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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뮈 #1

 

 

  "오늘, 엄마가 죽었다."라는 강렬한 첫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방인』을 쓴 작가, 알제리와 파리의 이방인으로 살았던 카뮈의 발자취를 찾아 클(래식)클(라우드)호를 타고 여행을 떠나려 한다. 카뮈는 『이방인』의 미국판 서문에서 "이 책의 주인공은 유희(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어야 하는 것)에 참가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죄 선고를 받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라고 썼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주인공은 가장 적게 말함으로써 가장 많이 말하는 독특한 인물로서 그의 과묵함은 진실을 말하지만 그 진실로 인해 위협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사회가 그에게 유죄 선고를 내렸다는 해석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카뮈는 보들레르의 시를 즐겨 암송했다고 한다. 보들레르의 작품 가운데에도 「이방인」이라는 시가 있음을 알게 된다. 별난 이방인이 사랑한 것은 다름 아닌 신비롭게 흘러가는 구름이다. 문득 해바라기가 부른 「뭉게구름」이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이 땅의 끝에서 뭉게구름으로 피어올라 하늘 끝에서 다시 빗방울이 되어 땅으로 내려온다는 노랫말처럼 구름의 여정을 닮은 삶을 꿈꾸는 이방인을 상상해본다.

 

 

수수께끼 같은 친구여, 말해보게.

너는 누구를 가장 사랑하는가? 아버지, 어머니, 누이, 형제?

나에겐 아버지도, 어머니도, 누이도, 형제도 없소.

친구들은?

당신은 이날까지도 내가 그 의미조차 모르는 말을 하는구려.

조국은?

그게 어느 위도 아래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르오.

미인은?

불멸의 여신이라면 기꺼이 사랑하겠지.

황금은 어떤가?

당신이 신을 싫어하듯, 나는 황금을 싫어하오.

그렇군! 그렇다면 너는 도대체 무엇을 사랑하는가, 별난 이방인이여?

나는 구름을 사랑하오······ 흘러가는 구름을······ 저기······ 저 신비로운 구름을!

 

(샤를 보를레르, 「이방인」)

 

 

이 땅이 끝나는 곳에서 뭉게구름이 되어
저 푸른 하늘 벗 삼아 훨훨 날아 다니리라
이 하늘 끝까지 가는 날 맑은 빗물이 되어
가만히 이 땅에 내리면 어디라도 외로울까?

 

(해바라기 노래, 「뭉게구름」 가사)

 

 

 

[출처 : 해바라기 - 뭉게구름 (1976年), https://youtu.be/mI6YRo5DsKk]

 

 

 

카뮈

최수철 저
arte(아르테)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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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Joy

    카뮈, 보들레르, 해바라기 그리고 뭉게구름의 연관성에 대해 이렇게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 말순님 말고 또 누가 있을까요?!
    말순님 잘 지내고 계시지요? 저는 요즘 쓰기 보다 읽기가 우세(?)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머리가 시끄러운 일들이 있어서 자꾸만 책 속으로 도망가고 있거든요ㅎㅎ
    선물처럼 주어진 연휴, 기분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 )

    2022.06.04 21:4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저도 읽기씨, 쓰기씨와 소소(so so)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조금씩 더워지는 날씨에 더 소소(少少)하게 되는 건 아닐지 살짝 걱정도 되구요.ㅎㅎ;;
      모쪼록 엽이님께서도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읽기씨, 쓰기씨와 얼만간이라도 자주 만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2022.06.07 20:31
  • 스타블로거 이하라

    뭉게구름이라는 노래는 제목과 가수는 처음 알았지만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곡이네요.
    이 곡을 보를레르와 카뮈와 함께 듣게 될지 몰랐습니다. 가사가 서로 마주 닿는 정서가 있군요.
    이웃분들께서 대체로 긴 묵언 수행이랄까, 은둔에 들어가셔서 뵙기가 어려워져서 오랫만에 글을 남기실 때마다 너무 반가운 마음입니다. 그렇지만 흙속에저바람속에님께서도 막 은둔하고 그러시면 안돼요.^^
    연휴가 한가로운 한 때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시간 되세요.^^

    2022.06.04 22:5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제가 다소나마 억지스럽게 연결해서 혹시라 읽고 들으실 이웃님들께서 불편하시진 않을지 모르겠네요.ㅎㅎ;; 아울러 뭉게구름 노래는 몇 해 전 한 공공기관에서 캠페인송으로 아이유가 불렀던 적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웃님들의 묵언수행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시간 속에 재충전의 개념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쪼록 이하라님께서도 넉넉한 한 주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2022.06.07 20:34
  • 문학소녀

    흙바람님^^

    올려주신 글과 해바라기의 뭉게구름을 들으니,
    정말 <이방인>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카뮈의 <이방인>은 너무 유명해서 자연스럽게
    책을 구매해서 읽었을 때의 첫 느낌은 정말 황당 그 자체였지요~ㅎ
    문학이란 그 시대를 살다간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담고 있는 것이기에
    그 시절 부조리 문학의 대표격인 <이방인>의 의미가
    더욱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같이 올려주신 뭉게구름도 잘 들었습니다.^^
    해바라기 음악은 늘 언제나 좋은 것 같아요^^

    덕분에 좋은 글과 좋은 음악을 야식 삼아 밤의 정적을 즐기고 있답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행복하고 여유로운 연휴 보내세요~흙바람님^~^

    2022.06.05 01:2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문학소녀님의 휴식에 제 포스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니 제 기분이 더 좋아집니다.
      결코 정답은 아니겠으나 제 경험상 고전을 읽을 때 작품 자체만으로도 좋지만 작가의 삶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읽어나갔을 때 더 풍성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듯합니다. 클클시리즈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것 같구요.ㅎㅎ;;
      늘 공감과 격려의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문학소녀님.^^

      2022.06.0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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