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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의 그림들 #2

건륭에게 스톄셩의 말을 들려주다

 

 

 

루이스의 패배를 통해 스테셩(史鐵生)은 "신은 누구도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지 않는다. 신은 사람과 욕망 사이에 영원한 거리를 둔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한계를 주었다. 자기의 수많은 한계를 뛰어넘는 데서 행복을 찾지 못한다면 스테셩이 달리지 못하는 것과 칼 루이스가 더 빨리 달리지 못하는 것은 완전히 똑같이 좌절과 고통의 근원이 된다. 만약 루이스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루이스가 패배했던 그날 정오에 그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고 했다.

(600~601쪽, 「마주 보기」中)

 

 

  <자금성의 그림들>에서 지난 해 읽었던 중국 작가 스테셩이 쓴 『나와 디탄』의 한 장면을 다시 만났다. 청나라의 태평성대를 이루었던 건륭은 완벽주의자로서 스스로 '천고(千古)의 황제'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평생토록 매사에 완벽을 추구한 그였기에 '은퇴'한 후에는 그동안 정치적 성년 건륭에서 벗어나 천진난만하고 자유분방한 소년 건륭이라는 자아를 되찾고자 애썼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러한 건륭에게 저자는 스테셩의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젊은 시절부터 걷지 못했던 스테셩의 눈에는 총알탄 사나이 칼 루이스가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보였다고 한다. 올림픽 경기에서 벤 존슨에게 패배한 칼 루이스의 눈빛을 목격한 그는 가장 행복한 사람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다시 내리게 된다. 수많은 시련과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행복을 찾지 못한다면, 아예 달리지 못하는 것과 더 빨리 달리지 못하는 것은 결국 둘 다 같은 불행을 의미한다는 그의 통찰은 곱씹을수록 짙은 여운을 남긴다.

  <시일시이도(是一是二圖)>에는 의자에 앉아 있는 건륭과 벽에 걸린 그의 초상화가 함께 그려져 있다. 마치 거울에 비춘 듯 똑같은 모습으로 보일 수 있으나 주의를 기울이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당시의 역사적 단서들을 하나씩 맞춰가며 건륭이 가진 두 개의 자아, 즉 앞서 말한 것과 더불어 의외의 인물을 등장시켜 건륭의 또 다른 자아와 연결시키는 저자의 이야기가 꽤 흥미진진하다. 끝으로 건륭하면 떠오르는 중국 드라마 『황제의 딸』의 삽입곡 중에서 한 곡을 골라 들으며 <자금성의 그림들>을 계속 보고 또 읽어 나가야겠다.

 

 

[출처 : 황제의 딸 2 OST - 몽리 (꿈 속에서) , https://youtu.be/sUB47sIfJ-M]

 

 

 

자금성의 그림들

주용 저/신정현 역/정병모 감수
나무발전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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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이하라

    황제의 딸에서 아버지인 황제가 건륭제였군요. 간간히 봤었는데 건륭제인지는 몰랐습니다. 저자에게 동경과 성찰의 시간이 되어준 이가 칼 루이스라는데서 소소히 공감해 봅니다. 칼 루이스는 아니지만 동경의 시절은 있었기에요.
    오늘도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흙속에저바람속에님^^

    2022.11.24 20:2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이하라님께서도 동경하는 인물이 있으셨군요! 학창시절에 iTV(인천방송으로 기억합니다만) 황제의 딸을 계기로 중드에 푹 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모쪼록 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세요, 이하라님.^^

      2022.12.10 16:14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