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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

[도서] 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

김봉중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미국사를 들여다보는 또 하나의 방식

<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를 읽고

 

 

  흔히들 일본은 우리나라와 가깝고도 먼 나라로 불린다. 반대로 멀고도 가까운 나라를 꼽자면 미국이 아닐까 싶다. 세계사를 놓고 볼 때 미국의 역사는 250년 정도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에서 미국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지 않은 나라가 없을 정도로 미국의 영향력은 가히 세계적 수준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지리나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나였음을 고백해야겠다. 최근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TV프로그램을 뒤늦게 챙겨 보면서 미국사를 조금씩 배워가고 있는데, 때마침 강연자로 나온 김봉중 교수가 쓴 <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가 출간되었다. 책은 미국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선정된 30개 도시의 역사와 문화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저마다 다름을 모르지 않기에 그가 미국사를 들여다보는 방법도 퍽 흥미롭게 다가온다. 하나씩 조각을 맞추어 나가듯 각 도시의 이모저모를 살피다보면 미국이라는 하나의 퍼즐이 완성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책을 펼쳤다.

 


 

단일민족이라는 단순함에 익숙한 우리가 미국을 생각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미국의 정식 명칭은 '미합중국'이라는 것이다. 13개의 식민지가 연합해서 시작한 미합중국은 현재 50개의 주와 워싱턴 D.C.라는 독립 행정 구역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 국기가 그것을 반영한다. 오른쪽 세로의 13개 줄은 모태가 되는 13개 주를 상징하고, 왼쪽 위에 담긴 별들은 연방에 가입한 주의 숫자이다. 1959년 알래스카와 하와이가 연방에 합병되면서 별의 숫자가 50개가 되었다. 별이 추가될 때마다 국기는 새로 만들어져야 했다.

(5쪽, 「들어가는 글」中)

 

  책을 읽게 된 결정적 계기는 '미국 국기' 때문이다. 요즘들어 국가별 수도와 국기 맞추기 놀이에 푹 빠져 있는 아이에게 가장 좋아하는 나라와 도시가 어딘지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미국'과 유치원에서 영어시간에 단어로 배웠다눈 뉴요커가 사는 '뉴욕'이었다. 국기에 예쁜 별이 많아서라는 게 그 이유다. 여기서 "왜 미국의 수도가 뉴욕이 아니라 워싱턴 D.C.인가?" 라는 아이의 물음에 답해주기 위해 책을 집어들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다행히도 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책은 북동부, 남동부, 중서부, 중남부, 극서부, 기타 지역 등 크게 6개 구역으로 나누고 지역적 균형을 고려하여 각 주를 대표하는 도시를 소개하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즐겨봐온 NBA(미프로농구)나 MLB(미프로야구) 구단의 연고지로서 도시명은 익숙한 편이지만 미처 각 도시가 어디에 자리하고 있는가는 몰랐다. 뉴욕과 워싱턴 D.C.가 미국의 북동부에 위치하며 지리적으로도 가깝다는 사실을 책을 읽고서야 인지하게 되었다.

  먼저 뉴욕은 '텔아비브보다 더 많은 유대인이, 더블린보다 더 많은 아일랜드인이, 나폴리보다 더 많은 이탈리아인이, 산후안보다 더 많은 푸에르토리코인이' 살고 있을 만큼 수많은 이민자들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여 이룩한 도시이다. 그저 뉴욕 거주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과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뉴욕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말이 바로 뉴요커임을 새삼 알게 되었다. 다음으로 워싱턴 D.C.는 노예제도를 두고 찬반으로 갈린 남부와 북부의 주들간 정치적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연방 수도의 건설을 목적으로 미국에서 유일하게 헌법에 의해 만들어진 도시이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이름에서 '워싱턴'과 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했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기념하기 위한 컬럼비아 지구(District of Columbia)의 약자인 'D.C.'를  합쳐서 도시의 이름을 정했다는 사실에 늘 궁금했지만 차일피일 미뤄뒀던 궁금증에 해소되었다.

