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 #3
카뮈 자신의 말에 따르면, 그는 "어지러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기록을 통해 혼란스러운 영감에 형식을 부여하고 중용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의 수첩에서 '나'가 자주 '그'로 나타나는 것도 자기 자신과 거리를 유지하려는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113쪽, 카뮈 문학의 출발, 『작가수첩』 중에서)
<카뮈>에 나오는 카뮈의 행적이나 작품들에 관한 것들의 단서는 카뮈의 『작가수첩』에서 다수 발견된다. 책에 따르면 작가수첩은 그날의 인상과 감상을 적은 일기의 성격보다는 글쓰기를 위한 작업의 수단, 어쩌면 작업 그 자체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여러 권의 작가수첩에는 카뮈의 단상에서부터 소설, 희곡, 에세이 등 창작에 대한 계획과 초안, 다른 작가들의 글에 대한 비평까지 기록되어 있어 그의 삶과 문학적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카뮈는 『작가수첩 3』에 이렇게 썼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열 개의 단어를 묻는 질문에 대답한다. 세계, 고통, 대지, 어머니, 사람들, 사막, 명예, 바람, 여름, 바다." <카뮈>는 저자가 카뮈의 발자취를 따라서 그가 머물던 장소에서 이 열 개의 단어를 재발견하는 여정의 기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문득 각자가 좋아하는 단어 열 가지를 하나씩 떠올리며 기록해보는 일도 퍽 흥미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