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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의 그림들 #3

네버 엔딩 스토리

 

 

『낙신부도(洛神賦圖)』는 그래서 『낙신부(洛神賦)』가 아니다. 이 그림 두루마리는 모든 시간의 흐름, 번영과 멸망에 대한 슬픔을 충분히 보여준다. 끝이란 새로운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서로 마음으로 그리워하면 모든 헤어진 사람들이 언젠가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만나게 되는 것이다.

(39쪽, 「약속이라도 한 듯이」中)

 

 

  <자금성의 그림들>을 다시 읽고 있다. 『낙신부도』는 4세기경 중국 동진(東晋)의 화가 고개지(顧愷之)가 그린 '두루마리' 그림이라고 한다. 화가의 이름을 알 수 있는 최초의 중국그림이기에 그가 '중국 회화사의 첫 번째 화가'로 불린다는 점과 더불어, (삼국지로 잘 알려진) 조조의 아들 중 하나이자 문학가인 조식(曺植)이 쓴 『낙신부』를 바탕으로 각색한 그림이라는 사실이 퍽 흥미롭다. 『낙신부』는 형인 조비(曺丕)에게 쫓겨난 조식이 경성에서 견성으로 가는 길에 낙하(洛河)에서 (복희의 여자로 낙수에 빠져 죽은 후 신이 되었다는) 낙신(洛神)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고뇌와 안타까움을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글의 말미에 『낙신부도』는 『낙신부』가 아니라고 결론짓는 저자가 그 근거로 삼는 것이 바로 '두루마리'의 물성이다. 두루마리를 펼치고 접는 과정을 상상해보자. (옛 중국사람들이 그림을 보는 방식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볼 때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만남과 헤어짐을 겪게 된다. 반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림을 본다면 시간을 되돌려 헤어진 사람을 다시 만나게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예기(禮記)>의 한 문장을 가져와 말한다. "일어나면 끝이 시작되고, 시작하면 곧 끝이 오고, 끝나면 곧 일어나니 끝이 곧 시작"이라고. 문득 그룹 부활의 노래 「Never Ending Story」의 노랫말을 빌려 이렇게 부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그림(낙신부도)과 같은 일들이 이뤄져가기를"

 

 

 

[출처 : 부활-네버엔딩스토리, https://youtu.be/_in9g-AyASM]

 

 

 

자금성의 그림들

주용 저/신정현 역/정병모 감수
나무발전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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