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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역사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배경 설화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 짧은 노래의 탄생 및 전파에 연루된 사람이 최소 넷이나 된다는 것이다. 강으로 뛰어든 사내가 있다. 그리고 그를 말리다가 실패하고 뒤따라 죽은 여자가 있다. 여기에 더해, 목격한 바를 아내에게 말해 소재를 제공한 남자가 있고, 그것을 곡조로 재현한 예술가가 있다. 이 노래가 품고 있는 인생의 비밀들을 놓치지 않으려면 네 사람 모두의 내면을 다 살펴야 하리라.

(34쪽, 「가장 오래된 인생의 낯익음」 중에서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통해 신형철 작가를 처음 만났다. 그의 신간 <인생의 역사>의 부제, "'공무도하가'에서 '사랑의 발명'까지"를 보자마자 학창시절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당시 국어 교과서에 실린 고대 문학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상은 가수가 부른 「공무도하가」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를 끌림에 한동안 빠져 들었던 곡이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경쾌하고 흥겨운 멜로디의 「담다디」를 같은 사람이 부른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낯익으면서도 낯선 선율과 노랫말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저자 역시 책에서 이 노래를 언급한다. 노래뿐만 아니라 소설, 영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공무도하가」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된 점이 많다. 그 가운데 여태껏 강을 건너려는 자와 그것을 만류하는 자에게만 시선이 쏠렸는데, 그 광경을 지켜본 사람과 그것을 노래로 지어부른 사람이 더 존재한다는 사실이 퍽 흥미롭다. 저자는 말한다. 네 사람 모두 각자의 입장 차이는 있지만 결국 인생이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음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보여준다고. 예나 지금이나 인생은 누구에게나 그러했고 또 그러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님아 님아 내 님아 물을 건너가지 마오
님아 님아 내 님아 그예 물을 건너시네
아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아 가신님을 어이 할꼬
공무도하(公無渡河)
공경도하(公竟渡河)
타하이사(墮河而死)
당내공하(當奈公何)

이상은 노래, 「공무도하가」 가사 中

 

 

 

[출처 : 이상은-공무도하가(1995), https://youtu.be/AD75U1WIeRk]

 

 

 

인생의 역사

신형철 저
난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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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이하라

    정말 두 사람의 입장만 생각했지 네 사람의 입장이 있다는 생각은 못해봤습니다.
    관점의 변화가 익숙한 것에서 낯섦을 가져다 주기도 하네요.
    새 한 주 힘찬 시간 되세요. 흙속에저바람속에님^^

    2022.12.05 22:4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저도 책을 통해서 공무도하가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하라님께서도 남은 주말 좋은 시간 이어가시길 바라겠습니다.^^

      2022.12.10 16:12

PRIDE1