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노래 #3
feat. 안식 없는 평안(요조 노래)
수면 위에 누워 마음속으로 노래를 불렀다. 요조의 「안식 없는 평안」이라는 노래다. 노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앞으로 걸으니 바다가 가까워졌다고. 뒤로 걸으니 바다가 멀어졌다고. 하지만 가만히 있었더니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외로워지지 않으려면 앞으로든 뒤로든 계속 걸어야 했다고.
(133쪽, 「앞으로 걸으니 바다가 가까워졌어」 중에서)
저자는 동료 문인들과 떠난 부산 출장에서 바다를 만난다. 그들 가운데 지금껏 수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 저자는 그가 마음 속 상처를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더 오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독자로서 어쩌면 그 마음을 소금기 가득한 바닷물에 적시고 햇볕에 말리면 다소나마 소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며) 튜브를 타고 바다로 나아간다. 그때 저자는 노래 한 곡을 떠올리며 부른다. 아무튼 시리즈에서 카메오로 자주 등장하는 뮤지션이자 작가인 요조의 노래, 「안식 없는 평안」을 말이다.
노랫말에 대한 저자의 글을 읽고 노래를 찾아듣다가 불현듯 노래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스쳐 지난다. 안식(安息)과 평안(平安), 두 낱말 모두 편안한 정서가 깃들어있는데, 편안함이 없는 편안함이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 두 편안함의 옆자리에 서있는 다른 글자에 눈길을 옮겨본다. 외롭지 않기 위해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쉼없이 움직이면서 별일 없이 무탈하게 보낸 나날들이 가져다주는 모종의 편안함, 편히 쉬는 건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무사히 지내는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출처 : 요조_04_안식_없는_평안(Official Audio), https://youtu.be/F2Wuk5lHP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