌 자신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담아 열과 성을 다해 춰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킴벌리 커버거

 

  저자는 십 년간 스윙계를 떠나 있기도 했다. 직장인이 되기 위해 떠났고 직장인으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직장인으로 잘 살기 위해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 '언론사 입사시험 준비 - 입사시험 - 탈락 - 탈락 - 탈락 - 취업 - 퇴직 - 취업 - 퇴직 - 취업 - 부서이동 - 부서이동', 지난 십 년의 과정을 요약해보니 마치 스윙의 스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책을 만드는 일이 좋아서 과로하고, 그 과로는 피로를 부르면서 몸과 마음은 지쳐갔는데, 해소되지 않는 스트레스를 겪을 때마다 그는 왕년의 '깔루아'(여기서 잠깐, 대개 동호회에서는 회원들을 본명 대신 닉네임으로 부르기 때문에 자신의 별명을 커피 맛도 나고 술 맛도 나는 멕시코 술인 깔루아로 정함)로 살았던 자신을 떠올리며 스윙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려 했다고 고백한다.
  또 회사 일로 괴로워하던 연말의 어느 날, 깔루아 타령을 하며 같이 술을 마시던 H(깔루아와 같이 스윙을 시작하면서부터 하링으로 불림)가 스윙을 함께 배우자고 제안한다. 일사천리로 스윙 수업을 등록한 뒤 새해부터 매주 일요일 '출빠'(바에 나감)를 하고, 수업이 없는 주중에는 '소셜'(강습이 없이 여러 레벨의 댄서들이 한데 모여 자유롭게 춤을 즐기는 시간)도 하며 스윙계에 깔루아의 귀환을 알린다. '출빠 후 맥주', 즉 스윙 동호회 뒤풀이는 스윙만큼 중요한 활동이다. 동료 댄서들을 통해 먹는 일에 집나갔던 흥미를 되찾게 되자 그동안 먹고사느라 '먹고' 사는 걸 소홀하게 여겨온 걸 뒤늦게 알고, 끼니를 챙기는 일 또한 나를 챙기는 일이라는 것도 덤으로 깨닫게 된다.

 

스윙을 쉬었던 10년이 넘는 시간의 간극을, 앞선 마음과 뒤처진 몸의 간극을 어떻게 인정해야 하는지도 몰랐던 것이다.(90쪽)

 

  더 일찍 돌아오지 못한 아쉬움과 후회를 만회하기 위해 그는 다시 스윙에 매진한다. 동호회의 정규 강습은 보통 6주의 수업과 마지막 주의 졸업공연(졸공)으로 진행되는데, 졸공 연습을 하면서 마음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아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스스로 못한다는 걸 인정하고 잘 배워서 더 나은 댄서가 되기로 결심한 뒤로부터 스윙 댄스가 더 재미있어질 뿐만 아니라 댄서들과도 몸과 마음을 모두 터놓는 사이가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춤을 추다 부딪히면 사과를 해야 하지만 춤을 못 춘다고 사과하지는 말라"는 어느 스윙 고수의 말씀을 받들어 그 역시 댄서는 미워도 댄스는 미워하지 않는다. 일과 스윙으로 인해 울고 싶은 마음이 들때면 스윙을 떠올리는 게 일상이 된 그에게 스윙 댄스를 추지 못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발목 부상으로 몇 달간 춤을 출 수 없는 날들 속에서 스윙과 함께했던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그동안 자신이 스윙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더 잘 알게 된다.

  나아가 현재의 나를 기다릴 미래의 스윙을 생각하며 새로운 일들을 계획해나가는 그를 보면서 아무튼 시리즈의 저자들의 모습이 겹쳐보이기도 한다. 각자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 해도 좋은 '그것'을 얼마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들은 잊어버리거나 포기하지 않고 그것에 대한 애틋함을 키워가며 다시 만날 그날까지 현재 자신에게 허락된 현실 안에서 그것과 관련된 일을 계속 해나가는 태도를 보여준 것이다.

  처음 스윙 바의 문을 열고 댄스 플로어에 올랐을 때는 책속에 놓인 활자를 눈스텝으로 밟으며 댄서들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이번에 다시 스윙 바를 찾았을 때는 라인댄스나 소셜을 즐기는 마음으로 잠시 책을 덮고 책에 소개된 음악을 찾아 들었다. 이따금 관련 영상을 보면서 근본없는 스텝도 밟아보면서 스윙 댄스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스윙이라는 선물을 받아보길 바라며, 저자와 함께 외쳐본다. "스윙을 선물하세요!"

 

강습에서 기본적으로 배워야 하는 린디합의 스텝과 패턴에 대한 가이드는 물론 있겠지만 실제 음악을 들으며 춤으로 표현하는 데에는 옳고 그르거나 맞고 틀린 게 없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얼마나 배려하느냐, 서로가 얼마나 즐거운 춤을 추느냐의 문제일 것이다.(139~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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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ne518


    여기에서는 음악뿐 아니라 춤도 말하는군요 스윙이라는 말을 야구에서 들었다는 말 재미있기도 하네요 저는 스윙 재즈까지 떠올리는, 음악 잘 모르지만... 밝은 분위기는 알 듯도 합니다 이 책을 쓴 분은 춤을 추고 여러 가지 안 좋은 걸 털어내지 않았을까 싶네요 사람은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희선

    2021.12.07 04:2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저도 책을 통해 스윙(스윙 뮤직과 스윙 댄스)에 대해 조금씩 알아나가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희선님 말씀처럼 재즈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그 느낌대로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을 상상해보게 됩니다.^^

      2021.12.07 17:05
  • 스타블로거 삶의미소

    개인적으로는 이런 좀 얌전해 보이는 스윙댄스보다는 현란한 라틴댄스가 더 좋았는데 흙바람님의 리뷰 덕분에 스윙댄스를 좀 더 깊게 알게 된 것 같습니다 ~~
    조만간 흙바람님이 스윙댄스를 배우러 가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네요 ㅎㅎㅎ
    혹시 댁에서 낙엽수집가와 벌써 스윙댄스를 함께 하고 있을 수도 있는 건 아닌지 ^^^

    2021.12.07 23:3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왠지 모르게 삶의미소님께 화려한 라틴 댄스가 더 어울리실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저도 스윙은 야구에서 헛스윙이나 박진영의 스윙베이비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계기로 스윙에 대해 알게 되고 스스로 이것저것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음악을 틀어놓고 낙엽수집가에게 스윙 댄스를 권했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아서 너튜브 영상보면서 저 혼자만의 스윙 댄스 타임을 가지는 게 제일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21.12.08 12:03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