  책에서 만나본 미국의 도시들을 회화에 비유하자면, 점, 선, 면으로 점진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이미지로 다가왔다. 유럽인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후 식민지 시대에서 독립을 쟁취하고, 남과 북으로 나뉘어 전쟁을 치르며, 다시 동에서 서로 확장해나가는 과정에서 각 도시마다 짧거나 긴 호흡으로 성장 스토리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여전히 식민지 시대에 버지니아의 모습을 간직한 윌리엄스버그, 노예제도의 아픔을 품은 프라이드치킨(KFC)의 성지인 루이빌, 크리올 문화를 계승한 재즈의 도시인 뉴올리언스, 군사도시에서 관광과 은퇴의 도시로 변모한 샌디에이고 등이 그러하다. 특히 기존에 남성들이 주도한 도시 조성과 달리 미국 도시 중에서 유일하게 '마이애미의 어머니'로 불리는 줄리아 터틀이라는 여성에 의해 건립된 도시인 마이애미와, 미국의 서부 팽창의 슬로건이기도 한 '명백한 운명'으로부터 차별받고 가난을 되물림한 뉴멕시코주에서 이단아와도 같이 세계적 예술촌으로 인정받은 산타페에 관한 이야기가 퍽 흥미로웠다.

 


 

샌프란시스코의 고성장은 현재 도시의 가장 큰 문제를 발생시켰다. 바로 노숙자 인구 급증에 따른 문제이다. 다른 대도시처럼 급속한 도시 발전과 고층 빌딩이 초래한 노숙자 문제는 샌프란시스코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부각되었다. (······) 사람들은 골든게이트 브리지에 대한 기대처럼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환상이 크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환경과 주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평범한 미국의 대도시일 뿐이다.(287~289쪽)

 

  대도시의 낮과 밤에 펼치지는 풍경은 다른 듯 비슷하다. 도시의 불빛이 비추지 못하고 도시의 어둠이 가리지 못하는 각종 사회 문제들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뿐만 아니라 주택난과 교통난 그리고 범죄로 인해 잠 못 이루는 시애틀이 있으며, 로스앤젤레스에는 여전히 인종 폭동의 아픔과 두려움이 남아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미국 내 도시와 도시, 한 도시 안에서 공존하는 여러 계층 사이의 격차는 도시 발전에 결코 그들만의 일이 아니다. 짧은 기간 동안 압축성장의 결과로 여러 문제를 겪고 있는 서울을 비롯한 우리나라 도시들의 현주소도 되돌아보게 만든다. 뉴욕의 맨해튼에서 생활하며 기자와 사회운동가로 활동한 제인 제이콥스가 그의 저서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에서 "도시는 성공과 실패의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거대한 실험실이다."라고 한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미국이 인종과 사회문화의 용광로라면, 그 안에서 미국적이면서도 또 세계 보편적인 가치를 찾기 위한 실험실로 기능하는 것이 미국의 도시가 아닐까? 앞으로 도시를 어떻게 가꾸어 나가느냐에 따라 미국의 미래도 달라지지 않을까? 어떤 면에서 보자면 미국사는 미국인뿐만 아니라 세계 시민들이 함께 써내려가는 것은 아닐까? 책을 덮으며 여러 가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책을 지도 삼아 30개 도시를 누비며 미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만나다 보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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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이하라

    깨알 상식들이 그득해질 것 같은 책이예요.. 미국 안 가보고도 미국의 주들에 대한 상식이 생기겠어요. 워싱턴 D.C란 이름의 탄생배경도 마이애미 주를 건립한 인물이 여성이라는 것도 호기심을 불러올만한 주제네요. 재밌고 유익한 독서셨겠어요.^^
    휴일 여유롭고 기쁜 시간 되세요. 흙속에저바람속에님^^

    2022.11.06 17:0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책을 읽고 주위 사람들에게 워싱턴D.C.의 유래에 대해 묻고 또 답해주는 시간이 종종 있습니다. 다들 그런 뜻이 있다니 하면서 놀라워하더라구요.ㅎㅎ;;
      공감의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하라님.^^

      2022.11.09 21:25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MLB나 NBA 등을 즐겨본 덕분에 미국의 도시들은 익숙한데 솔직히 그 도시들이 미국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 하네요. 이 책은 우리나라와 정치, 경제, 국방 등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는 미국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흙속에저바람속에님이 옮기신 내용만 읽어도 흥미로워서 기회되면 한 번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새로운 한 주 활기차게 시작하세요. 흙속에저바람속에님.^^

    2022.11.07 03:2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미국에 관한 이모저모를 알 수 있어서 읽는 내내, 리뷰를 쓰는 내내 저 역시 유익한 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찾아보니 저자분이 쓰신 <미국을 움직이는 네 가지 힘>이라는 책도 꽤 흥미로울 것 같아 다음에 읽어볼 계획입니다.^^

      2022.11.09 21:27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